지독하다고 느껴질 만큼 더위가 심했던 8월이었습니다.
아직 가을을 느끼기에 이른 것 같지만 그래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마음에 쉼표를 찍고 싶습니다.
가을을 기다리며 여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해 주세요.
여행 순서
대둔산
식사
대아수목원
천호성지
화강암 암반을 병풍처럼 두른 호남의 금강산, 대둔산
계절의 움직임은 깊은 자연에서부터 감지되기 마련이다.
웅장한 화강암 봉우리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애칭이 붙은 완주의 명산 대둔산에 오르면 나무와 바위 사이를 오가는 바람에서 가을을 예감할 수 있다.
웅장한 풍경으로 등산의 묘미를 끌어올리는 대둔산. 그중에서도 백미는 등산객의 마음을 흔들 정도로 위용을 자랑하는 화강암 암반이다.
바위로 철갑을 두른 듯, 혹은 수려한 병풍을 펼쳐놓은 듯 압도적인 풍경의 기암괴석은 대둔산의 자랑이다.
그리고 이 웅장한 바위 사이를 연결한 아찔한 구름다리와 마치 천국을 향하는 마지막 과정 같은 삼선계단은 등산객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고 성취감을 솟구치게 한다.
쉽게 오르지 못하는 만큼 만나는 풍경은 천하절경이 아닐 수 없다. 삼선계단 위에는 왕관바위가 펼쳐져 감탄을 자아낸다.
아직 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계절, 해발 878m까지 오르는 동안 폭포와 계곡과 마주해 시원함을 느끼며 등산할 수 있어 매력을 더한다.
등산이 자신 없다면 케이블카를 타도 좋다.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가을이 깊어지면 단풍으로 가득 변신할 산의 풍경을 그려보며 가뿐하게 정상에 올라 구름다리와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눈이 아니라 마음에 새겨야 할 정도. 곳곳에 드러난 화강암 암반이 기암괴석을 이루고,
빼곡한 숲이 첩첩으로 쌓인 대둔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봉우리마다 한 폭의 산수화로 그 장관을 뽐내는 대둔산은 낙조대와 태고사, 그리고 금강폭포, 동심바위, 금강계곡, 삼선약수터, 옥계동계곡 등이 신이 빚은 조화로운 만물상을 보는 듯 황홀하다.
신과 자연이 합작해 지상에 부려 놓은 조각품 같은 풍경 그 자체인 대둔산. 가을을 맞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대둔산에서 자연이 부려 놓은 풍경을 감상하며 차오른 감동을 잘 보존된 생태의 보고로 옮겨가려면 대아수목원이 제격이다.
전국 8대 오지 중 하나로 암반층 지형에 토질이 좋지 않은 곳으로 유명한 곳에 자리한 대아수목원.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인위적인 훼손 없이 다양한 식물이 자연 그대로 보전될 수 있었다고 한다.
대아수목원은 입지의 특성을 잘 살려 생물 다양성 유지와 보전, 국내외 식물탐색, 수집과 자원화,
국민의 산림교육 활성화와 더불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조성되었다.
자생종을 비롯하여 식재종, 원예종 등을 포함해 총 2,683종의 다양한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중에는 희귀식물과 산림청에서 지정한 특산식물 135종류가 포함되어 있다.
사시사철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가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곳. 아직 채 떨쳐버리지 않은 여름의 정취와 조금씩 수목원으로
스며드는 가을의 향기가 뒤섞이는 풍경을 감상하며 고요히 자연 속에 깃들기에 그만이다.
생태의 보고인 대아수목원 내에는 다양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는데 특히 전망대가 압권이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전망대에 오르면 천상의 정원인 대아수목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탄하게 되는 것. 이곳에서는 멀리 대아저수지까지 내려다볼 수 있는데,
이 저수지는 가로수가 울창한 20km의 드라이브 코스로 대아수목원을 찾는 이들을 환영이라도 하는 듯이 절경을 펼쳐놓는다.
부지런한 여행자라면 동이 트기 전에 대아저수지를 찾아 눈앞에 군무처럼 펼쳐지는 물안개를 감상하고,
오후 무렵에 대아수목원을 방문했다면 대아저수지를 붉은 물결로 찬란히 물들이는 낙조에 취하는 것도 좋다.
수목원과 저수지가 어우러지는 장관 앞에 서서 가을이 익어갈 무렵 낙엽이 구르는 소리를 상상해 보거나
또 하나의 볼거리인 곶감 말리는 풍경을 그려보는 것도 시원하고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하는 방법이 된다.
완주에서 만나는 풍경은 수려하기만 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 절정은 바로 천호성지에서 경험할 수 있다.
완주 천호산 기슭 깊은 곳에는 박해의 역사를 가진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천주교 신자들이 피신해 은거했던 역사적 장소로, 다수의 순교자 무덤이 있는 순례지인 천호성지다.
높고 고요한 산세에 둘러싸인 천호성지는 기해박해를 피해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 모여 살던 교우촌에서 시작되었고,
병인박해 때 전주와 공주 등지에서 순교한 성인·신자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인근에는 김대건 신부 체포 이후 페레올 주교·다블뤼 신부가 미사를 집전했다는 '미사굴' 전승과, 전라도 최초 사목지 어름골의 기록이 이어진다.
사진출처: 완주군 공식블로그
성지 내에는 부활성당과 사제관, 성물박물관 등이 있으며, 천호산 기슭의 자연 풍경 속에 자리한 부활성당은 성지의 중심 공간이다.
다양한 성물이 전시되어 있는 성물박물관은 세계 그리스도교 신앙의 신비를 배우고 묵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외에도 야외 경당, 순례자의 집, 대숲길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꼭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깊이 우거진 아름다운 산세를 감상하며 산책하다 보면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가을에는 대숲길과 묵주정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들꽃과 단풍이 어우러져 경건하고 거룩한 분위기 속에서 특별한 치유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완주 순례길 2코스(송광사→천호성지, 약 27.1km)를 통해 불교 사찰과 천주교 성지를 잇는 도보여행을 즐길 수 있으며, 산책로에서 마주하는 노을마저도 찬란하다.
총 둘레가 16km에 달하는 위봉산성은 유사 시에 전주 경기전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피난시키려고 쌓은 성이다.
산성 안에는 위봉사와 위봉폭포가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완산 8경으로 이름난 위봉폭포는 높이 60m의 2단 폭포로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경치도 일품이지만 최근에는 BTS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서 핫플로 등극했다.
대승한지마을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고려지'의 원산지로, 우리 한지 기술은 동양 최강, 전통 수출품이었다.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대승한지마을은 한지 공장을 비롯해 한지생산기술 보유자 1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지생활사전시관과 체험장에서 다양한 전통 한지의 아름다움에 빠져보고, 직접 한지나 한지 공예품도 만들어 볼 수 있다.
봉동생강
완주군 봉동읍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생강산지이다.
이 지역에서 나는 품질이 우수한 생강을 봉동생강이라고 부르는데 이 일대에는 생강마을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생강은 한국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조미료고, 최근에는 건강 열풍으로 생강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곳 일대에는 생강라떼, 생강차, 생강에이드 등을 맛볼 수 있는 카페가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