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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싱가포르에서 미래에셋 해외교환 장학생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김규태입니다. 이번 취재에서는 환경 동아리 EarthLink가 주관한 견학을 통해 방문한 PSA International 본사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 세계 최대 환적항을 운영하는 PSA의 자동화 현장과 ESG 전략을 중심으로, 싱가포르의 또 다른 얼굴인 '항만 국가'의 모습을 소개하겠습니다.
1. 관광도시 뒤에 숨은 '항만 국가'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동남아 휴양지'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 물류의핵심'이라는 또 다른 얼굴이 있습니다. 관광객의 시선에서 항만을 마주할 기회는 거의 없는데, 저 역시 PSA를 방문하기 전까지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멀리 보이는 선박들이 전부였습니다.
동아시아와 인도양 사이를 동남아의 섬들이 가로막고 있는데, 그중 가장 길게 트여 있는 곳이 싱가포르-말라카 해협입니다. 동아시아에서 출발한 수많은 선박들이 이곳에서 환적을 거쳐 인도양으로 향하고, 싱가포르는 이 지리적 이점을 살려 세계 화물의 중간 연결지점, 즉 환적 허브로 성장했습니다.
견학 중 들은 설명에 따르면 PSA는 지난해 약 4,45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환산 단위)의 물동량을 처리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현재 약 4,000만 TEU 수준에서 6,500만 TEU 규모까지 확장 가능한 Tuas 신항만도 준비 중인데, 간척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부지를 직접 보며 싱가포르 항만 산업의 규모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PSA 홈페이지)
싱가포르는 이에 머물지 않고 항만을 단순히 컨테이너만 옮기는 곳이 아니라, 자동차 환적, 공급망 파크, 물류 부가가치 서비스까지 창출하는 산업 생태계로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2. PSA International은 어떤 회사인가
PSA International은 싱가포르 항만 운영의 중심에 있는 핵심 기업입니다. 싱가포르 내 8개 항만 모두에 PSA가 참여해 운영하고 있으며, 단지 자국 항만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 600개 이상의 항만과 연결된 글로벌 포트 그룹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PSA가 단순히 '컨테이너를 옮기는 회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국제화에 나선 PSA는 현재 동남아·중국·한국·중동·유럽·미국 등 주요 물류 축에 거점을 두고 있고, deep-sea container terminal뿐 아니라 inland terminal, depot, freight station, marine service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며 수직적 통합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Tuas 신항만을 중심으로 컨테이너 터미널을 장기적으로 통합하고, 보관·운송·연결까지 함께 관리하는 종합 물류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PSA의 방향성은 분명했습니다. 자동화·디지털 기술로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전략으로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한 미래형 항만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 항만 현장에서 본 '자동화' 시스템
PSA 견학에서 가장 먼저 압도된 것은 항만의 규모였지만, 더 강하게 남은 인상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항만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자동화 시스템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컨테이너 이동, 차량 운영, 통제 시스템, 에너지 관리에 이르기까지 최근 개발된 신기술 대부분이 이미 현장에 도입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트랜스퍼 크레인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운전자가 직접 크레인에 탑승해 컨테이너를 옮겼지만, 최근에는 자동화 기술이 접목되어 엔지니어가 배터리만 교체해주면 24시간 가동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좌측 구형 크레인은 운전자가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흰색 캐비닛이 크지만, 우측 신형 크레인은 캐비닛이 훨씬 작아 설계 자체가 자동화를 전제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무인 화물차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운전자가 없는 차량을 시험 운영하고 있었고, 일반 차량과 자동화 시험 차량은 범퍼 색깔로 구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항만의 차량 이동조차도 사람의 수작업이 아니라 자동화 기술을 전제로 다시 설계되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무인 자동차와 수소연료 차량 같은 신기술은 아직 실생활에서 보기 힘들거나 이제 막 도입되는 중이라고 생각했지만, PSA는 달랐습니다. 효율화라는 최고의 목표 하에, 모든 움직임이 계산되고 자동화가 이루어지는 이곳은 정말 달랐습니다. 전기 배터리는 화물차의 엔진 크기를 줄였고, 수소 연료는 회사의 에너지 혁신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해주었습니다.
자동화는 단지 차량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설명에 따르면 PSA는 기존 현장 인력을 무조건 줄이는 방향이 아니라, 자동화가 확대되면서 일부 인력이 컨트롤 센터로 이동해 시스템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었습니다. 자동화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와 인력 수급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이기도 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4. 물류 산업과 ESG, PSA의 미래 항만
PSA 견학에서 인상 깊었던 또 하나의 키워드는 ESG, 그 중에서도 친환경 전환이었습니다. 보통 항만 산업은 거대한 크레인, 트럭, 컨테이너로 대표되는 전통 중후장대 산업으로 여겨지지만, PSA는 항만의 미래를 'smart and green port'로 그리고 있었고, 자동화와 친환경 전략을 별개의 과제가 아닌 함께 가야 할 방향으로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냉동 컨테이너에서 나온 냉매를 그냥 버리지 않고 회수·정제해 다시 쓰는 reclaimed refrigerant 방식까지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례들을 보며 PSA의 ESG는 단순 홍보 문구가 아니라 항만 운영 전반을 조금씩 바꾸는 실제 실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마무리하며
물류산업과 항만산업은 그 규모를 짐작하기 쉽지 않은 분야인 것 같습니다. 특정 해협이 봉쇄되거나 물가가 흔들릴 때에야 비로소 그 존재감을 실감하게 되니까요. 무역량의 증가에 맞춰 항만 산업도 함께 성장하리라 막연히 생각했지만, 현장은 그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효율화를 위해서는 자동화가 필요하다'는 문장은 이번 투어에서 마음 깊이 남은 메시지였습니다. 모든 움직임과 이동을 계산할 수 있고 계획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인간의 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어떻게 자동화를 이룰지 고민할 때, 저는 어떻게 기계로 대체되지 않을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 거대한 산업의 혁신을 직접 보고 나니, 차라리 나도 자동화를 앞당기는 데 일조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