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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깊이 보기 독보적인 섬세함과 극치의 화려함을 표현하다전통 공예예술의 백미, 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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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열린 2025 APEC은 여러 가지 이슈를 생산했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K-컬처가 주목을 받았는데 가장 돋보인 것은 단연 금관이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고자 만든 화려함이 깃든 금관은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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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 문화를 이끈 신라와 가야

한국의 금관은 신라, 가야 등 고대 삼국시대에 왕족과 귀족의 무덤에 부장된 대표적인 황금 장신구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고대국가 중에서도 신라와 가야에서만 출토된 금관. 신라 금관은 왕릉, 왕비·왕자·왕족 여성의 무덤에서 출토되었으며, 세움장식(나뭇가지·사슴뿔 모양)과 곱은옥(비취색 곡옥) 장식의 특징을 드러낸다. 생명수, 하늘의 정령 등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어 사후세계에서의 부활과 영생을 기원했다. 신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가야 금관 역시 왕의 무덤에서 출토되어, 신라 금관과 함께 한민족 고대 금관 문화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섬세함과 화려함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리나라의 금관은 고대 왕실의 권위와 사후세계 신앙, 뛰어난 금속공예 기술을 보여주는 귀한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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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신라금관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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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신라 금허리띠 6점

황금의 나라 신라가 남긴 멋스럽고 진귀한 금관의 향연

고대 금속공예의 정수라 할 만한 금관. 현존하는 금관은 신라, 가야, 고구려에서 출토된 것이 전부이지만 화려하고 섬세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가치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신라의 금관 중 가장 먼저 발견된 것은 금관총(金冠塚) 금관으로 출(出)자 모양의 세움 장식과 사슴뿔형 장식이 이루어 완벽한 형태감을 과시한다. 순금으로 오려 만든 세움 장식과 곡옥(勾玉) 장식을 가진 금관총 금관은 한국 전통 금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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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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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금관총 금관

절대적인 화려함을 자랑하는 천마총(天馬塚) 금관은 가장 크고 찬란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천마총 금관은 6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크기와 균형미 모두 탁월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금관이 바로 천마총 금관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천마총 금관은 무게가 1.3kg에 달할 정도로 크고, 세움 장식이 넓고 힘차다. 말 그림이 새겨진 '천마도'와 함께 출토되어 신라 왕의 영혼을 상징하는 유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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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천마총 금관과 금제 장신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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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7 천마총 금관

한껏 섬세하고 정제된 미학을 담고 있는 황남대총 북분(北墳) 금관은 왕비의 관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 금관 중에서도 가장 정교하고 균형 잡힌 형태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곡옥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 화려함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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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8 황남대총 금관과 남분 북분 금허리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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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9 황남대총 북분 금관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섬세한 봉황 장식이 시선을 사로잡는 서봉총 금관은 세움 장식이 3단 구조로 구성되어 있고, 장식적 요소가 가장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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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0 서봉총 금관과 금허리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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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1 서봉총 금관

황금의 화려함과 단아한 장식이 조화를 이룬 가야 금관

가야의 금관은 가야의 높은 금속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정교한 장신구로, 주로 김해와 고령 지역에서 출토되었다. 금·은·청동의 장신구들과 함께 만들어져 가야의 수준 높은 금속기술을 엿볼 수 있다. 신라 금관에 비해 소박하고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꽃이나 풀 모양의 세움장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야 금관은 박엽금 기법을 사용하여 제작되었으며, 금을 얇게 펴서 섬세한 무늬를 조각하는 기법으로 복잡한 디자인과 정밀한 솜씨를 과시한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보물로 지정된 '금동관'이다. 나뭇가지 모양을 닮은 가야 금동관은 구리에 얇게 금을 입힌 형태로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이 가야 문화의 섬세한 매력을 드러낸다. 가야 금관 역시 신라와 유사한 점이 많아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왕권의 상징이며, 종교적·의례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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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2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한편 금관이 발견되지 않은 백제 유물에서도 금관과 관련된 요소를 찾을 수 있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오라관에 부착한 금제관식 2쌍이 그것이다. 무령왕 금제관식은 금판을 뚫어 덩굴 무늬를 장식하고 줄기 끝에 작은 구멍을 두어 부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다.

Tip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나는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전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2026년 2월 22일까지 APEC 2025 정상회의와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Silla Gold Crowns: Power and Prestige>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여섯 점의 금관이 한자리에 모여 전시되는 사상 최초의 자리이다. 여기에 더해, 신라 왕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여섯 점의 금허리띠까지 함께 선보이며, 황금의 나라 신라가 남긴 장엄한 미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대표 전시품으로 최초로 발굴된 국보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부터 국보 황남대총 북분 금관과 금허리띠, 국보 천마총 금관과 금허리띠, 보물 서봉총 금관과 금허리띠, 보물 금령총 금관과 금허리띠, 보물 황남대총 남분 금허리띠, 교동 금관까지 신라 금관과 금허리띠 각각 여섯 점이 모두 공개된다. 이외에도 천마총 출토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등 총 20건의 황금 문화유산이 소개되는데, 이 중 국보는 7건, 보물도 7건이 포함되어 있다.

전시회 포스터
  • 홈페이지: https://gyeongju.museum.go.kr/
  • 문의: 054-740-7539

참고 정보

사진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