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기록을 남기는 것은 한 시대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산이 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기록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기록의 나라'라고 불리는 한국은 우수한 기록문화를 바탕으로 총 20건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하여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 번 지나가고 나면 잊히는 것이 모든 세상사의 공통점이기에 그것을 정확히 기록해 남기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 된다. 우리나라는 각종 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왕가의 중요한 행사나 왕의 업무와 관련된 행적, 그 시대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 그리고 불교의 가르침이나 의미 있는 개발품 등 다양한 것에서 기록유산을 찾아볼 수 있다. 특별히 우리나라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이 총 20점이 있다. 과거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록유산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997년 가장 먼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이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6년에 완성된 한글의 해설서로,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제자원리와 운용 방법을 설명한 문서이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에 걸친 472년간 조선 왕조의 역사적 사실을 연월일순(年月日順)에 따라 편년체로 기술한 역사서이다. 2001년에는 직지심체요절과 승정원일기가 이름을 올렸다. 직지심체요절은 고려 시대 있었던 흥덕사라는 사찰에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인쇄된 불교 요절(要節) 즉 불교에서 수행에 도움이 될 구절을 기록한 책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프랑스가 소장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왕명의 출납을 관장하던 승정원에서 매일매일 취급한 문서와 사건을 기록한 일기인 승정원일기도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색적이며 가치가 높은 기록유산이다.
조선왕조의궤는 조선시대에 왕실이나 국가에 큰 행사가 있을 때 후세에 참고할 수 있도록 일체의 관련 사실을 그림과 문자로 기록한 책으로 글과 그림으로 아주 세세한 기록을 남겨 기록유산의 백미로 손꼽힌다. 몽골의 침입을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고자 하는 염원에서 새긴 고려대장경판은 판각의 매수가 8만여 판에 달하고, 8만 4천 번뇌에 해당하는 8만 4천 법문을 수록하여 '팔만대장경'이라고도 한다. 대장경 가운데 내용이 가장 정확하고 완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과사전에 맞먹을 정도로 뛰어나게 편집한 책으로 조선을 대표하는 의서인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하여 1610년에 저술한 책으로 총 25권 25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왕조 시기 만들어진 왕의 일기인 일성록은 영조 당시 왕세손이었던 정조가 처음 시작하여 1910년까지 약 151년간 저술되었으며 총 2329책으로 구성되었다.
이 밖에도 한국의 유교 책판, 난중일기,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조선통신사기록물, 동학농민혁명기록물도 정확한 기록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당당히 등재되었다.
사진출처: 위키미디어
사진출처: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또한 근현대 기록물 중에서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들이 여러 점 있다. 대표적으로 국채보상운동기록물, 제주 4·3기록물, 4.19기록물, 새마을운동기록물, 1980년 인권기록유산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록물,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산림녹화기록물이 있다. 이들 기록물들은 우리나라가 지나온 근현대의 주요 사건들을 기록으로 남긴 것들이다.
사진출처: <이산가족찾기 운동>,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기록이란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역사의 가치나 사회적 가치가 있는 사실의 내용, 형태적 요소, 배경 등 맥락을 기록하는 일이다. 기록은 기억을 남기고 기억은 기록을 남긴다. 이것이 기록하는 이유다. 여러 가지 기록유산을 남김으로써 그것을 우리나라 고유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승화할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며 한국의 위대한 기록문화유산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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