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핫이슈) 글로벌 에너지 원전, 불신을 실적으로 Vol. Ⅰ | 미래에셋증권 웹진(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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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글로벌 에너지 원전, 불신을 실적으로 Vol. Ⅰ

기고: 혁신기업분석팀 김태형 책임매니저

Executive Summary

원전 기업들은 기대감에 힘입어 밸류에이션이 큰 폭으로 확대 현재 원전 관련 기업들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부터 일부 주가조정이 있었지만 기업들의 주가는 여전히 PER, EV/EBITDA 등 전통적인 지표 기준 30배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수요,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에너지 안보, 트럼프 행정부의 원전 증설 행정명령 등 다양한 모멘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해당 요인들이 실적으로 구체화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가올 실적 장세에서는 실적 개선을 통한 모멘텀 확보가 중요 단순 기대감만으로는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에서 형성된 만큼, 앞으로는 실적을 통해 이를 입증해야 합니다. 점진적인 밸류에이션 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가올 실적 장세에는 보다 빠른 속도의 실적 성장을 통해 추가적인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밸류체인 중에서도 실적 개선이 빠른 기자재 및 설계 기업에 주목 결론적으로, 원자력 산업 내에서 SMR보다는 대형원전, 그리고 대형원전 내에서도 기자재 제작과 원전 설계를 담당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된다고 판단합니다. 기자재 제작 및 원전 설계 기업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원전 밸류체인 중에서도 해당 기업들의 실적이 가장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원전 사업은 착공부터 상업운전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됩니다. 따라서 사업이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각 단계별로 수익이 발생하는 기업들이 상이합니다. 기자재 제작과 원전 설계를 담당하는 기업들은 원전 사업 개시 후 3~5년 동안 수익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기업들로 기타 밸류체인 대비 빠른 턴어라운드가 예상됩니다.

신규 수주 = 밸류에이션 확대 또한 기자재 및 설계 기업들은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조정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합니다. 해당 기업들은 수주업 특성상 신규 수주가 증가하는 구간에서 밸류에이션 확장이, 신규 수주가 감소하는 구간에서는 밸류에이션 축소가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4개 분기 동안 기대되는 신규 수주 합산액과 EV/EBITDA 밸류에이션이 밀접하게 동행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실적 장세로의 전환 국면에서도 신규 수주를 통해 밸류에이션 확장 내지는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면 추가적인 업사이드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원전 산업 Top-Pick: 카메코 당사는 글로벌 원전 기업 중 카메코를 탑픽으로 제시합니다. 카메코는 미국 대형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49%를 보유한 기업으로 미국 원전 증설 사이클 진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됩니다. 웨스팅하우스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따라 2030년까지 총 10기의 AP1000 착공이 예상됩니다. 최근에는 팀 코리아와 지적재산권 합의에 따라 기술사용료와 물품 용역 계약 등 부수적인 수익원을 확보했습니다. 이 외 카메코 고유 사업인 우라늄 및 핵연료 사업에서도 우라늄 가격 상승에 따른 안정적인 증익이 예상됩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기술에 대해서도 '매수'의견 제시 국내 기업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기술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합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과 가스터빈 기자재 제작 기업으로 전력 사이클 진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됩니다. 원전 주기기와 대형 가스터빈 등 Long Lead Item들이 발전소 증설의 병목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로부터 선수주를 확보하며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한전기술은 팀 코리아의 원전 설계 전담 기업으로 팀 코리아의 해외 원전 사업 본격화와 함께 수주 확대가 기대됩니다. 두코바니 사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14기의 원전에 대해 종합설계 용역과 원자로 계통설계 용역을 수주하며 턴어라운드를 전망합니다.

투자전략 및 Valuation

2025년 주도주로 강한 상승세 시현

2025년 원전 기업들은 조선, 방산과 더불어 주도주로 부상하며 강한 상승세를 시현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에 대한 기대감과 트럼프 행정부의 원전 확대 행정명령 등 다양한 정책적 및 산업적 카탈리스트가 연이어 작용한 결과입니다. 원전의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과 시공에 이르기까지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주가가 크게 상승했으며 그 중 SMR 기업들의 주가는 2024년 대비 600% 이상 상승했습니다. 에너지 인프라 산업 전반이 우호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섹터는 원전입니다.

주가 상승은 실적보다는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에 기인

하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은 기업들의 실적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밸류에이션 확대 영향입니다. 중요한 점은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원전 기업 대다수가 장기간 신규 원전 프로젝트 중단으로 업황이 크게 위축된 상태라는 점입니다. 수주 공백이 장기화되고 수주 잔고 또한 상당 부분 소진되며 기업들의 실적 역시 부진합니다. 관련 기업들의 멀티플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주가 상승은 밸류에이션이 주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전 기업들은 PER, EV/EBITDA 등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 기준 30배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SMR 기업들 역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의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발표되고 있는 프로젝트들 대부분은 논의를 위한 파이프라인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PPA 체결까지 성공한 프로젝트는 아직 전무합니다. 물론 PPA까지 도달한 기업이 없기에 PPA 단가 등 경제성 또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통적인 밸류에이션으로는 적정 기업 가치 산정이 불가능하기에 SMR 기업들은 2030년 이후 매출에 기반해 PSR과 EV/Sales 등으로 가치평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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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확장 국면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

물론 기대감만으로는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에서 형성된 만큼, 앞으로는 실적을 통해 이를 입증해야 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원전 관련 기업들의 선행 EV/EBITDA 멀티플 추이를 살펴보면 2026년부터 실적 개선에 따른 멀티플 하락이 예상됩니다. 해당 기업들을 Peer 기업으로 두고 있는 기업들 역시 산업 평균이 하락함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원전 산업은 밸류에이션 장세에서 점차 실적 중심의 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앞서 인터넷 플랫폼,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밸류에이션이 선행적으로 확장된 산업에서 확인했듯이 실적 장세로의 전환 과정에서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투자 관점에서 시장 수익률을 하회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가오는 실적 장세에서는 밸류에이션 축소를 상회하는 실적 성장을 통해 추가적인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는 게 핵심입니다.

SMR보다는 대형원전, 대형원전 내에서도 기자재 제작과 설계 담당에 주목

해당 관점에서 SMR보다는 대형원전, 그리고 대형원전 밸류체인 내에서도 기자재 제작과 원전 설계를 담당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기자재 제작 및 원전 설계 기업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원전 밸류체인 중에서도 해당 기업들의 실적이 가장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원전 사업은 착공부터 상업운전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됩니다. 따라서 사업이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각 단계별로 수익이 발생하는 기업들이 상이합니다. 기자재 제작과 원전 설계를 담당하는 기업들은 사업 개시 후 3~5년 동안 수익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기업들로 기타 밸류체인 대비 가장 빠른 턴어라운드가 예상됩니다.

수익 인식 시점이 빠를수록 밸류에이션 조정 국면과 실적 장세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상승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원전 산업의 평균 밸류에이션은 향후 3~5개년 동안 점진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건은 해당 기간 동안 밸류에이션 축소를 상회하는 실적 개선을 달성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기자재 및 원전 설계 기업들은 수주를 빠르게 소화하며 밸류에이션 조정보다 더 큰 실적 개선을 통해 업사이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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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수주 = 밸류에이션 확대

또한 기자재 및 설계 기업들은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조정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합니다. 해당 기업들은 수주업 특성상 신규 수주가 증가하는 구간에서 밸류에이션 확장이, 신규 수주가 감소하는 구간에서는 밸류에이션 축소가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4분기 동안 기대되는 신규 수주 합산액과 EV/EBITDA 밸류에이션이 밀접하게 동행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실적 장세로의 전환 국면에서도 신규 수주를 통해 밸류에이션 확장 내지는 현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면 추가적인 업사이드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탑픽: 카메코 / 차선호주: 두산에너빌리티 & 한전기술

카메코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8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합니다. 현재 주가 대비 업사이드는 28.3%로 원자력 섹터 내 탑픽으로 선정합니다. 목표주가는 SOTP 방식으로 산출했습니다. 사업부문은 크게 우라늄, 핵연료와 웨스팅하우스로 구분했습니다. 각 사업부별 가치는 EV/EBITDA 방식으로 산출했습니다. 우라늄과 핵연료 사업의 EV/EBITDA 멀티플은 각 산업의 평균을 적용했습니다. 웨스팅하우스의 EV/EBITDA 멀티플은 한전기술과의 사업 유사성에 주목해 한전기술의 2027F EV/EBITDA 멀티플을 적용했습니다. 카메코의 주요 투자포인트는 1) 웨스팅하우스의 미국 내 신규 원전 사업 본격화, 2) 팀 코리아와 지적재산권 합의에 따른 기술사용료와 물품 용역 계약 등 부수적인 수익원 확보, 3) 글로벌 원전 증설 가속화에 따른 우라늄 가격 상승 및 수요 확대, 4) 미국 정부로부터의 800억 달러 규모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재정 지원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5,000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합니다. 목표주가는 EV/EBITDA 방식으로 산출했습니다. 적용 EBITDA는 '34F EBITDA(4.8조원)를 8개년간 8.2% WACC으로 할인해 산출했습니다. EV/EBITDA 멀티플은 GE 베르노바, 미쓰비시 중공업 등 원전 및 가스터빈 주기기 기업들의 '26F EV/EBITDA 멀티플을 평균해 산출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요 투자포인트는 1) 팀 코리아와 웨스팅하우스 양측의 핵심 주기기 공급사로 원전 사이클 도래에 따른 수주 확대, 2) Long Lead Item들의 선발주에 따른 추가적인 수주 모멘텀, 3) 기타 밸류체인 대비 빠른 수익 인식 흐름, 4) On-Site 발전 수요에 기인한 가스터빈 발주 확대와 5) 원전 및 가스터빈 가기재의 판가 인상입니다.

한전기술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21,000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합니다. 목표주가는 2030F EPS에 할인을 적용 후 타겟 멀티플 33.3배를 부여해 산출했습니다. 타겟 PER은 코로나로 밸류에이션이 급등한 '21~'23년 외 동사의 과거 역사적 PER을 평균해 산출했습니다. 한전기술의 주요 투자포인트는 1) 팀 코리아의 원전 설계 전담 기업으로 해외 원전 사업 본격화에 따른 수주 확대, 2) 원전 종합 설계 및 원자로 계통 설계 사업의 수주 단가 인상, 3) 글로벌 원전 설계 기업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4) 기타 원전 밸류체인 대비 빠른 수익 인식 흐름입니다.

I. 새로운 Nu토피아를 만들어갈 원자력 산업

글로벌 원자력 발전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망 기관과 기관 내 세부 시나리오별로 수치는 상이하나 평균적으로 2050년까지 약 813GW 규모의 발전용량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글로벌 원전 발전용량이 394GW임을 고려할 때 해당 수치는 현재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향후 노후화와 인허가 만료에 따른 발전소 폐쇄를 고려하면 전망치 달성을 위해 2050년까지 약 555GW의 증설이 필요합니다.

주목할 점은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전망치들이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증가, 트럼프 행정부의 원자력 확대 행정명령 등 산업 내 핵심 촉매들이 반영되기 전에 수립된 수치라는 점입니다. 향후 이와 같은 신규 수요처와 정책적 지원이 본격화되면 기존의 전망치는 추가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0년이라는 오랜 침체기를 지나 원자력 산업의 르네상스가 서막을 올리고 있습니다.

원전이 필요한 이유는 결국 전력 수요입니다. 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 수요는 데이터센터, 전기차, 산업용 수요 등에 힘입어 2024년 29,909TWh에서 연평균 3.1% 성장해 2030년 35,901TWh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향후 6년 동안 추가로 요구되는 전력은 약 5,992TWh로 안정적인 전력 계통을 위해서는 연 단위로 999TWh 규모의 발전원 확충이 필요합니다. 설비 이용률이 90% 수준인 원전으로 해당 수요를 충당할 경우 매년 1GW 규모의 발전소가 120개 이상 증설돼야 합니다.

전력 수요의 절대적인 증가량에 더해 성장 속도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최근 전력 수요 증가 요인들은 2020년대 초부터 급부상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전력 수요는 인구 증가나 산업 성장 등 비교적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변수들을 추종했습니다. 하지만 전술된 수요원들은 단기간 내 급격히 성장하며 계통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례 없이 빠르고 집중적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정 발전원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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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전력

에너지원 중에서도 원자력 발전의 성장을 전망하는 이유는 기저전력 때문입니다. 최근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폭발적인 증설로 발전용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간헐성이란 태생적인 한계를 지닙니다. 태양광은 일사량이 높은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에 발전량이 집중돼 있습니다. 풍력은 시간대에 따른 패턴은 없으나 기압, 계절, 날씨 등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합니다. 두 에너지원 모두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할 수 없어 전력 계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앞으로 필요한 건 상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저전력입니다. BNEF에 따르면 향후 전력 수요는 1) 데이터센터, 2) 첨단 공장 등 산업용 수요 3) 전기차에서 중점적으로 발생할 예정입니다. 해당 수요원들은 전력 수요가 저녁 시간에 몰려 있거나 24시간 꾸준하게 발생합니다. 재생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증설돼도 에너지원의 태생적인 성격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전력 수요를 충당함에 있어 한계가 있습니다. 간헐성 없이 필요에 따라 장기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이 절실합니다.

원전의 설비 이용률은 90%

원전은 높은 설비 이용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기저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설비 이용률은 특정 발전원이 최대 발전 가능량 대비 얼마만큼의 전력을 실제로 생산했는지를 나타냅니다. 간헐성으로 문제가 되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특정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발전이 가능하기에 설비 이용률은 각각 20~30%와 30~50% 수준입니다. 이에 반해 원전은 핵연료만 공급되면 외부 조건과 관계없이 전력 생산이 가능합니다. 통상적으로 원전의 설비 이용률은 90% 이상이며 정기 보수나 연료 교체를 제외 시 24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합니다.

에너지원들의 시간별 발전량 추이를 살펴보면 원전의 기저전력으로서의 역할이 확인됩니다. 원전의 발전량은 24시간 수평적인 형태를 띄며 시간대와 무관하게 꾸준히 유지됩니다. 전력 수요가 언제 발생하든 이에 상응하는 전력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반면 태양광의 시간별 발전량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언덕 형태를 띈 후 이외 시간대에는 발전량이 0에 수렴합니다. 계속해서 태양광이 증설돼도 전력 공급이 가능한 시간대는 제한적입니다.

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해 간헐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높은 시간대에 생산된 잉여 전력을 저장해 발전량이 낮아지는 시간대에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24시간을 넘어 주와 월 단위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과거 2020년 여름에는 약 50일간 이어진 장마로 재생에너지 이용률이 한 자릿수에 머문 사례가 있습니다. 해당 기간에는 ESS를 충전할 전력마저 부족합니다.

기저전력이 필요한 이유

향후 전력 수요원들의 전력 소비 패턴에 주목해야 합니다. 전술했듯이 2050년까지 전력 수요는 1) 전기차, 2) 첨단 산업용 수요, 3) 데이터센터에서 중점적으로 발생할 예정입니다. 해당 수요원들의 특징은 전력 수요가 저녁 시간대에 몰려 있거나 24시간 꾸준하게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안정적인 전력계통을 위해서는 상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저전력만이 해결책입니다.

기저전력 수요 1) 밤에 부하량이 높아지는 전기차

원전의 기저전력이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전기차 충전용 전력 수요입니다. 전기차는 주행 시 전기를 동력원으로 활용하기에 충전과 방전을 거듭하며 생애 주기 전반에서 상당한 전력을 소비합니다. 2050년까지 전기차 충전과 관련해 예상되는 전력 수요는 4,941TWh로 전력 수요원 중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충전 부하 패턴에 맞춰 전력 계통에도 상응하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통상적으로 전기차 충전 부하는 오후 2시경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오후 6~8시에 피크를 형성합니다. 이는 전기차 충전이 주로 퇴근 이후 가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패턴은 태양광 발전의 전력 생산 패턴과 괴리를 보입니다. 태양광이 최대 발전량을 기록하는 낮에는 차량이 주행 중이거나 주차장 등에 머물러 있어 충전이 제한됩니다. 반대로 충전이 과부하 되는 저녁에는 태양광 발전이 급감해 전력 공급이 불가능합니다.

원전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출력이 일정합니다. 또한 전기차 충전이 몰리는 저녁 피크 시간대에도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해 전기차 충전이 가능합니다. 기저전력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가스발전과 달리 탄소배출도 전무해 전기차의 지향점인 탄소 중립과도 부합합니다. 원전은 사실상 전기차 충전을 24/7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무탄소 에너지원입니다.

기저전력 수요 2) 첨단 공장은 24시간 멈추지 않아

원전의 기저전력이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산업용 전력 수요입니다. 각국의 산업 투자 확대와 전기차 및 반도체 수요 증가로 제조업 설비들이 빠르게 증설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지어지는 제조업 설비들은 공정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있고 로봇, 산업용 컴퓨터 등 고도화 장비가 사용돼 투자 단위당 높은 전력 수요가 발생할 예정입니다. 2050년까지 예상되는 산업용 총 전력 수요는 2,941TWh로 전체 전력 수요 증가분의 15%를 차지할 예정입니다.

첨단 공장은 공정 간의 정밀한 연속성이 필수로 24시간 가동되기에 기저전력을 요구합니다. 계획한 수율을 목표한 품질로 생산하기 위해선 공정들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합니다. 만약 정전 등으로 생산이 중단될 경우 미세한 환경 변화로 제품의 품질 저하나 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첨단 공장은 초기 투자 규모가 방대하고 설비 감가상각 부담이 큽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현세대 생산라인에서 최대한 생산량을 높여 투자비를 회수해야 합니다.

미국은 현재 SK, 포드, 테슬라 등 대형 OEM사들이 자사 전기차에 탑재하기 위한 2차전지 생산 공장을 적극적으로 증설 중입니다. 모든 공장이 완공될 경우 미국 내 2차전지 생산능력은 2030년까지 3배 가까이 증가해 1,272GWh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연구의 따르면 1kWh의 2차전지를 생산하는 데는 평균적으로 44kWh의 에너지가 사용됩니다. 신규 2차전지 가동을 위해서만 연간 56TWh의 전력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예정입니다.

기저전력 수요 3) AI Datacenter never sleeps

원전의 기저전력이 필요한 세 번째 이유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입니다. 생성형 AI가 산업 생태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빅테크 주도로 하이퍼스케일 단위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증설이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AI 서비스는 연산의 복잡도가 높아 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해 전력 수요 증가 추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예상되는 총 전력 수요는 3,681TWh로 전체 수요 증가분의 18%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데이터센터 역시 안정적인 구동을 위해 기저전력이 필수적입니다. 데이터센터는 글로벌 전역에서 동시에 접속하는 특성상 24시간 지속적으로 가동됩니다. Energy+Environmental Economics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시간별 전력 소모량의 변동 폭은 하루 최대 ±5% 내외입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간헐성으로 하루 발전량이 70% 이상 변동해 추가적인 전력망 연결 없이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원으로서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원전은 데이터센터와 마찬가지로 전력 생산량에 변동이 없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 출력이 불규칙하여 데이터센터의 24/7 안정적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빅테크들은 지역 전력망에서 전력을 끌어오며 해당 전력은 원자력, 천연가스 발전, 석탄 등을 통해 생산됩니다. 아마존과 구글도 대규모 태양광·풍력 PPA를 체결했지만 실질적인 전력은 전력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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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등화발전비용보다 진보된 지표가 필요한 시점

원전 증설을 전망할 때 제일 많이 언급되는 부분은 높은 비용입니다. 에너지원들의 경제성을 비교할 때 주로 균등화발전비용(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이하 LCOE)이 사용됩니다. LCOE는 특정 발전소가 전 생애주기 동안 생산하는 전력 1MWh당 소요되는 평균적인 비용을 나타냅니다. 해당 지표에 따르면 원자력은 태양광이나 육상 풍력에 비해 경제성이 낮습니다. 원전은 건설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고, 준공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LCOE는 단편적인 잣대입니다. 발전 단가만 놓고 비교하기 때문에 각 발전원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았던 2010년까지는 발전비용으로만 경제성을 평가하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태양광과 풍력의 증설로 간헐성이 확대돼 앞으로는 에너지원이 계통 유지에 기여하는 가치를 반영해야 합니다. 단순 발전 단가보다 간헐성, 계통 연계 비용, ESS의 필요 여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LFSCOE: LCOE + 계통안정 비용

Levelized Full Cost of Electricity(이하 LFSCOE)는 특정 에너지원이 시스템 내 모든 전력을 담당한다고 가정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나타냅니다. LCOE는 발전원이 시장의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출 의무가 없다고 전제하기 때문에 전력 수요 패턴과 간헐성을 무시합니다. 반면 LFSCOE는 특정 발전원이 계통 균형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 의무를 지닌다고 가정하기에 보다 포괄적입니다. LFSCOE는 발전원을 구성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LCOE)에 더해 에너지 저장장치와 백업 설비, 송전망 확충 등의 비용을 포함합니다.

LFSCOE로 비교했을 때 원자력 발전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 대비 경제성이 뛰어납니다. 원자력 발전은 간헐성이 없기 때문에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나 추가적인 백업 설비에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불어 높은 설비이용률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기저부하를 공급하기 때문에 송전망 보강에 따른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Idel(2022)의 자료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의 LCOE는 태양광·풍력 대비 약 2배 수준이나 LFSCOE로 환산하면 원자력의 비용은 재생에너지 대비 50~60% 수준에 불과합니다.

VALCOE: LCOE + 계통 내 전력 가치

Value-Adjusted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이하 VALCOE)는 LCOE에 더해 에너지원이 전력 시장에서 지니는 가치를 함께 고려한 지표입니다. LCOE는 단순히 전력 생산 비용만 산출하기 때문에 전력이 언제, 어느 상황에서 공급되는지에 대한 가치가 반영되지 않습니다. 반면 VALCOE는 생산된 전력의 가치를 1) 에너지 가치 2) 유연성 가치 3) 용량 가치로 정의하고 이를 토대로 LCOE에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유연성 및 계통 안정성이 높은 에너지원은 LCOE 대비 낮은 값이 산출되며 반대로 간헐성이 발생하는 재생에너지는 LCOE 대비 높은 값이 산출됩니다.

VALCOE로 살펴보면 원전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 대비 경제성이 우수합니다. IEA에 따르면 4%의 WACC을 가정 시 미국 내 원전과 태양광 발전의 LCOE는 각각 $66.4/MWh와 $44.5/MWh로 산출됩니다. 반면 VALCOE로 비교할 경우 원전과 태양광의 값은 각각 $61.5/MWh와 $62.1/MWh로 원전이 경제성을 역전하게 됩니다. 원전은 안정적으로 기저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을 받습니다. 반면 태양광은 발전 시점에 생산량이 수요 패턴과 불일치하거나 과잉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 경제성이 하락하게 됩니다.

LACE: LCOE + 에너지 절감 비용

Levelized Avoided Cost of Electricity(이하 LACE)는 신규 에너지원이 전력망에 연결될 경우 기존 발전원을 대체하면서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을 나타냅니다. 원자력의 LACE는 원전이 없었을 경우 어떤 발전원이 대체로 가동됐을지를 가정하고, 해당 발전원에서 발생했을 연료비·운영비·탄소배출비용 등을 총 전력 생산량으로 나눠 산출됩니다. LCOE가 발전원이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보여준다면, LACE는 해당 발전원을 통해 얼마만큼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LCOE와 반대로 LACE가 높을수록 전력계통 차원에서 경제적으로 더 우수한 발전원임을 의미합니다.

LACE로 비교했을 때도 재생에너지 대비 원전의 경제성이 부각됩니다. 태양광은 낮 시간대에 발전이 집중됩니다. 하지만 해당 시간대에는 다수의 태양광 설비가 동시에 가동되며 유효 전력의 가치가 떨어져 LACE가 낮게 형성됩니다. 풍력 역시 풍속이 높은 특정 시간대에 전력 공급이 몰려 대체 비용이 낮습니다. 반대로 원자력은 기저전력으로 24시간 안정적으로 운전이 가능해 재생에너지가 부재한 밤이나 피크 수요 시점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원자력은 가스터빈이나 석탄과 같은 고비용 발전원을 대체해 회피 비용을 극대화하며 태양광과 풍력 대비 높은 LACE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인 비교 분석은?

종합하면 에너지원의 경제성을 LCOE로만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LCOE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고 간헐성 문제가 크지 않았던 시기에 고안된 지표입니다. 현재와 같이 태양광과 풍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계통 안정성·저장 비용·전력 수요 패턴을 반영하지 못해 왜곡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력원들의 경제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발전 단가 중심의 접근을 넘어 계통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전력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확장된 지표들로 살펴보면 원전은 재생에너지와 버금가는 경제성을 보여줍니다. 원전은 간헐성이 없어 저장 설비나 백업 전력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낮은 비용으로 기저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LFSCOE와 VALCOE 평가에서 우수합니다. 또한 야간이나 피크 수요 시점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해당 시간대에 가스발전 등 고비용 발전원을 대체해 LACE 또한 경제적입니다. 원전은 단순 LCOE 비교에서는 불리해 보이지만, 종합적인 지표로는 경제성이 강화돼 향후 원전 증설의 타당성을 부여할 것으로 분석합니다.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진원지

데이터센터는 원전 증설을 견인하는 주요 드라이버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앞서 데이터센터의 기저전력 필요성에 대해 다뤘지만 이 외에도 원전은 다양한 방면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원으로 적합합니다. 이를 방증하듯 빅테크들은 원전과 장기 PPA를 체결하거나 신규 원전 개발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원전 산업에 있어 핵심 수요처인 만큼 데이터센터와 원전 간의 파트너십 등 사업 전개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는?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는 글로벌 전력 수요 증분 중 단일 요인으로 전기차에 이어 최다 비중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 수요는 2024년 29,909TWh에서 연평균 3.1% 성장해 2030년 35,901TWh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6개년간 예상되는 총 증가분은 5,992TWh에 달합니다. 이중 약 9.4%에 해당하는 564TWh의 전력이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에서 발생할 예정입니다.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는 글로벌 전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과 유럽은 AI 상용화에 따른 증설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기 설치된 용량이 높은 만큼 연평균 성장률은 중국이나 개발도상국 대비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미 절대적인 레벨이 높은 만큼 현재 예상되는 성장률 하에서도 각각 255TWh와 110TWh의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됩니다.

중국은 아직까지 유럽보다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가 낮지만, 정부 주도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로 공격적인 증설이 진행 중입니다.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수요는 연평균 8.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개별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해당 흐름이 유지될 경우 2029년을 기점으로 유럽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도, 아프리카, 중동 지역 또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들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진출 확대와 정부의 디지털화 정책에 따라 연평균 8% 이상의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됩니다. 특히 인도는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 정책으로 AI 및 클라우드 기업들의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원전이 데이터센터의 전력원으로 적합한 이유 1) 무탄소 전원으로서의 가치

원전은 탄소 배출량이 낮아 빅테크들의 RE100 목표와 부합합니다. 빅테크들은 환경 규제와 ESG 준수 요구 등으로 RE100을 적극적으로 이행 중입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와 PPA를 체결해 저탄소 전력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원전은 G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배출되는 탄소량이 6톤에 불과해 매우 이상적인 선택지입니다. 청정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53만톤)과 풍력(11톤)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낮아 RE100 이행에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빅테크와 원자력 발전소 간 PPA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만 5건의 PPA가 체결됐으며 총 발전용량은 약 3.8GW에 달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Constellation과 펜실베이니아의 TMI 원전에 대해 20년 기간의 PPA를 체결했으며, 아마존은 탈렌 에너지와 960MW 규모의 서스퀘하나 원전에 대해 PPA를 체결했습니다. 원전을 활용한 PPA는 2024년 처음 체결된 이후 2025년까지 계약 규모가 이미 3배 이상 확대된 상황입니다. 해당 흐름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적으로 계약들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전이 데이터센터의 전력원으로 적합한 이유 2) 높은 토지 효율성

원전은 토지 효율성이 높아 데이터센터의 전력원으로 적합합니다. 동일 발전용량 기준 원전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비해 압도적으로 작은 면적을 차지합니다. 일조량을 확보하기 위해 모듈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별도의 풍력 단지를 건설할 필요도 없습니다. NEI 자료에 따르면 1M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태양광과 풍력은 각각 3,200에이커와 17,800에이커가 요구되는 반면 원전은 103에이커로 충분합니다.

발전소 건설에 요구되는 부지 면적이 작을수록 에너지원의 경제성이 향상됩니다. 데이터센터는 대개 인프라가 우수한 도시권이나 산업단지에 집중됩니다. 해당 지역들은 토지 가격이 높고 신규 부지 확보가 어려워 태양광과 풍력 등 대형 발전소를 건설하기에는 제약이 따릅니다. 반면 원전, 그 중에서도 SMR과 같은 차세대 원자로는 축구장 크기의 부지 안에도 설치가 가능합니다.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지역에서 On-site로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어 부지 확보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원전이 데이터센터의 전력원으로 적합한 이유 3) On-site 발전원으로서 가능성

원전, 그 중에서도 소형모듈형원자로(이하 SMR)은 On-site 발전을 통해 계통 연결 과정을 일부 생략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의 전력원으로 적합합니다. 원전의 특징은 핵연료가 공급되는 곳이라면 환경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에 착안해 다수의 데이터센터가 데이터센터 내 원전을 건설하고 직접적으로 전력을 조달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전력망 연결의 경우 5년 이상이 소요되는 반면 SMR은 건설에 2~4년이 소요됩니다. 전력망 연결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 시 SMR을 통한 On-site 발전은 기타 발전원 대비 빠른 전력원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On-site 발전 방식이란?
원전이 데이터센터에만 전력을 공급하고 전력망과 완전히 분리되는 방식이다. 데이터센터 부지 또는 인근에 원전을 사용해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가장 단순한 구조를 가진다. 전력망 연결이 필요 없어 전력망 관련 비용 및 시간을 전적으로 우회할 수 있고 계통의 전력 수급으로부터 자유롭다. 데이터센터에만 전력을 공급하면 되기에 원전의 설비 이용률을 최적화할 수 있으며 저탄소 전력으로 인정된다. 뉴스케일 파워, X-에너지 등 다수의 SMR 프로젝트가 직접 연결 방식으로 구현될 예정이다.

SMR의 미래는 미국을 통해

데이터센터와 원전 간의 시너지 창출에 있어 선두 주자로 미국의 사례를 통해 향후 원전 산업의 향방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급격한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는 만큼 원전과 데이터센터를 결합하는 데 가장 적극적입니다. 2020년도 초부터 다수의 SMR 기업들이 상용화를 준비한 만큼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3개년간 16건 이상의 데이터센터-원전 파트너십이 발표됐습니다. 모든 계약이 상용화될 경우 2040년까지 약 28.3GW의 전력이 원전을 통해 조달될 예정입니다.

놀라긴 아직 이르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전망치가 계속해서 상향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파트너십도 기대됩니다. S&P에 따르면 미국 유틸리티사들은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2035년까지 약 868TWh의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해당 수치는 전년 전망치인 443TWh 대비 96% 상향된 수치로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냅니다. 데이터센터 주요 거점 지역에서는 공실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 추가적인 인프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예정입니다.

데이터센터와 원전 간 파트너십 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5월 행정명령을 통해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안보 시설로 지정하고, 첨단 원자로를 활용해 우선적으로 전력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원자로의 설계·건설·인허가 절차를 대폭 가속화하고, 30개월 이내에 차세대 원자로의 첫 상업 운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에너지부에는 원전 건설 부지 마련과 규제 승인 활동을 최우선 과제로 지정해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부상하는 SMR의 잠재력

차세대 원전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도 원전 증설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아직까지 SMR은 대형원전과 비교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건설 비용이 대형원전 대비 높고 레퍼런스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SMR은 앞서 설명한 대형원전의 이점에 더해 탄력 운전, 비전력 에너지 생산 등 추가적인 이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들도 적극적으로 SMR을 신규 전력원으로 채택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원전 증설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

SMR의 잠재력은 에너지 기구들의 전망 자료에서도 확인됩니다. APS 시나리오 기준 IEA는 글로벌 SMR 설치량이 2050년까지 118GW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동일 시나리오 하에 2050년까지 873GW의 원전을 전망하는 점을 감안할 때 약 14%의 원전이 SMR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IAEA도 금년부터 SMR의 강한 성장세를 전망했습니다. High와 Low 시나리오로 차이를 두고 있긴 하나 평균값은 129.5GW이며 IEA와 마찬가지로 100GW 이상의 설치량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What is SMR?

SMR는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되는 출력 300MW 이하의 원자로를 뜻합니다. 소형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SMR은 통상 1,000~1,700MW 규모인 대형원전에 비해 출력이 낮습니다. 하지만 출력이 낮은 만큼 소형화가 가능해 모듈형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주기기가 단일객체로 구성돼 안정성이 뛰어납니다. 또한 대형원전과 달리 모듈 단위로 제작과 설치가 가능해 장기적으로는 건설 기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SMR 특장점 1) 중대사고 가능성: 1 in 1,000,000,000 Years

SMR은 출력이 낮고 주요 설비가 단일 압력용기에 통합된 구조로 설계돼 있어 안정성이 뛰어납니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 배관 파손이나 냉각재 상실 사고 등 노심 관련 사고 발생 확률이 낮습니다. 출력이 대형원전 대비 낮은 만큼 사고 시 발생할 수 있는 열과 방사선도 제한적입니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SMR들은 노심에 문제가 발생해도 외부 개입 없이 중력과 자연대류 현상을 활용해 안정화가 가능합니다. 또한 다수의 모듈이 설치되더라도 각 모듈이 독립적으로 운전되기 때문에 사고 확산 가능성이 낮습니다.

SMR 특장점 2) 기저전력에 더해 보완 전력까지

SMR은 대형원전 대비 탄력 운전이 용이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 대형원전은 건설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원자로당 발전용량이 높아 상시 가동이 요구됐습니다. 전력망에서 대형원전은 주로 기저전력으로만 사용되고 전력 믹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간헐성이 발생하는 재생에너지와의 조합에 제약이 따랐습니다.

반면 SMR은 다수의 소형 모듈로 구성되어 있어 원자로당 출력이 작고 모듈별로 독립적으로 부하추종 운전이 가능합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감소하는 상황에는 모듈들의 출력을 높이거나 가동되는 모듈 수를 늘려 전력 공백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확대되는 시간대에는 일부 모듈들의 가동률을 줄이거나 전력 생산에 사용되던 에너지를 담수화, 수소 생산 등 비전력 활용처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전력원 중 원자력 발전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만큼 이미 일부 원전을 보완 전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전력 공사는 하루 전력 수요 변동에 맞춰 원전 출력을 분당 ±5%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높은 시간대에는 출력을 낮추고 반대로 전력 수요가 높거나 야간에는 원전 출력을 높여 전력 계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각국의 재생에너지 설치량이 확대됨에 따라 SMR의 탄력 운전 이점이 더욱 부각될 전망입니다. 전력망 내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계통 운영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국가들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신규 원전 발주 시 탄력 운전 기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체코에서 발주한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도 이 같은 조건이 포함돼 있습니다. 유럽 전반적으로도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신규 원전 건설 시 부하추종 성능 충족을 요구하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SMR 특장점 3) 전기, 난방, 수소, Let's go

SMR은 전력 수요에 더해 지역 난방, 수소 및 산업용 열 생산 등 다양한 비전력 부문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기존 대형원전은 건설 환경에 제약이 있고 원자로당 출력이 높아 대부분 발전에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SMR은 소형화된 설계와 유연한 배치로 산업 현장에 설치될 수 있습니다. 또한 SMR은 원자로당 출력은 낮지만 생산할 수 있는 열의 온도가 기존 대형원전의 3~4배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화학, 수소 생산, 철강, 유리 등 고온을 필요로 하는 산업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 다양한 방면에서 SMR의 비전력 활용 방안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4세대 SMR 연구 기관인 Gen-4에 따르면 현재 약 30기 이상의 SMR이 비전력 활용처 용도를 위해 산업 현장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20기 이상의 원자로가 지역난방에 사용되고 있으며 중동과 인도에서도 5기의 원자로가 담수화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600도 이상의 열을 생산할 수 있는 초고온 가스냉각로, 용융염원자로에 대한 연구용 원자로 배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