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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음악의 도시로 명성이 높은 오스트리아 빈은 새해 첫날이면 빈 필하모닉의 신년 음악회가 열린다. 또한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세계적 음악가가 사랑한 음악의 도시이기도 한 빈은 이른바 '뮤지엄 크바르티어(Museums Quartier)'가 있다. 레오폴트 미술관, 미술사 박물관, 알베르티나 미술관, 벨베데레 미술관 등 빈을 대표하는 네 개 미술관이 이 구역에 자리한다. 그 중 레오폴트 미술관은 20세기 오스트리안 모더니즘 미술의 가장 중요한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루돌프 레오폴트 부부가 완성한 오스트리아 모더니즘의 허브
루돌프 레오폴트(Rudolf Leopold)와 엘리자베스 레오폴트(Elisabeth Leopold)가 50년에 걸쳐 수집한 6천 점 이상의 작품을 기반으로 오스트리아 정부와 오스트리아 은행의 협력으로 1994년 설립한 레오폴트 미술관. 1895~1908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 건축·공예 분야에서 일어난 아르누보 운동과 경향인 '유겐트슈틸(Jugendstil)'과 20세기 초 인상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일어난 '표현주의'에 근거한 작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만큼 레오폴트 미술관은 비엔나 모더니즘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비엔나 아르누보와 비엔나 공방, 그리고 표현주의 시대 작품들의 보고로 불리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에곤 실레와 클림트, 오스카르 코코슈카의 작품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에곤 실레의 작품은 유화 41점과 드로잉 188점 등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에 있는 에곤 실레 뮤지엄보다 많이 소장하고 있다. 더불어 작품 외에 실레의 자화상과 드로잉·편지 등을 소장하고 있어 가치가 높다. 1950년대 초반 의학과 미술사를 공부하던 루돌프 레오폴트가 에곤 실레의 작품에 주목하기 시작하며 작품을 사 모은 것이 컬렉션의 시작이었다. 에곤 실레 마니아라면 반드시 방문해봐야 할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레오폴트 미술관. 상설전인 '비엔나 1900' 또한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미술을 총망라하는 컬렉션으로 매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비엔나 분리파 운동의 창시자이자 실레가 스승으로 모셨던 구스타프 클림트, 표현주의의 개척자라 불리는 오스카르 코코슈카, 선진적이고 독보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던 요제프 호프만과 콜로만 모저의 주요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단순히 회화뿐만 아니라 빈의 근·현대 건축과 가구 관련한 전시실도 있어, 그 당시 사용하던 가구와 건축물 사진을 만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이곳은 아름다운 뷰로도 유명하다. 한쪽 벽면이 통유리인 전시실 벤치에 앉으면 정면에 미술사 박물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에곤 실레와 클림트를 감상하고 밖으로 나와 빈의 명물 '엔치스(Enzis)' 의자에 앉아 레오폴트 미술관이 제공하는 여유로운 분위기에 흠뻑 취하면 전시의 감동도 배가된다.
1900년대 오스트리아 미술의 르네상스를 이끈 작품의 향연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나라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관 중 한 곳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레오폴트 미술관에서는 세계적인 명작을 감상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가인 에곤 실레의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을 비롯해 <은둔자>, <추기경과 수녀>, <어머니와 두 아들>, <발리의 초상>, <쪼그리고 앉아 있는 한 쌍의 여인들>, <누워 있는 여인>, <앉아 있는 남성 누드>가 있다.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어머니의 초상>은 물론 <투사>, <자기성찰자 또는 죽음과 인간>, <십자가상>, <계시>, <강변의 집 담벼락>, <공중부양>도 놓쳐서는 안 되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고흐 못지 않게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로 알려진 에곤 실레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시인(자화상)>을 비롯한 다수의 자화상이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도 놓칠 수 없다. <죽음과 삶>, <붉은 배경 앞에 망토와 모자를 한 여인>, <디오니소스 제단화>, <피아노 앞에 앉은 슈베르트>, <쇤부른 궁전>, <리츠베르거 켈러>, <아터호수>, <수풀 속 여인> 등이 예술적 감성을 채워준다. 르하르트 게르스틀의 작품으로는 <자화상 파란색 배경>과 <반신 누드 자화상>, <헨리카 콘의 초상>이 대표적이다. 오스카르 코코슈카의 <얼굴에 손을 댄 자화상>, <앨리스 원더랜드>, <피에타>, <이젤과 함께한 자화상>도 레오폴트 미술관의 격조를 높여주는 작품이다. 이 밖에도 막스 오펜하이머의 <자화상>이나 한스 마카르트의 <베스탈 처녀>, <블랙 가운을 입은 여인>, 요제프 호프만의 <꽃장식 테이블, M436번> 등도 레오폴트 미술관의 자랑거리이다.
뮤지엄 크바르티어의 한 축으로 오스트리아 미술의 자부심을 펼치고 있는 레오폴트 미술관. 빈을 대표하는 음악의 선율과 모더니즘 미술의 정점을 이룬 비엔나의 전통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격정적인 예술의 어루만짐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