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글로벌 아트로드 화려한 르네상스 시대를 연 메디치 가문의 보물창고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

중세에 위축됐던 예술과 문화에 대한 후원은 14~15세기에 되살아나며 르네상스를 열었다. 르네상스가 번성한 중심에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공화국의 메디치 가문이 있었다.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예술가·건축가·철학자·과학자 등을 후원했고, 공공건물 건립에도 기꺼이 거금을 19세기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은 "메디치 가문은 르네상스와 동의어나 다름없다"고 평했다. 그 정점에 우피치 미술관이 있다.

세계 미술 부흥을 이끈 메디치 가의 압도적인 컬렉션

우피치 미술관(이탈리아어: Galleria degli Uffizi)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렌체에 위치한 미술관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박물관 중 하나이자 가장 큰 미술관 중 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우피치 미술관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예술이 찬란하게 꽃 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뛰어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로 손꼽힌 메디치 가문이 오랫동안 후원하고 컬렉션한 미술품은 마지막 메디치 가의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이자 데 메디치가 피렌체에 기부했다. 이것이 바로 우피치 미술관의 탄생이다. 우피치 미술관은 최초의 현대적 박물관 중 하나이며, 1765년에는 공식적으로 대중들에게 개방되었고, 1865년에 정식 박물관이 되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압도적인 우피치 단지의 건물은 조르조 바사리가 메디치 가의 코시모 1세 데 메디치의 치안 판사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1560년도부터 짓기 시작했다. 우피치(uffizi)는 이탈리아어로 사무실을 뜻한다. 그 후 알폰소 파리지와 베르나르도 부온탈렌티가 이어서 건축하여, 1581년도에 완성하였다. 안마당은 상당히 길고 좁으며, 끝에 가서는 공간을 구획 짓는 도리아식 기둥들을 지나 아르노 강으로 열려 있다. 건축 역사가들은 이것을 유럽 최초의 규칙적인 가로(街路)라고 평가한다.

화가이자 건축가였던 바사리(Vasari)는 마주보는 정면의 연속적인 처마 돌림띠(cornice)와 층 사이의 끊어지지 않는 돌림띠, 그리고 궁궐의 정면이 서 있는 연속적인 3개의 계단을 통해 원근법적 길이감을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다. 우피치 미술관의 상징과도 같은 바사리에는 현재 예술가들의 자화상 컬렉션을 전시해 예술의 향연을 펼쳐놓는다. 16세기의 유명한 예술가들의 조각으로 채워진 이 공간은 관람객을 감탄의 도가니에 빠지게 한다. 금융으로 번 돈으로 르네상스를 활짝 꽃피운 메디치 가는 '르네상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도나텔로, 브루넬레스키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 거장들을 후원해 세기를 뛰어넘는 걸작을 남길 수 있도록 이끌기도 했다. 또한 유럽 각지의 희귀 도서와 고문서를 모아 메디치 도서관을 세웠는데 이 도서관은 유럽 최초의 공공 도서관이 되었다. 이 밖에도 예술에 기여한 바가 큰 메디치 가문은 피렌체 대성당, 메디치 리카르디 궁 등 우피치 미술관 외에도 피렌체 곳곳에 문화예술의 족적을 남기며 피렌체의 영화는 물론 세계 미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르네상스 예술의 정중앙에 선 듯한 화려한 컬렉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중 하나이지 미술품의 보고로 불리는 우피치 미술관. 당연히 놓치지 않고 감상해야 할 수많은 명작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르네상스 걸작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우피치 미술관에는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의 부흥을 이끈 거장의 컬렉션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수태고지>, 미켈란젤로의 <성가족>, 라파엘로의 <오색방울생의 성모>가 대표적이다. 또한 카라바조의 <메두사>, 도미니코 길란다요의 <동방박사의 경배>,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의 <그리스도의 세례>, 렘브란트의 <헝클어진 머리의 자화상> 등도 꼭 감상해야 할 작품이다. 또한 치마부에의 <산타 트리니타 마에스타>, 두초의 <루첼라이 마돈나>, 시모네 마르티니의 <성녀 마가렛과 성녀 안사누스와 함께하는 성모 영보>, 파올로 우첼로의 <산로마노 전투>,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의 <그리스도에 대한 애도>, 프라 필리포 리피의 <성모자상>과 <성모의 대관>도 르네상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수작으로 손꼽힌다. 더불어 휘호 판 데르 후스의 <포르티나리 제단화>와 피에로 디 코시모의 <안드로메다를 풀어주는 페르세우스>, 알브레히트 뒤러의 <동방박사의 예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홀로페우스의 머리를 베는 유디트>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우리비노 공작 부부의 초상화> 등도 우피치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걸작이다.

이미지(5)
그림5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
이미지(6)
그림6 미켈란젤로(Michelangelo) <성가족(Doni Tondo)>
이미지(7)
그림7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Andrea del Verrocchio) <그리스도의 세례(The Baptism of Christ)>
이미지(8)
그림8 치마부에(Cimabue) <산타 트리니타 마에스타(Santa Trinità Maestà)>
이미지(9)
그림9 두초 디 부오닌세냐(Duccio di Buoninsegna) <루첼라이 마돈나(Rucellai Madonna)>
이미지(10)
그림10 프라 필리포 리피(Filippo Lippi) <성모자상(Madonna and Child)>
이미지(11)
그림11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동방박사의 예배(Adoration of the Magi)>
이미지(12)
그림12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우리비노 공작 부부의 초상화(Diptych of Federico da Montefeltro and Battista Sforza)>

피렌체를 르네상스시대의 예술과 문화 부흥의 중심지로 이끈 메디치 가문의 고고한 유산 그 자체인 우피치 미술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으로 사회 공헌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 그들의 영향력은 세기를 지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메디치 가문의 보물창고였던 우피치 미술관을 중심으로 지식과 교양을 쌓고 예술품이 주는 감동을 느끼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토록 유구하고 위대한 유산이 또 있을까?

참고 정보

그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