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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테논보다 품격 있는 조선의 신전이자 장엄한 건축물, 종묘
(2023년 09월 기사)

파르테논보다 품격 있는 조선의 신전이자 장엄한 건축물, 종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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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09월 기사)

조선왕조 역대 제왕의 신주를 모신 종묘는 인간이 만든 장엄한 신전이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신전이 있지만 '서양에 파르테논이 있다면 동양에는 종묘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선이 만든 종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획득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된 종묘는 우리가 자랑할 만한 각별한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조선 왕가가 잠든 영혼을 위한 영원한 안식처

종묘(宗廟)는 조선 왕조의 역대 국왕들과 왕후들의 신주를 모시고 제례를 봉행하는 유교 사당으로 1395년 10월 태조가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그 해 12월에 지었고, 임진왜란 때에 소실되었다가 광해군 즉위년(1608년)에 다시 지었다. 건물은 정전(正殿)과 영녕전(永寧殿)으로 나누어 정전에는 정식으로 왕위에 오른 선왕과 그 왕비의 신주를 순위에 따라 모시고, 영녕전에는 추존(追尊)된 선왕의 부모나 복위된 왕들을 모셨다. 그리고 정실의 출생이 아닌 왕이 그 사친(私親)을 봉안하는 사당으로 궁묘(宮廟)를 따로 두었다. 정전은 종묘의 중심건물로서 태조를 비롯하여 임금의 신주 19위, 왕후의 신주 30위 총 49위가 모셔져 있다. 특히 정전은 그 규모가 엄청나 일반 카메라로는 정전 전체의 풍경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없을 정도다. 처음부터 계획된 바는 아니겠지만 그로 인해 더욱 엄숙하고 장엄하며, 신성한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곳이 바로 종묘의 정전이다.

종묘 정전 신실
종묘 정전 신실 사진

사진출처: 문화재청

종묘는 제례를 위한 공간이므로 건축이 화려하지 않고 지극히 단순하고 절제되어 있다. 묘정 월대와 기단 위의 건물은 신로를 표시하는 선과 몇 개의 판위(版位), 그리고 장식이 배제된 건축 구조 등 과감히 생략된 조형과 단순한 구성으로 종묘에 구현해야 할 건축 의도를 철저하게 나타냈다. 단청 또한 극도로 절제되어 있다. 신로, 월대, 기단, 담 등 필요한 공간만 담은 구성과 구조, 장식과 색채의 간결함은 종묘 건축의 상징성을 보여준다.

종묘 정전 내부 가구
종묘 정전 내부 가구 사진

사진출처: 문화재청

종묘 정전 내부 신단
종묘 정전 내부 신단 사진

사진출처: 문화재청

600년을 이어온 현재진행형 제례 행사

종묘는 멈춰진 신전이 아니라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제례 행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와 의미가 더해진다. 종묘의 제사일은 4계절의 첫 달 상순, 정초·단오·한식·추석, 동지의 납일과 매월 삭망(朔望)일이며, 왕이 백관을 거느리고 친제하여 왕세자는 아헌관, 영의정은 종헌관이 되어 작헌(酌獻)·분향(焚香)·재배의 복잡한 절차를 밟으며 향사한다. 종묘행사는 국가적 행사인만큼 이에 따르는 의식과 의복·제기(祭器)의 규격, 제물(祭物)의 종류·수 등은 엄격하게 규정하고 준수한다.

종묘의 건축물들과 600여 년간 제례 행사를 지내 온 가치가 인정되어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으며, 종묘제례(중요무형문화재)와 제사를 지낼 때에 춤과 함께 연주되는 음악인 종묘제례악(중요 무형문화재, 세종대왕 작곡)은 2001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록되었다. 한편 종묘제례는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에 어가행렬과 함께 전주 이씨 종친이 모시는 제사로 거행된다.

종묘제례악
종묘제례악 사진

종묘는 조상에 대한 예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조선의 정신을 보여주는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그 역사적·문화적 가치 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남달라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찬사가 이어질 정도다. 그 뿐만 아니다. 종묘제례악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감상할 수 없는 격조 높은 공연문화로 손꼽힌다. 민족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있는 이 즈음,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종묘를 방문해 보는 것도 특별한 문화 콘텐츠를 향유하는 방법일 것이다.

메인 사진출처: 종묘 정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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