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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예스러운 살림살이
소반(小盤)
(2023년 04월 기사)

소박하고 예스러운 살림살이
소반(小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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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04월 기사)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흑임자 음료나 약과, 인절미를 기본으로 한 디저트가 유행하면서 그에 걸맞은 차림새가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이 바로 소반이다.
우리 전통의 살림살이지만 현재에도 다양한 쓰임으로 사용되고 있는 일상 용품이자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획득하고 있어 장식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통 소재이면서 현대인들에게도 실용적이고 매력적인 살림살이로 자리매김한 소반은 소박한 한국미를 그대로 담고 있다.

소박하고 단순한 모양에 새긴 화려한 장식

우리 전통의 살림살이이자 현대에도 자주 접하고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인 소반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 무용총 벽화에서는 다리 없는 쟁반과 말굽 모양의 다리를 가진 둥근 소반을 볼 수 있으며, 신라토기 중에서는 타원형 소반 그릇이 발견되는 것으로 봐서 소반은 상당히 오랜 역사를 이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서양과는 달리 조리된 음식을 방으로 옮겨와 식사했기 때문에 소반은 음식을 나르는 쟁반과 식탁의 구실을 겸했다. 무엇보다 소반은 우리나라 좌식생활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방가구의 하나로 쓰임이 다양한 생활 필수품이었다.

소반은 산지에 따라 그 지역색이 뚜렷하다. 황해도 해주, 전라남도 나주, 경상남도 통영은 소반으로 손꼽히는 지역으로 그 외에도 지역별로 저마다의 특색을 가진 소반을 만들고 사용했다. 아직까지 그 특색이 명확히 전해지고,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소반의 특징을 짚어볼 수 있다.

소반 사진(1)
소반 사진(2)

우선 해주식 소반은 다리가 판각(板刻)으로 이루어졌는데 문(), 연화(蓮花)문, 박쥐문, 당초(唐草)문, 만()자문 등을 다리에 조각한 장식성이 돋보인다. 상판은 두꺼운 통판을 파내 전(변죽)과 판이 하나의 나무로 이루어졌으며, 장방형의 네 귀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나주식 소반의 전(변죽)을 따로 제작해 상판에 부착하는 방식을 보이는데 이는 목재의 활용도를 높이고 상판이 휘는 것을 방지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제작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나주반은 다른 지역의 소반보다 전(변죽)이 두꺼운 특징을 가진다. 통영식이나 해주식에서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간결함이 돋보인다.

통영식 소반은 상판과 전(변죽)이 한 몸을 이룬다. 오랫동안 소반의 명성을 이어온 통영식 소반은 다리와 운각의 형태, 다리와 천판의 결속방식 등에서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통영지역은 특히 나전칠기가 발달하여 소반의 생명이기도 한 칠마감이 뛰어나며, 십장생(十長生), 천도(天桃), 운학(雲鶴), 복()자 등의 문양을 다리와 상판에 상감한 자개반이 유명하다.

한국적 미감과 현대적 미감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 소반

소반은 일상적인 쓰임으로도 여전히 굳건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아름다움 덕분에 현대 작가들에 의해서 꾸준히 재해석되고 있는 좋은 예술적 소재이기도 하다. 소반으로 작품을 활동을 하는 젊은 작가들을 살펴보면 박홍구, 이소라, 남미혜, 이정혜 등의 작가를 손꼽을 수 있다. 이들은 저마다 특색 있고 개성 강한 작품으로 소반을 재해석하면서 전통과 현대의 변주를 이루고 있다.

소반 사진(3)

그린과 아이보리 자개 상판으로 화려함을 더하고 레진으로 마감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박홍구 작가, 마치 러시아의 마트로시카를 떠올리게 하는 이소라 작가의 소반은 큰 소반에 작은 소반이 쏙 들어가는 형태로 대개 3단 구성으로 이루어진 작품을 선보인다. 박보미 작가의 경우 철제 프레임으로 픽셀을 표현한 소반 작품을 특징으로 하며, 원목 상판에 스틸 프레임 다리를 조합한 원형·팔각·사각 등 다양한 형태의 소반을 보여주는 남미혜 작가의 작품은 다양한 소반의 멋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정혜 작가의 경우 3단으로 쌓아 장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반을 작품으로 만든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과 현대의 컬래버레이션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소반. 시대를 거슬러 전통과 현대가 결합해 그 큰 아름다움과 가치를 입고 있는 대표적인 우리 문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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