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중독자로 살아온 판사가 쓴 독서의 즐거움
<쾌락독서>
(동래WM 태원 수석매니저)
<쾌락독서>는 저와 동시대를 살아온 어느 유쾌한 현역 판사의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독서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인 문유석 판사는 초등학생 때부터 책 읽기에 빠져 성인용 서적은 물론 신문의 광고와 부고까지 읽어대는 중독자였던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거나 심오한 인문·사회적인 수준의 책을 많이 읽자는 것이 일반적인 독서의 목적인 것에 비해 저자는 내가 읽기 쉽고, 또한 읽고 싶은 책만 골라서 읽자며 아주 단순하지만 명쾌한 독서의 방향을 제시하며 과거 독서에 대한 기억들을 소회합니다.
특히, 호르몬 과잉기인 사춘기에 DH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읽은 후부터는 <~부인>이라는 제목의 책은 일부러 골라 읽었다는 대목에서는 비슷한 경험이 있는 저의 과거가 떠올라 미소를 띄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자는 고시생 시절 <슬램덩크>가 안겨준 뭉클함, 김훈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전작을 탐독한 이유 등과 책과 함께 가슴 설레고 즐거웠던 책 덕후의 인생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내 취향의 책이다 싶으면 끝까지 읽어나가는 책 읽기를 즐긴 저자가 책과 함께 노는 즐거움과 특별함, 책에 대한 애정도 가감없이 표현합니다.
TV와 스마트폰에 밀린 책의 재미가 예전만 하겠느냐만,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니라 일단 유보하고, 의심하고, 다른 측면을 생각해보는 지성적 사고의 훈련은 독서에서 출발하는 것이 여전히 정도'라는 저자의 표현처럼 책의 부활을 꿈꾸어 본다. 단, 유쾌하게… - 도서 <쾌락독서> 중
제목처럼 즐거운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쾌락독서>는 시종일관 유쾌하지만 마음에 와닿는 감동이 있어 마냥 가볍지 만은 않았습니다.
자신에 대한 통찰과 세상을 보는 따스한 비판적인 시각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서 읽는 내내 즐거움과 깨달음의 연속이었습니다.
늘 전문지식을 쌓아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이 있지만, 가끔 4차 산업혁명, 중국, 미래, 경제, 복잡한 그래프 등을 내려 놓고 만화든 소설이든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책을 찾아 읽어봅시다. 특별한 간접 경험은 인생을 더 풍성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