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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성공회, 전통과 포용의 신앙 공동체

영국 성공회, 전통과 포용의 신앙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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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래에셋 31기 해외교환 장학생 정재영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현재 영국 런던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인 미래에셋 31기 해외교환 장학생이자, 하반기 글로벌 특파원 정재영입니다. 국교가 없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영국에는 국교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잉글랜드 국교회(Church of England)입니다. 영국은 종교 개혁 이후 성공회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종교적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성당은 특히 문화적, 역사적 상징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대성당이라고 할 수 있는 캔터베리 대성당(Canterbury Cathedral)과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을 중심으로 영국 성공회의 역사를 탐구하고, 현대 영국 사회에서 대성당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영국 성공회의 역사적 배경

본격적으로 대성당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영국 성공회의 간략한 역사를 짚어 보겠습니다. 영국 성공회의 역사는 헨리 8세가 교황으로부터 독립하여 잉글랜드 교회를 설립한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헨리 8세는 캐서린 아라곤과의 결혼을 무효화하려 했으나 교황 클레멘스 7세가 이를 거부하자, 1534년 수장법(Act of Supremacy)을 제정하여 영국 국왕을 잉글랜드 교회의 최고 수장으로 선언했습니다. 즉, 로마 가톨릭교회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이죠.

그리고, 헨리 8세의 뒤를 이은 에드워드 6세 시기에 성공회는 프로테스탄트 교리로 점차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메리 1세는 가톨릭 신앙을 복원하려 했고, 많은 개신교도가 박해를 받았습니다. 이후 엘리자베스 1세가 즉위하면서 엘리자베스 종교정착법(Elizabethan Religious Settlement)을 통해 성공회는 현재의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이로써 성공회는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에서 절충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이후 성공회는 점점 독립적으로 교단으로 발전하며, 영국 사회와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영국 제국의 확장과 함께 전 세계로 퍼지며, 다양한 지역 교회로 분화되었으나, 모두가 영국의 캔터베리 대주교를 상징적인 지도자로 인정합니다.

2. 캔터베리 대성당의 역사와 역할

제가 가장 먼저 방문했던 캔터베리 대성당은 영국 성공회의 중심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입니다. 캔터베리(Cabterbury)는 런던에서 동남쪽으로 떨어진 곳으로, 켄트 주에 위치한 인구 5만 5천 명의 작은 도시입니다. 바로 윗부분에서 영국의 캔터베리 대주교를 모두가 상징적인 지도자로 인정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도시가 어떻게 그렇게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캔터베리가 서기 6세기경 로마로부터 처음으로 기독교를 받아들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6세기 말, 로마에서 파견된 선교사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e of Canterbury)에 의해 영국 기독교가 본격적으로 조직화되었습니다. 그는 597년에 캔터베리에서 첫 번째 대주교로 임명되었고, 캔터베리 대성당은 이때 설립되어 영국 기독교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사진 1 캔터베리 대성당 전경
사진 설명: 제가 방문했을 당시는 일부 외관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사진 2 중심 예배당(Nave)
사진 설명: 웅장한 고딕 양식의 공간으로, 높은 천장과 기둥이 돋보입니다.
사진 3 지하 예배당(Crypt)
사진 설명: 대성당의 가장 오래된 부분으로 초기 노르만 양식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영국 성공회뿐 아니라 전 세계 성공회 공동체(Anglican Communion)의 상징적 지도자로 여겨지며, 영국 국왕의 대관식을 집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캔터베리 대주교는 영국 내외의 성공회 교단을 조정하며, 빈곤, 기후 변화, 인권 등의 글로벌 문제에 대해 교회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캔터베리 대주교는 2013년 3월 제105대 캔터베리 대주교로 취임한 저스틴 웰비(Justin Welby)인데, 무려 105대라고 하니 1400년이라는 캔터베리 대성당의 긴 역사가 실감이 납니다.

사진 4 성 미카엘 예배당(St. Michael's chapel)
사진 5 성가대석(Quire)과 트리니티 예배당(Trinity Chapel)
사진 6 캔터베리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사진 설명: 중세 시기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주로 성경 이야기와 성인의 삶을 묘사하며, 예술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캔터베리 대성당은 1988년에 세인트 마틴 교회(St. Martin's Church) 및 세인트 어거스틴 수도원(St. Augustine's Abbey)과 함께 영국 초기 기독교의 상징적 유산으로 평가받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지금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예배가 열림과 동시에 많은 관광객과 순례자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사진 7 캔터베리 대성당 출구 전경

3. 솔즈베리 대성당의 건축과 상징성

사진 8 솔즈베리 대성당 전경

솔즈베리 대성당은 '스톤헨지'로 유명한 영국 남부의 솔즈베리 지역에 있습니다. 솔즈베리(Salisbury)는 잉글랜드 중세 역사에서 중요한 도시로, 1974년까지는 뉴새럼(New Sarum)이라고 불렸습니다. 그 이유는 현재 올드새럼(Old Sarum)이라고 불리는, 원래의 새럼(Sarum)이 옮겨온 곳이기 때문입니다. 솔즈베리로부터 조금 떨어진 올드새럼은 철기 시대, 로마 시대를 거쳐 앵글로 색슨 왕조 시대에 본격적인 중세 도시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방어에 유리한 요충지임과 동시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 거주 상의 어려움으로 12세기 말 현재의 솔즈베리 지역으로 옮기게 됩니다. 저 역시도 올드새럼을 함께 방문했었는데, 높은 위치로 인해 멋있는 전망과는 별개로,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 9 올드새럼 옛 성터
사진 설명: 올드새럼, 옛 성터만 남아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10 올드새럼 대성당 터
사진 설명: 올드새럼 대성당 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11 올드새럼에서 본 전망
사진 설명: 올드새럼으로부터 본 전망, 저 멀리 솔즈베리 대성당의 첨탑이 보입니다.

그때 대성당도 함께 옮겨져 1220년에 솔즈베리 대성당이 새로 지어졌습니다. 특히, 솔즈베리 대성당은 중세 잉글랜드 건축의 꽃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123m 높이의 첨탑을 보유하고 있어, 영국에서 가장 높은 성당 첨탑을 자랑합니다. 성당의 첨탑은 하늘을 향한 인간의 신앙과 경배를 상징합니다. 신에게 닿고 싶은 인간의 야망이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이처럼, 솔즈베리 대성당은 균형 잡힌 설계와 조화를 통해 초기 영국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진 12 솔즈베리 대성당 첨탑
사진 13 솔즈베리 대성당 내부
사진 14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동 가능한 기계식 시계
사진 설명: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동 가능한 기계식 시계로 전시되어 있는 시계를 통해 세월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15 예배 공간
사진 설명: 예배 공간으로 캔터베리 대성당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예배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진 16 <마그나 카르타> 소개

특히, 솔즈베리 대성당은 현재 4부 남아있는 <마그나 카르타> 원본 중 1부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마그나 카르타>는 1215년 작성된 영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이 되는 문서로, 특히 개인의 자유와 정의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즉, 왕과 귀족을 포함하여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명확히 밝힌 문서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권리들을, 그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 최초로 문서화한 것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사진 17 <마그나 카르타> 사진
사진 설명: 솔즈베리 대성당에 전시 중인 원본의 경우 사진 촬영이 불가하기에, 전시된 마그나 카르타 안내판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솔즈베리 대성당은 영국 성공회가 단순히 신앙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정의와 평등이라는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상징적 장소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4. 대성당을 통해 바라본 영국의 종교적 가치관

영국 성공회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다양성과 포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캔터베리 대성당은 성공회의 상징적 중심지로서 신앙적 전통과 현대적 이슈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솔즈베리 대성당은 정의와 평등이라는 기독교적 가치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려는 성공회의 실천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진 18 캔터베리 대성당 성가대 연습

오늘날 성공회는 전 세계에 걸친 성공회 공동체를 이루며, 전통과 개혁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다양한 신학적 입장을 수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성직자의 임명, 성소수자 포용, 사회 정의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등 현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며, 종교가 고립된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사회와 전 세계를 아우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영국 성공회는 종교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방식으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며,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현대의 종교 공동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5. 마무리 및 소감

오늘 취재의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영국 성공회, 전통과 포용의 신앙 공동체

  • 캔터베리 대성당, 성공회의 상징적 중심지

  • 솔즈베리 대성당, 정의와 역사의 상징

사진 19 Canterbury West 역
사진 20 Salisbury 역

직접 두 대성당을 방문해 보니 영국 성공회라는 독특한 종교가 자리 잡게 된 배경을 조금 더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대의 영국이라는 나라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캔터베리와 솔즈베리 모두 골목골목 둘러볼 곳이 많은 아기자기하고,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들이니, 갈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 번쯤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영국 성공회와 대성당을 중심으로 한 신앙과 역사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저는 또다른 유익한 취재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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