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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경제·문화·사회적 발전의 촉매제가 된 튤립

네덜란드 경제·문화·사회적 발전의 촉매제가 된 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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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래에셋 글로벌 특파원 안성현
안녕하세요. 네덜란드 Tilburg University에서 교환생활 중인 2024년 상반기 미래에셋 장학생 글로벌 특파원 안성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네덜란드의 흥미로운 '문화/여가'라는 카테고리로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튤립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네덜란드 하면 연상되는 '튤립', 네덜란드의 상징적인 이미지이자 나라를 대표하는 대규모 산업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국가를 떠올렸을 때 네덜란드처럼 꽃이 한 나라의 아이콘이 되어 연상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생각하면, 튤립은 굉장한 상징성을 띠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튤립은 네덜란드의 어떤 배경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며, 네덜란드만의 흥미로운 문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튤립은 네덜란드의 국화이자 유명한 관광상품이기도 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화훼 산업의 대표 상품이기도 합니다.

튤립 축제: 2024년 기준, 2024.03.21~2024.05.12 기간 동안 개최되는 튤립축제는 매년 수도인 암스테르담에서 수백만 송이의 튤립을 볼 수 있는 축제입니다. 형형색색의 튤립이 거대한 들판을 가득 채운 장관을 즐길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최대의 봄꽃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훼 산업: 네덜란드는 2002년 기준 전 세계 절화(목적에 맞춰 꽃, 잎, 열매, 줄기, 뿌리 등을 잘라서 사용하는 형태) 기준 129억 7,122만 달러 중 51억 8,993만 달러를 수출해 40% 비중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수출국입니다. 네덜란드 국내 산업 규모에서도 원예(화훼, 채소, 과수) 산업 중 화훼 산업이 4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튤립은 네덜란드의 특별한 아이콘이자 대규모 산업이 될 수 있었을까요?

자세한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서 Tilburg에서 약 2시간을 떨어진 Amsterdam에 방문하였습니다. 네덜란드의 수도인 Amsterdam에는 고흐 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관광지와 함께, 'Amsterdam Tulip Museum'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름은 Museum이지만 사실 유럽 각지의 유명세를 떨치는 박물관과는 달리 튤립 구근 및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내부에 튤립과 연관된 흥미로운 이야기와 역사적 배경이 전시되어 있는 비교적 작은 공간입니다.

맑은 날과 비를 동반한 흐린 날이 변덕스럽게 찾아오는 시기였지만, 다행히도 당일에는 맑고 화창한 날씨가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햇살을 받아 다채로운 빛깔을 발산하는 튤립을 보니 그 화사함에 튤립의 세계적인 유명세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내부는 사진과 같이 각종 튤립마다의 씨앗과 구근을 구매할 수 있었고, 관련된 여러 상품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일반적인 꽃집과 다르게 꽃송이가 아닌, 씨앗과 구근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까이 있는 꽃 시장을 지나갔을 때도 국내 꽃 시장과는 달리 꽃보다는 오히려 구근을 더 자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구근은 양파와 비슷하게 생긴 알뿌리로 튤립이 가득한 공간이었지만 꽃 시장 하면 떠오르는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튤립 박물관 직원분께 씨앗과 구근을 위주로 판매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어보았지만, 이곳만의 특별한 이유는 없으며 네덜란드에서는 꽃송이뿐만 아니라 구근을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돌아와 추가적으로 조사해보니, 이는 튤립의 특성과 더치인들의 생활 환경이나 선호도에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파견지인 Tilburg를 기준으로 거주 환경을 고려해 보았을 때, 많은 집들이 크고 작은 정원을 가지고 있고 정원이 없는 생활환경에도 창가에 꽃 화분을 두고 있는 것을 굉장히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꽃을 심고 기르는 것을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더치인들의 문화가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또한 튤립은 여러 차례 개량을 거치며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러 해를 살기가 어렵고, 이에 새로운 구근으로 꽃을 피워야 하는 특성도 있다고 합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튤립 역사를 짧게 소개하는 영상으로 시작해 역사적인 배경부터 현대의 모습까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이어집니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에도 업로드되어 있어, 링크를 첨부하니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시에서 발견한 가장 흥미로운 점은 튤립은 네덜란에서 발생한 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위 지구본 사진은 여러 종류의 튤립 원산지를 표기하고 있는데, 보는 것과 같이 중국 티베트 지역과 중앙아시아 일대가 핵심 원산지입니다. 특히 오스만 제국에서 튤립을 굉장히 애호하면서 번성하기 시작했고, Tulip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터키어인 Turban의 라틴어, 즉 무슬림이 머리에 두르는 Turban과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튤립의 꽃봉오리가 다른 꽃들과 사뭇 다르게 둥그런 모습으로 모여 있는 것을 보면 이름의 유래가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먼저 번성하던 튤립은 1600년경에 네덜란드로 들어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무역이 굉장히 활발한 시기였습니다. 경제적으로 크게 번영하여 호황을 누리던 네덜란드인들은 튤립의 다양한 색상과 모양에 매료되었고, 가장 독특하고 희귀한 튤립을 수집하는 것이 유행처럼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튤립은 당시 부유한 상인 가문들의 자랑이자 상징물로서 자리 잡으며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튤립을 판매하기 위해서 유럽에서 처음으로 상업용 카탈로그가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튤립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상업적 가치가 증대되자, 이를 효과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양의 튤립 그림과 특징들이 묘사된 튤립 카탈로그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 시기 꽃을 상세히 묘사하는 정물화도 크게 발달하며 여러 화가들을 통해서 많은 튤립들이 묘사되었다고 합니다. 튤립이 단순한 꽃을 넘어 당시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재화이자 사회 문화적인 발전의 촉매제로까지 기능하는 모습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이후 현대까지 전해지는 대규모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당시 무역을 바탕으로 한 네덜란드의 경제적 번성과 함께 튤립의 가치는 날이 갈수록 뛰었고, 희귀한 품종의 경우 구근으로 당시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 정도로 치솟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무섭게 치솟던 튤립의 값어치는 1637년 갑작스럽게 떨어지기 시작하며, 폭락합니다. 바로 네덜란드 튤립 파동, 거품이 끼었던 시장이 무너진 것입니다. 이런 튤립 시장의 붕괴는 인류 최초로 거품 경제 현상으로 널리 알려집니다. 지금까지도 과도한 쏠림 현상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가격과 가치의 비정상적인 괴리는 결국 거품처럼 사라지고 그 본질에 맞는 평가가 내려진다는 교훈을 남긴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튤립 생산은 중심 도시에서 외곽 지역으로 옮겨가며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띄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 네덜란드의 농업 산업의 번성이 찾아왔고, 20세기 초 현대적 운송을 통해 튤립의 구근이 전 세계로 수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튤립이라는 꽃 품종은 겨울에도 크게 춥지 않고 습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데 이는 네덜란드 기후와 토양 환경 조건에 최적이었습니다. 그렇게 튤립은 대규모로 생산되었고 네덜란드의 가장 유명한 수출품이자 원예 산업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현대 튤립 산업을 소개하는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튤립 산업이 시장 규모나 재배하는 면적에서도 상상 이상의 규모라는 것이었습니다. 드넓은 들판에서 대량 생산되는 중심 산업으로서의 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로 고품질의 구근을 수출하기 위해서 꽃을 피운 후 곧바로 영양분을 축적하고자 꽃 송이를 잘라내는 등 여러 기술적인 관리를 통해서 품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점 또한 뛰어난 농업 기술로 유명한 네덜란드 산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마치며

세계적인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튤립인만큼 그 역사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네덜란드의 역사, 문화, 경제 등 다방면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굉장히 흥미로운 취재였습니다. 취재 전에는 단순히 유명하고 아름다운 꽃이라고 생각했던 튤립이었지만, 이제는 네덜란드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국가적 상징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바라보게 됩니다.

형형색색의 꽃 안에는 무역으로 대표되는 네덜란드의 역사적 번성과 인간의 어리석음이라는 교훈도 담겨 있으며, 세계적인 산업으로서의 위상과 기술력, 그리고 네덜란드 국민들의 소소한 일상까지 녹아 있었습니다.

길가에 흔하게 피어 있어 무심코 지나치던 사소한 꽃이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에서, 호기심과 열정이 담긴 시선으로 이 곳에서의 일상을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만개한 아름다운 튤립들을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새로운 주제로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Dankjewel!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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