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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부활절, Velikonoce :
여성들이 매 맞는 날이 존재한다고?

체코의 부활절, Velikonoce :
여성들이 매 맞는 날이 존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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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30기 미래에셋 해외교환 장학생 신은지
안녕하세요, 미래에셋 글로벌 특파원 30기 신은지입니다.
이번호에서는 체코의 부활절, 벨리코노체(Veliknoce)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유럽에서 부활절은 공휴일로 지정된 곳도 있을 정도로 큰 명절 중 하나입니다. 그 중 체코에서는 부활절 주간이 가까워지면 마트 혹은 길거리에서 축제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포믈라즈카(Pomlázka)라는 특이한 전통에 초점을 맞추어 체코의 부활절 문화를 조명해 보겠습니다.

1. 체코에서의 부활절 - 요일별 의미

영어로는 Easter, 체코어로는 Velikonoce(벨리코노체)라 불리는 부활절은 '십자가에 매달려 사망한 예수가 사흘 만에 부활했음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이번 2024 부활절은 3월 31일 일요일이었습니다. 체코에서는 그 전주부터 '수난 주간'이라고 하는 행사를 시작하며, 수난 주간 각각에는 부여되는 이름이 있습니다. 날짜별 이름과 각 날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하데스의 문을 파괴하고 아담과 이브를 무덤에서 꺼내신 그리스도를 묘사한 그림
사진출처: 위키피디아(https://commons.wikimedia.org/)
날짜 이름
날짜 3월 25일(월) 이름 Blue Monday
날짜 3월 26일(화) 이름 Yellow Tuesday
날짜 3월 27일(수) 이름 Soot[Ugly] Wednesday
날짜 3월 28일(목) 이름 Green Thursday
날짜 3월 29일(금) 이름 Good Friday
날짜 3월 30일(토) 이름 White Saturday
날짜 3월 31일(일) 이름 Easter Sunday, Resurrection of the Lord
날짜 4월 1일(월) 이름 Easter Monday, Red Monday

* 빨간 글씨는 체코 휴일

3월 25일 월요일은 수난 주간이 시작되는 날이자, Blue(혹은 Great) Monday라고 불리는 날로, 이 이름은 교회를 장식하던 천의 색깔에서 따왔다는 얘기와 독일의 '일을 하지 않는다'라는 뜻의 단어인 'blau'에서 유래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남자들은 일을 하지 않고 여자들은 봄 대청소에 대한 모든 것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3월 26일 화요일은 Yellow(혹은 Gray) Tuesday라고 불리는데, 태양이 빛날 때의 색인 노랑과 거미줄 색에서 따온 회색으로 인해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거미줄을 청소하는 날이라고 합니다.

3월 27일 수요일은 유다의 배반, 즉 추악한 행위를 기념하는 날로 Ugly Wednesday라고 불립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첫 번째로 색칠된 달걀을 준비하는 날이며, 제일 중요한 것은 모두가 모두에게 'ear-to-ear', 즉 귀에서 귀까지 미소를 지어야 합니다. 또한, 이 날은 굴뚝을 청소하고 대청소로 악귀를 쫓아내며, '못생긴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3월 28일 목요일은 모든 일이 잘 풀리는 날로, Green Thursday라고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이 날에는 녹색으로 이뤄진 정원이나 들판에서 식물을 심는 활동 등을 합니다. 이 날 심은 식물은 어떤 해충에도 해를 받지 않는다고 전해지며, 또한, 봄과 건강의 상징으로 하루 종일 접시에 녹색 음식이 있어야 합니다. 저녁에는 마을의 모든 소년들이 각자 만든 딸랑거리는 나무(řehtačka)를 든 채로 마을을 산책하는데, 이 딸랑거리는 소리는 예수를 배반한 유다를 쫓아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3월 29일 금요일은 Good Friday, 즉 성금요일이자 예수님의 죽음을 애도하는 날입니다. 이 날에도 소년들이 유다를 쫓아내는 행동을 하며, 기독교인들은 금육과 금식을 합니다. 근처 우물이나 샘에 가서 그 곳의 물에 세수를 하면 아름다워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3월 30일 토요일은 White Saturday라고 불리며, 흰색은 교인의 예복 색깔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흰색은 순수함, 희망, 새 생명을 상징합니다.

3월 31일 일요일은 바로 부활절 당일로, 가장 중요한 Easter Sunday입니다. 그리스도인의 40일 단식이 끝나는 날이며, 식탁에는 양 모양의 케이크인 브라넥(Beránek), 달콤한 빵인 마자네츠(Mazanec), 유다의 밧줄이라 불리는 이다셰(Jidáše) 등 부활절 요리가 올라옵니다. 여자아이들은 달걀을 칠하고, 남자아이들은 채찍(pomlázka, 월요일에 사용)을 준비합니다.

4월 1일 월요일은 Easter Monday이자, 일요일에 언급된 포믈라즈카의 날입니다. 이 밑에서 포믈라즈카라는 전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1) 2) 3)

2. 포믈라즈카(Pomlázka) : 여성들이 매 맞는 민속 풍습 - 기원, 의미, 여자들의 보답

포믈라즈카는 버드나무 가지로 만든 채찍을 부르는 말이자, 동시에 전통의 이름입니다. 이 단어는 '회춘(Rejuvenation)'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고, 이교도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래의 상징적 의미는 어린 버들가지로 채찍질을 받는 모든 사람에게 질병과 악귀를 쫓아내고 남은 한 해 동안 건강과 젊음, 그리고 행운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4)

포믈라즈카는 어떻게 만들까요? 이는 버드가지 나무를 이용해 손으로 직접 땋아 만들어야 하며, 보통 6-12개의 잔가지를, 최대로는 24개까지 엮어 만듭니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https://commons.wikimedia.org/)

Easter Monday에는 소년들이 거리를 걸으며 소녀들에게 버드나무 가지의 젊음과 신선함을 주기 위해 포믈라즈카로 때리곤 합니다(실제로 때리는 건 아니고 시늉만 하는 것입니다). 채찍질을 하는 동안 소년들은 다양한 부활절 시를 낭송하고, 소녀들은 소년들의 포믈라즈카에 화려한 리본을 걸어주고, 직접 색칠한 달걀이나 사탕, 초콜릿 등을 주며 감사를 표합니다.5) 이 날 소년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는 동안 가방은 달걀로, 포믈라즈카는 리본으로 인해 점점 화려해졌다고 합니다.

3. 포믈라즈카 풍습에 대한 체코인들의 생각 - 인터뷰

현대의 체코인들은 포믈라즈카 전통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는 이 전통을 문화적 유산으로 보며 지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태도를 반영하므로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이 풍습에 대해 처음 들은 후, 포믈라즈카가 가진 상징적 의미는 알지 못한 채 남자가 여자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때리는 전통이라는 생각에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의견 중 후자에 동의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체코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여 체코인 친구, 그리고 교수님께 직접 인터뷰 해보았습니다.

[인터뷰 1 - 20대 여성, 체코인 친구] Q. "포믈라즈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A. "포믈라즈카는 본인이 어렸을 때 직접 경험했던 전통이고, 어렸을 때는 장난으로 세게 때렸던 사람도 있었지만 봄의 시작을 알리고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저 전통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꽤 재미있었다. 어렸을 때는 일부러 문을 안 열어주고 집에 없는 척 하기도 했었다(웃음)."

[인터뷰 2 - 50대 여성, 체코인 교수님] Q. "포믈라즈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포믈라즈카를 성차별적이라고 생각하기엔 그에 담긴 상징적 의미가 크다. 맞고 나서 선물을 주는 것도, 포믈라즈카로 때리는 행위 그 자체도 우리에게 건강과 행운을 빌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어렸을 때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에게 행하므로 악의를 가지고 세게 때리는 일은 거의 없다. 그저 전통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체코의 부활절과 그 특별한 전통인 포믈라즈카는 이 땅의 문화와 신념을 반영하는 중요한 풍습입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독자들께 체코의 다채로운 부활절 문화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쁩니다. 부활절은 지나갔지만 모든 이들에게 부활절의 축복이 내리길 기원합니다. 모두들, Veselé Velikonoce!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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