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의 원조가 핀란드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저는 몰랐습니다. 제 머리 속 사우나의 이미지는 뜨거운 방 안에서 몸을 녹이는 동양인의 모습 뿐이었습니다.
사우나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연기 속에서'라는 의미를 가진 핀란드의 옛말 '사부나(savuna)'에서 유래됐다는 설과 핀란드어로 '와!'라는 감탄사 '소우(sow)'와 땀을 뺀다는 '나르(nar)'의 합성어에서 비롯됐다는 것들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발트 핀어군(어군의 종류 중 하나)에서 사우나는 꼭 목욕을 위한 건물 혹은 공간이 아니라 어부를 위한 오두막집을 의미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핀란드의 사우나 문화는 약 2,000년 전 고대 북쪽 지방 '노브고로드(Novgorod)'에서 시작되었다고 추정되는데, 모랫둑을 파서 만든 지하 사우나가 발전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겨울에 주거지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최초의 핀란드식 사우나는 오늘날 'savusaunas' 또는 훈제 사우나라고 불립니다. 현재와 다른 점은 사우나 안에서 다량의 나무를 약 6시간에서 8시간 동안 태워 'kiara'라고 하는 바위더미를 데운다는 점입니다(현재의 사우나는 가열한 돌에 뜨거운 물을 뿌려 증기를 생성합니다).
핀란드 주변 국가 또한 사우나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문화가 자연스럽게 넘어오기도 하였고, 2차 세계대전 중 사우나를 경험한 독일 군인들이 핀란드의 사우나 문화를 고국과 오스트리아로 가져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나라로 퍼져 나갔습니다.
'반타(Vantos)'는 리투아니아 사우나 의식에서 빠질 수 없는 특징으로, 간단하게 말하면 나뭇가지 뭉치입니다. 리투아니아 사우나에서는 이 나뭇가지 뭉치로 서로를 가볍게 두드리거나 사우나 마스터가 전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반타는 참나무, 자작나무, 약초 등으로 만들어져 몸을 두드리면 피부 각질 제거, 혈액순환 개선, 근육 이완에 효과가 있습니다. 반타를 두드리는 동안 몸은 더 따뜻해지고 사우나 내부는 천연 아로마 향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또한 이 행위는 질병을 내쫓는다는 속설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소금, 밤, 진흙, 꿀 및 기타 천연 제품으로 몸을 문지르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러한 재료들을 사용함으로써 보디 스크럽의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리투아니아 사우나는 약 60°C로 아주 뜨겁지는 않지만, 나무 버너로 데운 돌에 물을 부어 증기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습도가 높습니다. 사우나는 기본적으로 4시간동안 진행되는 전통을 가집니다. 데운 돌에 뜨거운 물을 부어 증기를 만들고, 천연 재료로 보디 스크럽을 합니다. 이후 반타(Vantos)를 이용해 몸을 두드리고 마무리 짓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찜질방에서 식혜 등의 음료를 마시듯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사우나 중에 박하, 백리향, 버드나무 및 기타 허브로 만든 차를 마십니다.
2010년, Rumšiškės 야외민속촌에서 리투아니아 최초의 사우나 축제가 열렸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사우나를 경험할 수 있도록 10개의 이동식 사우나가 준비되었고, 적정 온도인 60도를 유지하기 위해 참나무를 통째로 이용해 전통 사우나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또한 리투아니아 사우나 문화의 핵심인 반타를 만드는 대회도 열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축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최초의 사우나 축제 이후로 찾아볼 수 있는 정보가 없었습니다.
옛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사우나를 가장 위생적인 곳으로 여겨 이곳에서 출산을 하고, 사람이 숨지면 시신을 씻는 장소로도 사용했습니다.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사우나실은 생과 사가 거리낌없이 공존하며 자연의 흐름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전통사우나를 찾아갈 수도 있고 호텔, 스포츠센터 등 목욕이 필요한 곳이라면 대부분 구비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는 리투아니아 관광 정보를 다루는 공기관 홈페이지입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리투아니아 사우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https://www.lithuania.travel/en/search/all/sauna)
리투아니아 | 한국 | 핀란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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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습도 | 60°C 습함 | 70~130°C 비교적 건조 | 70~100°C 습함 |
특징 | 달군 돌에 물을 뿌려 수증기 생성, 나뭇가지로 두드림, 보디 스크럽 | 황토바닥을 데우는 온돌방식, 찜질방이라 불리는 복합레저시설로 발전 | 달군 돌에 물을 뿌려 수증기 생성, 나뭇가지로 두드림 |
리투아니아의 사우나는 사우나의 원조인 핀란드와 가까이 위치해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온도가 낮은 편이고, 영토와 문화에 맞는 실내건축재료를 사용하기도(ex.Amber) 하고, 천연재료를 사용한 보디 스크럽을 하기도 하는 것이 리투아니아 사우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는 작동원리부터가 다르고, 복합레저시설로 발전한 찜질방 문화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라는 걸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과는 다른 리투아니아의 사우나 문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저는 포스팅을 위한 조사를 하면서, 리투아니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문화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교환학생 일상 속에서도 느끼는 바지만, 한 나라를 이해하려고 할 때 반드시 주변국을 함께 봐야 하고 그러한 과정이 시야를 많이 넓혀주었습니다. 흥미로운 포스팅이였기를 바람과 동시에 다음에 더욱 흥미로운 주제로 만나기를 희망하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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