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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가로수는 오렌지 나무!
이 오렌지로 친환경 전기까지?
(2022년 10월 기사)

스페인의 가로수는 오렌지 나무!
이 오렌지로 친환경 전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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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0월 기사)
기고: 미래에셋박현주재단 글로벌 특파원 13기 장준혁
안녕하세요 스페인 University of Malaga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인 미래에셋 글로벌 특파원 13기 장준혁입니다.
전 세계에 수많은 나무가 가로수로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는 해충들이 싫어하는 물질을 내뿜는 은행 나무를 가로수로 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매연 등을 흡수하는 자정작용 또한 뛰어나 대부분의 도시에서 은행 나무를 가로수로 쓰고 있습니다. 반면 스페인은 대개 오렌지 나무를 가로수로 쓰고 있습니다. 오렌지 나무에 특별한 기능이 있는 건지, 혹은 오직 도시 미관용으로 쓰이는 건지 스페인이 오렌지 나무를 가로수로 선택한 이유가 궁 금해졌습니다. 또한 이 오렌지 열매로 친환경 전기까지 생산해낸다는 소식이 남부지방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습니다.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Before the start : 이슬람 왕조의 침공

우선 스페인의 지리학적 위치와 특성으로 인해 어떤 사건사고들이 일어났는지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과 함께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해있습니다. 서기 711년까지 이베리아 반도는 가톨릭을 국교로 지정한 서고트 왕국이 지배하고 있었고, 서쪽으로 대서양, 동쪽으로 지중해, 남쪽으로는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아프리카 모로코와 마주해 있습니다. 서고트 왕국은 왕위 다툼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끊임없는 내분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틈 타 이슬람 왕국인 우마이야 왕국이 침공을 하여 서고트 왕국은 무너지게 됩니다. 가톨릭이 저물고 이슬람의 통치를 받게 된 이베리아 반도에는 새로운 문화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슬람 왕조의 침공 그림
사진출처: 위키피디아(https://commons.wikimedia.org)

First : 열대 과일의 전파

첫 번째, 아프리카 산 과일들이 유럽대륙에 전해지게 됐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스페인 남부 유명한 관광지 '그라나다'의 이름입니다. '그라나다'는 스페인어로 석류를 뜻하며,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과일들이 각 도시에 자리잡는 과정에서 스며든 흔적입니다. 그라나다에 가면 곳곳에서 석류를 모티브로 한 건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과 가까이에 위치한 남부지역, 특히 말라가 대학교가 위치한 '말라가'와 무슬림들의 중심 지배지가 되었던 '세비야'는 가로수를 오렌지 나무로 심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과일이 이베리아 반도로 넘어왔습니다.

석류 사진 말라가 전경 사진 스페인 오렌지 주스 사진

유럽 대륙의 과일과 아프리카 대륙의 과일이 혼재하는 장소가 된 이베리아 반도. 2020년 한 해 동안 스페인이 전 세계로 수출한 과일 주스는 933,642톤으로 세계 4위의 규모입니다. 특히 감귤, 자몽, 레몬, 오렌지, 파인애플 주스의 수출은 전 세계 5위 안에 들고, 토마토와 포도의 수출량은 세계 1위입니다(FAO, 2022). 웬만한 열대과일 산지 국가보다 많은 수출량을 보여준 스페인. 그 시작은 과거 이슬람 왕국의 지배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Second : 우마이야 왕국의 중심지

두 번째로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Andalusia) 지방이 우마이야 왕국의 중심지가 됐습니다. 안달루시아 지방은 앞서 말한 그라나다, 세비야, 그리고 말라가가 위치한 지방이며 모두 오렌지 나무가 가로수인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유적지에서 이슬람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남부지방은 이슬람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왕국의 중심지가 된 남부지방은 실용성보다는 화려함을 추구했습니다. 여기서 가로수 역시 오로지 데코레이션을 위해 오렌지 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오렌지의 상큼한 향과 주황빛 열매가 맺힌 아름다운 모습을 목적으로 한 것입니다.

다사다난한 국사와 여러 문화가 합쳐진 스페인은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대국입니다. 실제 2017과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전 세계 관광산업 경쟁력 순위'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스페인에 오렌지 가로수를 보러 세비야와 말라가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 국민들은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된 오렌지 가로수가 행운의 나무일 줄만 알았습니다.
세비아 오렌지 나무 전경 사진

After the Reconquista : 골칫거리 오렌지

위와 같은 무슬림 정복 흔적들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특히 가로수를 목적으로 심은 오렌지 나무의 열매가 맛이 없다는 것입니다. 드물게 내리는 비와 강렬한 햇빛에 겉으로 보기에는 탐스러운 색으로 오렌지들이 열리지만 실제 그 맛은 시고 떫다고 합니다. 거리에 떨어진 오렌지를 밟으면 끈적해질뿐만 아니라 벌레까지 꼬이게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오렌지 나무를 보유한 세비야는 무려 5만여 그루의 오렌지 나무가 있는데, 말라가와 그라나다를 포함하여 보면 대략 45,000톤가량의 열매를 맺습니다. 그렇게 버려지는 오렌지는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길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했습니다. 각 지자체는 산도가 높은 오렌지 가로수를 처리하기 위해 오렌지 마멀레이드와 같은 상품을 만들어 수출해왔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아닐뿐더러 시간과 투자 대비 엄청난 효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표준 계약서 사진(1)
사진출처: ⓒ Javier Leiva, 위키피디아(https://commons.wikimedia.org)
표준 계약서 사진(2)

Finally : 친환경 전기 공급

이런 골칫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세비야 시는 버려진 오렌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세비야 시는 시립 수자원 회사인 이마세사(EMASESA)와 협력하여 버려진 오렌지 35톤을 활용해 전력공급 시험을 했습니다. 시 측 설명으로 '열매 1톤당 전력 50킬로와츠(kWh)가 생산 가능하며, 세비야 시에 버려진 오렌지를 전부 활용한다면 하루에 약 73,0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비야 시장은 "스페인 정부의 '탄소 배출량 감소'와 '순환 경제 달성'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렌지 사진

여기까지 스페인 남부지방의 골칫거리였던 오렌지 열매로 친환경 전기를 생산해내는 과정을 알아봤습니다. 가을의 골칫거리인 한국 은행 나무로도 친환경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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