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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재미있는 친환경 문화(feat. 판트)
(2022년 06월 기사)

독일의 재미있는 친환경 문화(feat. 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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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6월 기사)
기고: 미래에셋박현주재단 글로벌 특파원 13기 민종희
안녕하세요, 독일 Karlshochschule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인 미래에셋박현주재단 글로벌 특파원 13기 민종희입니다. 어느덧 독일에 온 지도 한 달가량이 되어갑니다. 이번 달에는 독일의 친환경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다른 나라들보다 유럽이 상대적으로 친환경 제도를 중시한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입니다. 독일에서 지내다 보니 엄청나게 많은 Bio 제품, 색다른 분리수거 문화, 유리병도 색깔 별로 분리수거하는 등 그런 점들이 일상생활에서 드러나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새롭고 재밌었던 부분은 바로 '판트(Pfand)'라는 제도입니다. 이 판트라는 것은 바로 독일의 빈병(공병) 보증금 제도로 마트 같은 곳에서 페트병에 담긴 물이나 음료 등을 구매하면 판트값이 추가되어 같이 결제됩니다. 추후에 다 마신 페트병을 수거용기에 반납하면 기존에 결제했던 판트값(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스템입니다.
판트 기계 사진(1) 판트 기계 사진(2)

돌려받은 보증금은 금액과 매장 주소가 나와 있는 쿠폰의 형태로 발급받는데, 이 쿠폰은 현금으로 반환 받아 매장에서 쇼핑할 때 해당 금액만큼 차감하여 결제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발급받은 쿠폰 금액이 쇼핑 결제 금액보다 큰 경우에는 그 차액만큼 현금으로 돌려줍니다(Ex. 장 본 금액 3유로, 판트 쿠폰 4유로 사용 → 1유로 현금으로 환불). 보통 마트에서 판트를 후 받은 쿠폰으로 쇼핑한 금액을 차감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공병이나 캔을 어느 마트에서 구입했든지 상관없이 아무 판트 기계에나 반납할 수 있지만, 발급 받은 쿠폰의 사용은 판트를 한 그 매장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ex. 알디에서 구입한 페트병을 리들 판트기계 반납하는 것 ok, 하지만 쿠폰은 반납한 리들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 페트병 말고도 맥주병 등 특정 유리병들 또한 판트 대상인데, 가격표에 판트값이 붙는지 안 붙는지로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판트 기계 사용 시 주의점!

  • 판트할 캔, 페트병은 제품을 찌그러뜨리거나 손상시키면 안 돼요! 판트 로고가 그려진 라벨 또한 온전한 상태여야 하므로 제품 라벨지가 붙은 상태로 반납하면 됩니다.
  • 판트기계에 제품을 넣을 때 입구 안으로 손을 같이 넣으면 삐 소리와 함께 제품이 다시 돌아옵니다. 병만 구멍 안에 들어가도록 넣어주면 됩니다.
음료 병에 붙은 라벨 사진(1) 음료 병에 붙은 라벨 사진(2) 판트 기계 사진(3)
독일에서 주로 이용하는 대형 마트는 Penny, REWE, Edeka, Lidl 그리고 Aldi입니다. 주요 마트에는 판트 공병 수거 기계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쇼핑하고자 하는 마트에서 반납한다면 쇼핑에 바로 쓸 수 있는 현금쿠폰을 받으니 선호하는 마트로 가서 반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맥주병과 같은 유리병의 경우에는 어떤 마트에서는 바코드 인식이 안 되기도 하기 때문에 잘 확인해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판트'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렇게 마트에 가보면 페트병 제품 가격에 다 +0.XX 유로(Pfand)라고 쓰여 있습니다(보통 페트병은 0.25, 그리고 맥주병은 좀 더 저렴한 0.08 아니면 0.15인데 제품마다 유리병은 다름)

그래서 저 생수 한 병은 0.49+0.25판트가 붙어서 실제 결제 가는 0.74유로가 됩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아리조나 한 병을 구매했습니다. 그러면 보시다시피 영수증에 Pfand 0,25 M이라고 판트값이 추가돼서 결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수 사진 음료 사진 영수증 사진

이번에는 직접 판트를 해볼 차례입니다. 학교 근처에 있는 리들 마트에 왔습니다. 매장 내부 한켠에는 큰 판트 기계가 있고, 작동 방법은 굉장히 쉽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구멍에 빈병을 넣으면 기계가 알아서 바코드를 인식하고 병이 빨려 들어갑니다. 그러면 오른쪽에 인식된 개수가 뜨고 그만큼 금액이 나옵니다. 그리고 Payout을 누르면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줍니다.

이렇게 해서 받은 영수증이 바로 판트 환급 쿠폰입니다. 이 쿠폰을 계산대에 가서 현금으로 달라고 말하거나 쇼핑에 사용할 경우 카운터 점원에게 쿠폰을 보여주면 알아서 금액을 차감해 줍니다.

뭔가 길고 절차가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간단하고 쉬운 시스템입니다. 사실상 추가로 낸 돈을 다시 돌려받는 것이지만, 심리적으로 돈을 버는 것 같기도 하고 판트하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오락실 뽑기 게임을 하는 것 같아서 재활용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판트 기계 사진(4) 판트 기계 화면 사진 판트 환급 쿠폰 사진

개인적으로 판트 제도가 정말 실용적이라고 생각했던 점은 다양한 국가에서 친환경 정책을 시행해도 그 효과나 실행 여부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독일에 사는 모두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식료품 구매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반영되는 요소이기에다들 신경 쓰고 지킬 수밖에 없는 제도라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판트값이 아까워서 올바른 수거처에다가 재활용품을 반납하게 됩니다. 심지어 빈 페트병이나 빈 맥주병이 거리에 버려져 있으면 길거리에 노숙자가 수거해서 마트에서 판트값을 받아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가 겪어본 바로는 사람들이 피크닉을 많이 즐기는 공원 같은 곳에 앉아있으면 작은 카트나 큰 가방을 들고 사람들에게 다 마신 캔이나 병을 받아 가는 노숙자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판트제도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당장 저부터도 판트값을 다시 돌려받는 것은 알지만 아무래도 다시 빈 병을 챙겨서 마트에 반납하러 가야 하는 등 불편한 점들이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을 사기보다는 종이팩 제품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용된 플라스틱의 재활용도 높은 수거율을 통해 처리되고 사람들의 플라스틱 제품 구매선호도를 떨어트림으로 원천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률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판트제도는 플라스틱의 사용 등 재활용에 관한 환경문제를 잘 해결하고 그 근본적 원인도 해결해 나가는 효과적인 친환경 정책입니다. 이런 효과 때문인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환경문제에 굉장한 관심을 쏟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거의 다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고 합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이런 재밌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정책들이 도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활용을 표현한 그림

댓글목록

김태수님의 댓글

김태수

점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