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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바꾼 역사, 프랑스혁명에 감추어진 바게트의 사연
(2022년 04월 기사)

시민이 바꾼 역사, 프랑스혁명에 감추어진 바게트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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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4월 기사)
프랑스에서 시작해 세계인들이 즐겨먹는 빵인 바게트(Baguette)는 프랑스인들에게는 가장 사랑받는 빵이자 중요한 식사 재료다. 매년 소비되는 바게트의 양이 1년에 100억 개가 훌쩍 넘을 정도라고 하니 프랑스인들에게 바게트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한 먹을 거리로 인식되는 바게트. 하지만 그 안에는 프랑스혁명과 아주 밀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프랑스혁명에 숨겨져 있는 바게트의 유래와 역사는 무엇일까?
바게트빵 사진(1)

제빵사들의 고된 노동을 막고자 탄생한 바게트

바게트 (Baguette)의 어원은 막대기, 지팡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 바게트의 모양이 가늘고 긴 막대기를 닮은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별히 바게트를 이런 모양으로 만든 것은 빠른 시간 내에 구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바게트빵 사진(2)
바게트빵 사진(3)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인 바게트에는 여러 가지 유래가 전해진다. 장작처럼 지게에 담아 팔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설, 나폴레옹 시대에 병사들이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걷기 편하도록 만들었다는 설 등이 대표적이다. 모양에 얽힌 이야기는 조금 더 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제빵사들은 항상 고된 근무에 시달렸다고 한다. 아침식사 시간에 맞추어 빵을 구워내기 위해서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렇게 고된 노동을 반복해야 하는 제빵사들의 상황을 고려해 1920년 프랑스에서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빵을 만들 수 없도록 법을 제정했을 정도였다. 제빵사들이 얼마나 격무에 시달렸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제빵사들을 보호하는 법령이 제정되자 프랑스 사람들은 아침식사로 먹던 전통적인 둥근 빵을 구워 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졌고 결국 길고 가는 막대기 모양의 바게트가 탄생한 것이다.

바게트빵 사진(4)

그렇지만 바게트는 아무렇게나 만들 수 있는 빵은 아니다. 엄격한 레시피에 따라 만들어지도록 한 것. 밀가루, 효모, 물, 소금 네 가지 원료로만 만든 바게트는 무게는 250~300g의 사이여야 하고, 길이는 55~65cm로 규정되고 있어 프랑스에서 어떤 빵집을 가든지 비슷한 사이즈의 바게트를 만날 수 있다. 이 바게트 법에 따르면 정해진 기본 재료가 아닌 다른 재료를 추가로 사용해서 만든 빵은 바게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판매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다. 다양한 빵 중에서 유독 바게트에만 이토록 엄격한 규격을 정한 이유가 있다. 이는 바로 프랑스혁명과 이어진다.

빵도 먹기 힘들어진 상황이 촉발한 프랑스혁명

시민운동의 선구자같은 역할을 한 프랑스혁명. 당시 프랑스는 혁명이 일어나기 몇 해 전부터 극심한 흉년을 겪고 있었다. 먹을 거리의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자연스럽게 모든 식재료의 값은 상승했고, 그 중에서 빵의 가격은 폭등해 당시 노동자들의 하루 일당의 90%에 이르는 금액까지 올랐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프랑스 정부는 소금이 들어가는 모든 식품에 소금세를 부과했다. 그런데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이 세금을 고급 관리와 귀족들에게는 면제하는 혜택을 준다.

바게트를 만드는 요소 중에 소금도 빼놓을 수가 없다. 빵값이 오른 데다가 소금이 들어간 식품에 세금까지 내야 하니 프랑스의 평민들은 빵을 사 먹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당시 프랑스의 평민들이 먹던 빵과 귀족들이 먹던 빵은 종류가 달랐다. 평민들은 껍질도 제대로 벗기지 않은 곡식으로 만든 딱딱하고 까만 빵을 먹은 반면, 귀족들은 희고 부드러운 빵에 버터를 넉넉히 넣어 먹었다. 만약 평민이 흰빵을 먹으면 처벌을 받기도 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은 오르고, 빵은 사기 힘들어지는 데다 앙투와네트 왕비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하니 빵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원성은 극에 다할 수밖에 없었다. 왕실과 귀족, 세금과 식량난 등으로 인해 불만이 누적된 프랑스 시민들은 결국 프랑스혁명을 일으키게 된다.

바게트빵 사진(5)
바게트빵 사진(6)

프랑스혁명이 시작되고 1793년, 국민공회는 모두가 평등해진 프랑스에서 빈부의 구분은 없어져야 하며 빵의 평등을 실현하고자 오직 한 종류의 빵만을 만들어 팔도록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때를 시작으로 바게트는 똑같은 규격으로 정해져 구워 먹은 것이 지금의 바게트가 되었다. 프랑스혁명을 통해 획득한 빵의 평등권으로 프랑스 시민 모두 질 좋고 평등한 빵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바게트를 구입해 먹을 수 있다. 물가가 높기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바게트가 이렇게 저렴한 이유는 프랑스 정부에서 프랑스혁명 시절 선포한 빵의 평등권으로 가난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빵을 사 먹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빵인 줄 알았던 바게트는 프랑스혁명 정신이 깃든 상징이자 프랑스 역사가 만들어낸 독특한 문화다.

프랑스 현지의 맛 못지 않은 바게트 맛집

겉은 바삭 안은 촉촉하고 쫄깃한 맛을 볼 수 있는 바게트 맛집 두 곳을 소개합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바게트케이 가게 사진
  • 곤트란쉐리에 가게 사진
바게트케이 바게트 사진

바게트 마니아가 인정하는 바게트 성지,
바게트케이

겉은 바삭하면서도 고소하고, 속은 푹신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으로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바게트로 유명한 역삼동의 바게트케이는 바게트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줄 서 먹는 맛집이다. 이곳은 특별한 노하우로 배합해서 숙성시킨 반죽으로 최고의 식감과 풍미를 만들어낸다. 대표 바게트는 바삭한 겉과 달리 쫄깃하고 차진 식감이 일품인 몽쥐바게트와 겉이 좀 더 부드러운 말제르바게트가 있다.

#위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34길 21-10

#문의 02-567-9501

곤트란쉐리에 바게트 사진

정통 프랑스 빵의 풍미,
곤트란쉐리에

프랑스 브랜드인 곤트란쉐리에는 국내 여러 곳에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카페다. 다양한 빵을 선보이는 이곳은 프랑스 브랜드인만큼 바게트 역시 특유의 풍미를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싹하면서도 쫄깃하고 담백한 듯 하면서 고소한 바게트의 맛을 제대로 살려 입맛을 사로잡는다. 바게트 외에도 크루아상, 각종 케이크 등 빵순이들을 유혹하는 대표적인 빵지순례지 중 한 곳이다.

#위치 서울 서초구 서래로 25 비전타워 1층(곤트란쉐리에 서래마을 1호점)

#문의 02-599-0225

댓글목록

채명희님의 댓글

채명희

정말 재밌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내용을 인쇄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나요??? 기사 인쇄가 안되네요?

서인석님의 댓글

서인석

'바게트 = 평등을 강조한 프랑스 혁명 정신' 이군요. 몰랐던 사실을 배웠네요.
예전부터 프랑스는 '요리'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데, 영국 음식은 왜 그렇게 맛이 없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프랑스요리라는 게 프랑스혁명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귀족들이 고용한 요리사들이 프랑스혁명으로 일자리를 잃자 식당을 차려 생계를 이어나가다보니 프랑스요리가 발달했다고 하더군요. 다음엔 왜 영국 요리는 맛이 없는지를, 영국 역사와 연결해 설명하는 기사가 게재되면 좋겠네요.

노만일님의 댓글

노만일

ㅎ그렇군요.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