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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ESG WAY_숨겨진 알파 찾기
항공업 환경규제 리스크 진단 CORSIA:
비용 차별화를 이끌 신호탄

GLOBAL ESG WAY_숨겨진 알파 찾기 항공업 환경규제 리스크 진단 CORSIA:
비용 차별화를 이끌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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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혁신기업분석팀 류제현 이사

항공업 ESG 리스크 탄소배출 기후 규제 의무화에 주목

항공업종은 2020년 운송업종 내 배출량 기준으로 11.6%, 2021년 글로벌 총 배출량 기준으로 약 1.5%를 차지합니다. 전체적인 비율이 높지 않아 보일 수 있으나, 항공업종의 무탄소 전환 난이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수소 연료 또는 배터리를 사용한 무탄소 항공기는 필요한 주행 거리 및 전력에 의해 운항 효율이 제한됩니다. 현재의 내연 엔진 대비 수소 배터리와 연료 탱크가 훨씬 크고 무거운 점에서 효율성은 더욱 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항공업종의 화석연료 수요 또한 타업종 대비 높은 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통계상 항공업은 연간 1,000억 갤런의 화석연료를 소비하며 전 세계 석유 수요의 15%를 차지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항공업계의 탄소배출량은 급감하였으나, 여행 수요가 회복되며 배출량이 재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노력의 일환으로 기후변화규제가 도입되었으나, 항공수송에서 공급 제한의 주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규제들은 항공사의 운영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항공업 시황 수요 회복 속 지속되는 공급 차질

1. 여객 시황: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

최근 항공 여객부분의 L/F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꾸준히 개선되며 2022년부터 80%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견조한 수요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6월 기준 글로벌 항공사 RPK는 8.5% YoY 성장하였으며, 여름 성수기를 맞아 여행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9년 및 전년 대비 탑승객 증가율의 둔화 압력은 지속되고 있으나, 6월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12.3% YoY 수준으로 성장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 전 수준으로 회복 중입니다.

7월 인천공항 통계상에서도 국제 여객 수송량은 리오프닝 이후 처음으로 600만 명선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9년 대비 증감률은 -1.3%로 전월(-4.1%) 대비 여전히 역성장 추세이나, 중국(-17.9%, 6월 -23.5%), 동남아(-2.6%, 6월 -4.6%) 등 단거리노선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시현되고 있습니다.

2. 화물 시황: 비수기에도 불구, 견조한 수요에 주목

6월 글로벌 화물 수요량은 CTK 수치상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하며 2024년 상반기에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동원 항공화물 수송량은 아시아 태평양 및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 노선에서의 견조한 무역 수요에 힘입어 15.6% YoY 성장했습니다. 국내 화물수송량은 7월 기준 전월(11.3%) 대비 성장폭이 축소되었스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6.0% 증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화물 운임은 발틱항공운임지수(BAI)상 24년 2월의 1,700pt대 저점에서 반등한 후, 최근 2,000pt 초반대의 안정세를 유지 중입니다. 8월 넷째 주 운임지수는 2,107pt로, 지난달의 고점(2,155pt)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이커머스 물동량 증가와 컨테이너선 수송 수요의 일부 이전효과를 기반으로 운임유지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항공기 공급 제한: 항공기 인도 지연 지속

글로벌 항공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속된 여객 수요 회복으로 수익성 개선 기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국제항공운송협회(이하 IATA)는 항공업계가 23년 233억 달러(약 30조 원, 마진률 2.6%)의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4년에는 257억 달러(약 34조 원, 마진률 2.7%)로 전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수익성 개선에 대응할 공급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가 인도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초 737 맥스9 기종 운항기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보잉사가 미 연방항공청(FAA) 및 법무부 조사 대상으로 지정되며 생산 지연이 심화되었습니다. 제조 공정에서 규정 미준수 사항이 확인되었고, 이에 따라 유나이티드 항공은 보잉 측에 FAA 미인증 단계인 737 맥스10 기종의 생산 중단까지 요구한 바 있습니다.

현 글로벌 거대 항공기 제조사는 보잉, 에어버스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에어버스의 생산 능력이 보잉의 둔화량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에 루프트한자(Lufthansa), 라이언에어(Ryanair) 등 글로벌 항공사는 2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사업계획 차질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737 맥스 여객기의 인도 지연으로 인해, 신규노선 취항 및 조종사 채용 등의 가이던스를 수정했습니다.

실제로 미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인도 지연이 시작되면서 1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2024년 실적 및 운송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올해 총 85대의 인도를 예상했으나, 해당 전망치를 20대로 최종 조정하였기 때문입니다. 실적 가이던스 하향의 여파로, 동사는 컨퍼런스콜 직후 장중 주가가 14.9% 하락했던 바 있습니다.

수송 수요 확대에 상응하는 공급 능력의 성장 여부는 항공사측 수익성 유지의 핵심입니다. 글로벌 메가캐리어들은 해당 지연이 일시적인 차질로 그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에 기회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컸습니다.

CORSIA 눈 앞에 다가온 규제

1. CORSIA 규제 개요 및 로드맵

1) 규제현황 및 단계별 로드맵

CORSIA(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는 국제항공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초과량은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는 제도입니다. CORSIA는 시범운영 단계(2021~2023년)와 제1단계(2024~2026년), 제2단계(2027~2035년)로 구분됩니다. 시범 운영 단계 및 제1단계는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에 그칩니다. 하지만, 제2단계부터는 의무이행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최대 이륙중량이 5.7톤 이상인 항공기가 국제선 운항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이 연간 1만 톤 이상일 경우, 해당 항공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는 '이행의무자'로 지정됩니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만 톤 이상인 모든 항공사는 2019년 수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탄소배출량 모니터링 계획 및 배출량 보고서 등을 정부에 제출해야 합니다. 탄소배출량을 허위로 보고하거나 보고하지 않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벌금 혹은 과태료를 부과하는 형태의 제재가 이루어집니다. 2024년 제1단계에 진입하며 CORSIA 규제의 기준치는 2019년 배출량 대비 기존의 100%에서 85%로 강화되었습니다.

24년 2월 국회 본회의에서 '국제항공 탄소 배출량 관리에 관한 법률'(국제항공 탄소법) 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국내에서의 이행 기반 또한 마련되었습니다. 24년 1월 배출량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9개의 항공사가 CORSIA 이행 의무자에 포함됩니다. 이들 업체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약 200만 KAU(=1tCO2eq)를 배출했으며, 그중 대한항공이 약 75만 6천 KAU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23년 말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CORSIA 기준선을 초과 배출한 항공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항공업계가 회복세에 들어가며 24년을 기점으로 기준을 초과해 상쇄 의무 대상으로 지정되는 항공사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2. 항공사 CORSIA 규제 대응책: 탄소배출권에서 SAF 확보까지

국제민간항공기구(이하 ICAO)는 CORSIA 규제를 발표함과 동시에 규정 준수를 원하는 항공사에 1) 운영 효율성 및 항공기 개선, 2) CORSIA 적격 배출 단위 기준을 준수하는 탄소배출권 구매, 3)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사용 확대의 3가지 대비책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IATA는 2050년까지 항공기 여객 수 증가 전망에 따라 SAF 사용(65%), 탄소상쇄/포집(19%), 신기술개발(13%), 인프라운영/개선(3%)의 순서대로 탄소중립 목표치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항공업계의 탈탄소 대안은 단기적으로 탄소배출권 구입, 중기적으로는 SAF 도입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는 SAF의 생산공정 미흡 및 고단가 이슈로 인해 탄소상쇄 플랫폼 참여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CORSIA 탄소배출권의 구매가격 상승에 따라 대체연료 등의 장기 대응책이 주효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5년을 기점으로 EU의 항공급유 시 의무혼합률 확대와 생산기술 고도화에 따라 SAF의 상업화가 현실화될 전망입니다.

한편, 고단가의 SAF 비용이 부담되는 LCC들은 CORSIA 규제 헷지 방안으로서 저탄소 기체 교체를 모색 중입니다. 노후화된 항공기에서 보잉 B737-8과 에어버스 A321 네오 등 차세대 항공기로의 변경을 통한 연료 효율 확대 전략입니다. 하지만, 항공기 제조사의 인도 지연에 따라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제조사와 이미 대량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업체와 달리, 신형기 물량 인도에 차질을 빚는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탄소감축 리스크에 취약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항공업체의 최종적인 넷제로 목표 현실화 방안은 친환경 항공기 도입의 형태를 띌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잉, 에어버스 등 기체 제조사들은 연간 수천 톤의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가 있는 수소/전기구동 등의 친환경 항공기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보았을 대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3년 넘게 적자경영을 지속해 온 항공사 입장에서는 섣불리 신형 항공기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1) 자발적 탄소배출권 구매

배출권 구매를 통한 탄소상쇄는 2019년 기준년도의 배출량 수준(2024년도부터 기준년도의 85%)을 유지하기 어려운 항공사들이 지불하는 비용입니다. 탄소배출권의 단가는 현재부터 2023년까지의 배출량 수준과 탄소 1톤을 상쇄하는 데 드는 비용에 따라 결정됩니다.

항공업 탄소상쇄 활성화 체계의 예시로는 IATA의 ACE(Aviation Carbon Exchange) 항공탄소 거래소가 있습니다. 상쇄플랫폼 참여자는 항공사가 주최하는 상쇄 프로젝트 혹은 산림 재생, 토양 복원 등 별도의 저감 프로그램에 투자가 가능합니다. 프로젝트 제공 주체는 항공기체로부터 나온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저감 달성량을 공표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CORSIA 제도의 자발적 이행 단계에서는 저가, 저효율의 탄소배출권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 ACE 거래소에서는 등록된 전 종류의 감축사업에 참여가 가능하기에, 항공업과 무관한 프로그램 투자를 통한 회피형 탄소상쇄가 가능합니다. 배출권 구입의 의무화 전까지는 항공사의 실질 탄소감축을 달성하지 못하는 물량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항공업 탄소배출권 단가는 유럽 등 타 탄소배출권 대비 낮은 단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림 1 ACE 탄소상쇄 플랫폼 개요
ACE 탄소상쇄 플랫폼 개요 도식

자료: IATA,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반면, 의무화 단계가 가까워질수록 CORSIA 탄소배출권 단가 또한 점차 상승할 전망입니다. 23년까지는 탄소배출권 구입기준이 19년 배출량 수준으로 동결되나, 24년부터 35년까지는 19년의 85% 수준으로 급감하기에 항공사들의 배출권 구입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IATA는 SAF, 탄소 포집 등의 실질 탄소배출량의 감축 필요성을 전망하여, 탄소배출권의 의존도는 2025년 수준(97%) 대비 2050년(8%)까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래프 1 항공업 탄소배출권 의존도 감소 전망(~2050)
항공업 탄소배출권 의존도 감소 전망(~2050) 그래프

자료: S&P Global Community Insight, IATA,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2) 지속가능항공유(SAF) 연료 전환

SAF(Sustainable Air Fuel)는 화석연료가 아닌 대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유입니다. 폐식용유, 동식물 바이오메스 등을 활용해 생산하는 항공운항용 바이오연료 전반을 지칭합니다. 항공기 운항에 사용되는 Jet-A1 항공유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항공사의 Scope 1+2 합산 배출량 중 99%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에 운항기체 전동화가 늦은 항공업 특성상 FSC 항공사를 중심으로 SAF를 통한 연료의 탄소배출 효율화가 가장 현실적인 중장기적 탄소중립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림 2 기존 항공유 및 SAF 분류체계
기존 항공유 및 SAF 분류체계 도식

자료: MDPI,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1세대 SAF인 HEFA는 실제로 화석연료 대비 73%에서 84%의 탄소배출 저감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 이후 PTL 기술이 확립될 시 최대 99%의 저감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당 기술은 그린수소 공급망의 확립을 전제로 하기에 단기적으로는 가용성이 떨어집니다. 다만, ATJ(바이오매스 활용 에탄올 생산) 및 FT(일산화탄소-수소 합성가스 공정) 등 중장기적 대체 기술을 통해 SAF2I 탄소 저감률은 향후 90%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IATA는 23년말 발표에서 제시한 탄소중립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약 5억미터 톤의 SAF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30년 SAF 생산 예상량이 약 6,300만 톤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요량입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27개 회원국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 시 2%의 SAF 혼유 의무화를 발표했습니다. EU의 의무 혼유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EU의 압력에 따라 미국과 유럽 항공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SAF 생산업체향 투자 및 공급 계약이 체결되고 있습니다.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의 KLM항공은 미국 루이지아나의 DG퓨얼스 SAF 생산시설에 약 470만 달러(62억 원)를 투자하였으며,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는 23년 12월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과 2030년까지 36만 톤의 SAF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북미에서는 버진애틀랜틱이 23년 네스테(Neste)와 파트너십을 맺고 SAF 2천 톤을 구입했으며, 델타항공은 엑셀 에너지(Xcel Energy) 등의 공급업체와 함께 미국 미네소타주에 자체적인 SAF 허브 연합체를 구성하였습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23년 9월, 아시아나항공이 24년 1월에 각각 쉘과 SAF 구매 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IATA는 항공사가 지출하는 정규 유류비 외에도 2024년 기준 SAF 확보를 위해 최대 24억 달러(약 3.2조 원)의 부가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100% 제트항공유 사용을 가정 시 24년 글로벌 항공업종의 유류비는 2,69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IATA의 24년 SAF 가격 추정치(1갤런당 8.4달러) 및 EU의 2025년 의무 혼합비율(2%)을 모든 노선에 적용했을 때 항공업종의 유류비 지출은 4.2% 증가할 전망으로 초기 부담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일 SAF 가격을 가정 시 유류비의 부담은 2030년 13%, 2035년 42%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2050년 의무 비율인 70%를 가정할 시에는 약 147%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공급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1갤런당 4.2달러 추정)할 경우 그 부담은 경감되지만 장기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2050년 SAF 혼합비율 70%을 가정 시 유류비는 38% 증가합니다. 정유사가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항공사는 장기적으로 SAF 밸류체인 확보와 상용화를 앞당겨 비용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비용 차별화는 마진 우위를 차지할 뿐 아니라 결국 경쟁사 대비 단가 차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SAF가 항공사의 입장에서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첫째, 상업화의 미흡으로 인해 아직 일반 항공유 대비 단가가 2~3배 높기 때문입니다. SAF 단가는 기존 항공유에 비해 약 500달러 높은 수준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1) SAF 생산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2) 국가별 생산 역량이 국지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원활한 공급이 힘듭니다.

둘째, SAF 전환에 따라 항공사들은 엔진, 연료탱크, 기체 등의 부수적인 부품 교체 CAPEX 부담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현재 수준에서 SAF는 최대 50%까지 혼유가 가능하나, 만일 100%의 SAF 비율로 현 기술 수준의 항공기체 엔진을 가동하면 연료탱크 누출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잉, 에어버스 등 기체 제작사에서 현재 개발 중인 SAF 100% 구동 항공기가 상용화되는 시점에서 해당 CAPEX 부담은 축소될 전망입니다.

ICAO는 현존하는 전 세계 323개의 SAF 생산시설이 미국을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100개)에 이어 캐나다(27개), 프랑스(19개), 영국(15개)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총 연간 363억 리터로 캐나다(65억 리터), 프랑스(18억 리터)를 압도하는 CAPA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 또한 중국(13개, 53억 리터) 및 일본(12개, 14억 리터)에서 생산 확대가 나타난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SAF 전용시설 건설 계획이 발표된 바가 없으나 지난 8월 30일 국내 SAF 상용화 로드맵을 기점으로 인프라 생산 역량 확대를 기대합니다.

현 글로벌 수요 측면에서 SAF의 초기 도입은 미국 주요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우스웨스트, 버진애틀랜틱 등 업체는 30년 기준 전체 항공유의 10%를 SAF로 대체하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특히 델타항공은 35년 50%, 50년 95%까지 확대 예정입니다. IRA의 대체연료/탄소저감 기술 보조금으로 인해 24년초부터 추가적인 참여 확대가 관찰되었습니다. 22년 기준 북미 시장에서 SAF는 아직 제트항공유 대비 0.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메가캐리어들을 중심으로 북미 내수 및 글로벌 SAF 소비량 모두 확대될 전망입니다.

항공업종 ESG 스코어링

1. 항공업종의 탄소배출 집약도 분석

CORSIA 제2단계 의무이행에 돌입하면 동종업계 평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에너지 관리 부문에서 우위에 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규제 강화 및 SAF 전환 트렌드에 따라 Scope 1+2 배출량을 통제하는 기업 위주로 산업 내 플레이어가 재편성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CORSIA 규제 이행의 골자는 항공 수요가 회복되는 2023년 말 이후 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데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탄소배출량 측정 및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2023년 항공업 Scope 1+2 GHG/Revenue (tCO2eq/m$ 기준) 측정 중간값은 2019년 대비 약 18.5% 감소하였습니다.

제트항공유로 인한 배출량이 약 99%의 비중을 차지하는 Scope 1+2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SAF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9년 대비 2023년 기업별 Scope 1+2 GHG/Revenue (tCO2eq/m$) 수치를 보았을 때 매출원가 및 자본지출(CAPEX) 부담에도 불구하고 생산업체향 공급 계약, 원료 교체를 단행하는 메가플레이어들 위주로 배출 감축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 중 대형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경우 2023년 기준 2019년 수준을 상회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한항공은 Scope 1+2 GHG/Revenue 값을 2019년 대비 23.4% 감소시키며 국내 업체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모두 국내외 항공업계 중간값보다 더 높은 매출액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였습니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2023년 기준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객수요 회복에 따라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scope 1+2 배출량 수치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델타항공은 Scope 1+2 GHG/Revenue 값을 2019년 대비 24.0% 감소시키며 글로벌 업체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보여주었습니다. 라이언에어의 경우, Scope 1+2 배출량 수치는 2019년 대비 2023년 20.9% 증가하였지만 매출액 당 등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동기간 내 4% 감소하였습니다. 다만 국내 및 글로벌 기업 모두 SAF 연료 교체 및 공급망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LCC 업체들이 약진을 보인다는 점이 공통되었습니다.

2. 업체별 환경(Environment) 부문 스코어링

항공업종의 ESG Scoring은 기후 규제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본 보고서에서는 ESG Scoring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가장 밀접한 환경(Environment) 항목의 스코어링만을 다룹니다. 환경 부문 스코어링(Environment Scoring)의 경우 앞서 언급한 1) 항공기 개선, 2) 탄소배출권 구매, 3)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사용 확대가 항공업계 지속가능성 개선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항공업종 기업들의 경우 가장 선제적인 CORISA 규제 대응책을 보유한 대한항공이 5.5점으로 가장 높은 Environment Scoring을 보유합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GHG Emissions) 항목과 기후 리스크 대비 정도 항목에서 국내 기업 평균과 가장 큰 격차(각각 3.7, 3.0점)를 보여 대한한공의 탄소 저감 정책이 효과적임을 입증했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Scope 1&2 배출 저감뿐만 아니라 화물사업부 '고객참여형 SAF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밸류체인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3. 글로벌 항공사 투자비용 부담 지속 관찰 필요

현 기단의 운항효율 확대, 지속가능항공유(SAF)로의 전환 및 부수적인 부품 교체는 항공사들에게 매출원가 및 CAPEX 부담으로 적용됩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2Q24 현재 전체 연료 비중의 0.3% 정도를 차지하는 SAF 비중은 2035년 최대 8.2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2026년 SAF3-5% 혼유 의무화), EU SAF(2030년 6%, 2035년 20%), 일본(2030년 10%) 등 점점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 때문입니다. SAF 가격은 현재 기존 제트유 대비 2~3배의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항공사들에게 상당한 매출원가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LCC 항공사들의 SAF 전환은 아직 미흡하며, 이는 Scope 1&2 탄소배출량 감축 속도 저하로 이어집니다. 현재 LCC들은 대부분 SAF 연료전환 대신 환경부담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다만 CORSIA 규제가 2027년부터 의무이행에 돌입하고 EU 등 각국 정부의 SAF 혼합율 규정이 강화되면 LCC 업체들 또한 SAF의 사용을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선제적으로 SAF 전환을 위한 부품 교체 및 친환경 항공기로의 교체를 단행하는 항공사들은 투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선제적으로 SAF 관련 유무형자산을 매입하는 델타항공의 경우 매출액 대비 CAPEX 비율이 루프트한자, 대한항공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았습니다. 다만 친환경 전환에 따른 유무형자산의 취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항공사들의 투자액을 지속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환경 규제로 시작될 옥석 가리기

중장기적 저탄소 전환 역량에 집중

항공업 CORSIA 규제에는 단기적으로는 배출권 구입을 통한 탄소상쇄라는 리스크 헷지 수단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2027년부터 의무이행 단계 시행에 따라 SAF 도입 및 기존선단 교체 비용이 필연적입니다. ICAO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운항 효율화 및 항공기체 기술 수준 개선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항공업종의 탈탄소에는 결국 탄소상쇄와 SAF의 기여가 결정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권 역시 실질 배출량 감축 방안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SAF가 대세가 될 전망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SAF 생산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상용화가 전제될 필요가 있습니다. 탄소배출권 구매와 SAF 확보 모두 항공사에게는 비용 증가로 귀결됩니다. 물론 해당 비용은 요금 인상을 통해 탑승객 및 항공화물 포워딩 업체 등 고객에게 부가적으로 전가될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비용 증가에 얼마나 선제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개편에 대응하고 자발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2027년의 CORSIA 규제 의무이행 단계까지 약 2년 이상의 대비 기간이 잔존합니다. 그러나 기후 리스크가 가중되는 수급 환경상 필연적인 시장 충격에 대한 유연성을 보유한 업체를 선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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