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일정기간 하락한 이후에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을 때 세부 섹터 단위로 시가총액 변화를 살펴보면, 어떠한 트렌드와
연관된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18년 9월 고점과 2019년 4월을 기준으로, 글로벌 시가총액
3,000위 종목을 세부 섹터별로 묶어보면 시스템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섹터가 시가총액 상승이 뚜렷하며,
모두 클라우드 트렌드와 연관되어 있는 종목들입니다.
트렌드의 시작은 클라우드
향후 10년간의 트렌드는 스마트폰에서 클라우드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현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변화된 컴퓨팅 환경을 주도하는 기업이 글로벌 시총 1위에 등극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클라우드 인프라 및 플랫폼 1위인 아마존,
인프라와 플랫폼에서 2위이며 소프트웨어에서는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애플도 하드웨어보다는 클라우드가
기반이 되는 서비스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시점이기에, 향후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은 클라우드 기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통해 슈퍼컴퓨터를 내 것처럼 빌려 쓰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클라우드는 컴퓨팅 발전의 모든 것이 통합된 단계입니다.
1980년대 이전에는 메인 프레임에 연결된 터미널에서만 컴퓨팅이 가능했으나, 1980년대에는 메인 프레임(서버)에 여러 대의 단말기(클라이언트)를
연결할 수 있었고,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다른 네트워크 내의 서버를 연결해 모든 정보가 연결될 수 있는 인터넷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에는 스마트폰이 등장해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어 컨텐츠가 빠르게 확대되었고 컨텐츠를 집중화해 처리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는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센터를 연결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내 것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클라우드의 역사는 아마존의 역사와도 유사합니다. 1995년에 온라인 서점을 시작으로 음반, DVD 등으로 전자상거래 품목을 다양화하던 아마존은
장바구니에 담아 한 번만 클릭하면 결제와 배송이 바로 진행되는 원클릭 주문 서비스로 성장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이후 2000년에 다른 소매업체들도
아마존 사이트에서 자신의 온라인 점포를 만들 수 있도록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하면서 현대의 전자상거래 모습을 갖춰갔습니다. 이후 2002년에 상품관련
데이터베이스와 주문 관련 서비스를 오픈해 소매업체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2006년에 아마존의 서버를 시간단위로 임대할 수 있고, 저장공간을
빌릴 수 있게 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2008년 이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현재의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클라우드를 통해 자신만의 컴퓨팅 환경을 자유롭게 확장 또는 축소할 수 있는 것이 클라우드의 매력이자 장점입니다.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 작은 기능의 클라우드의 인프라(IaaS, Infrastructure as a service)를 잘 모으면, 레고블럭과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PaaS, Platform as
a Service)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병렬컴퓨팅, 컨텐츠 딜리버리, 결제, 이메일, 메세징과 같은 기능들이 클라우드 플랫폼입니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레고블럭
쌓듯이 잘 쌓으면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축할 수도 있고, 어도비시스템처럼 어느 기기에서든 사진편집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Software as a Service)도 가능합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트렌드인 클라우드
클라우드의 다양한 장점 때문에 활용도가 넓어질 것입니다. 우선,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투자하는 대신 필요한 만큼,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클라우드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인프라 서비스 공급자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고 사용자의 종량 과금제 요금을 낮출 수 있기에 모두에게 경제적인
효용이 증가합니다. 또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 인프라 용량을 추정할 필요가 없고, 서버를 하드웨어로 구축하는데 몇 주 걸리던 시간을 단 몇 분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서비스센터 운영과 유지관리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몇 분만에 전세계에 컨텐츠 또는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습니다. 가트너(2019. 1월)에
따르면 2019년에 클라우드 서비스는 전년대비 17% 성장한 2,062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며,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PaaS),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가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클라우드 인프라 및 플랫폼 서비스는 소수업체로 과점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8년 4분기 기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대부분 전년보다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으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등 초대형 IT기업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시장점유율 1, 2위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50%수준의 EBITDA 마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소수기업 중심으로 집중화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대형 IT기업들을 중심으로 1,087억 달러의 클라우드 Capex 투자가 예상되는데, 전년비 +14% 성장으로 둔화된 모습이지만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것과 전망치 상향이 없었던 작년 하반기보다는 예상치가 증가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연평균 16% 성장하고 있으며, 전년도 유료사용자(Subscription)의 갱신률은 90% 수준에 이를 만큼 충성도가 높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는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의 35%의 침투율로 아직 낮으나,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인사관리(HCM)와 고객관리(CRM) 소프트웨어는
60%이상이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입니다. HCM과 CRM에서 빠르게 성장한 워크데이와 세일즈포스의 꾸준한 기업가치 상승과정을 되돌아보면, 소프트웨어
시장의 침투율이 올라갈수록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클라우드 도입은 지속적으로 확대
초대형 IT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둔화된 상황에서 애플은 아이폰 판매를 회복시키려는 것보다는
컨텐츠가 원활하게 작동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대신에 Apple TV+, Apple News+, Apple Arcade 등 구독서비스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글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플랫폼에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3위 사업자이기에 더욱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며,
온라인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인 스태디아를 발표하고 연말에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기업들도 클라우드 활용을 확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월마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라인으로 주문 후 매장에서 바로 픽업하는 서비스, 무료배송 서비스, 신선식품 당일 배송 서비스 등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월마트의 2019년도 매출성장률은 전년비 +3%이지만 E-commerce 부문의 매출성장률은 +43%로 예상되는데, 매년 낮은 한자리 수에 매출성장률이 멈춰있는
것과 소폭이라도 증가하는 성장동력이 있다는 것은 기업가치에 큰 차이를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G는 클라우드를 더욱 확대시켜줄 것으로 보입니다. 5G에서 초고화질의 컨텐츠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려면 트래픽 분산,
초저지연을 구현해야 합니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통신기지국이 엣지컴퓨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엣지컴퓨팅은 초대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기능을 축소해 구현한 것으로, 가까운 곳에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구현이
가능하며, 초대형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속하지 않아도 구현될 수 있어 비용이 낮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엣지컴퓨팅은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클라우드 인프라 및 플랫폼 사업자에게 바로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더 많은 기업들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끌어들이면서 결국에는 전체 클라우드 시장을 키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엣지컴퓨팅을 활용해 본격적인 IoT가 가능해질 것이며, 2018년도에
86억대였던 IoT기기는 2024년에는 223억대로 연평균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FAANG 다음의 기업으로 거론되는 PULPS는 올해 IPO가 진행 또는 예정된 유니콘기업으로, Pinterest(이미지 공유업체), Uber(차량공유 플랫폼),
Lyft(차량공유 플랫폼), Palantir(빅데이터 분석), Slack(업무협업 툴)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 기업들은 데이터와 관련된 기업들이며, 하드웨어적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기업입니다. 서비스의 영역은 다르지만 클라우드가 기반이 될 수밖에 없으며 클라우드는 새로운 기업의 출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요한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