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화님의 댓글
이춘화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모 기업 차장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평범한 중년, '노후남'입니다.
어느덧 제 나이, 마흔 일곱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보다 열 살 더 젊은 집사람 '한창인(37세)' 때문에 그간 제 나이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저까지 덩달아 한창인 30대라 착각하고 지낸 거지요. 하, 늘 젊을 줄만 알았는데.
그러다 오랜만에 참석한 동창회에서 살짝 충격 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이 벌써부터 모두 '노후' 대비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한 자락씩 늘어놓더라고요. 주택연금이니 뭐니 이것저것 아는 것은 죄다 떠들어대는 똑똑한 친구, 은퇴 후 치킨집 말고 더 나은 창업을 하고 싶다고 성토하는 친구, 아예 농사를 짓겠다고 귀농을 외치는 친구까지…….
무엇보다 놀란 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보고 젊은 와이프 둬서 그렇게나 부럽다는 둥, '도둑놈'이라는 둥, 저 혼자만 청춘이라는 둥 실없는 소리들을 쏟아내던 놈들이……. 이제는 글쎄, 이런 얘길 하며 제 등을 토닥이는 겁니다.
"어휴, 네가 제일 걱정이다!"
제가 무슨 소리냐 따졌더니,
"너 일찍 세상 떠나면 그 젊은 형수님 혼자서 뭐 먹고 사냐?"
"맞아, 인마! 나이차 엄청 나잖냐."
그 뿐만이 아닙니다.
"장가 좀 일찍 가지 그랬어. 애들도 아직 어리지?"
"운동 많이 해라. 이제는 병드는 것도 죄야."
이 놈들이…….
"너네도 똑같이 늙잖아. 다 비슷한 처지면서!"
라고 항변하니,
"도둑놈, 여기 10살이나 차이 나는 부인 둔 건 너 뿐이야!"
이라는 일침이 날아들더라고요. 결국 전 '깨갱' 했습니다.
술자리에서 돌아와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해보려 해도 그 말들이 쉬이 잊히질 않습니다. 괜히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꺼내 물었더니 건강 좀 생각하라는 부인의 잔소리가 들려오네요. 평소 같았으면 귓등으로도 안 들었을 텐데, 오늘은 조용히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맞아, 내가 건강해야지.
삶의 무게감이 밀려옵니다. 나 역시 언젠가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이고, 그 후론 점점 빠르게 늙어갈 텐데. 당장의 자식들 교육은 둘째 치고, 앞으로 내 마누라는 어쩌지?
노후대책, 진짜 전 남들보다 훨씬 더 신경 써야 하는 케이스인 걸까요?
네, 맞습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60세 동갑 부부일 때 필요 은퇴자금이 두 사람의 연간 생활비의 20배이고, 아내가 5세 연하면 22배, 10세 연하면 23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이차에 따라 추가로 2~3년 치 생활비를 더 준비해야 하는 등, 나이 차이가 노후대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의외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 은퇴설계는 남편이 2~3세 연상인 부부를 가정하고 아내의 기대여명만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다양해지는 혼인 연령 패턴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나이차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노후를 준비한다면 은퇴 후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부부의 당초 기대보다 실제 노후시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은퇴설계는 '부부 두 사람의 삶이 모두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즉 부부 중 최종 생존자가 사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만 제대로 된 은퇴설계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부부 기대여명'이란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부부 기대여명이란 부부 두 사람의 인생이 모두 마무리되기까지의 평균시간을 의미합니다. 연구소는 2013년 통계청 완전생명표 데이터를 활용해 나이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부 기대여명과 필요 은퇴자금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60세 동갑일 때 부부 기대여명은 30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남편의 기대여명(22년)보다 8년, 아내의 기대여명(27년)보다 3년이나 더 긴 것으로, 이를 통해 은퇴설계가 남편 또는 아내의 기대여명을 개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부부 기대여명을 바탕으로 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부부 기대여명은 부부 모두 건강한 10년, 부부 중 하나 이상이 활동장애를 겪는 10년, 사별 후 홀로 지낼 10년, 즉 'Triple 10(10-10-10)년'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아내가 연하인 경우 부부 기대여명은 띠동갑 연하일 때 38년까지 늘어나지만, 부부 모두 건강할 10년과 활동장애를 겪는 10년은 그리 변하지 않고, 주로 홀로 살 시간이 18년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아내가 연상이면 부부 기대여명이 단축되고 부부 건강시간도 띠동갑 연상일 때 5년까지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부 기대여명을 바탕으로 필요 은퇴자금을 산출한 결과, 부부가 동갑일 때 연간 부부 생활비의 20배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예컨대 부부 생활비가 연 2,400만원(월 200만원)일 때 은퇴자금으로 4억 8천만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입니다. 필요 은퇴자금도 부부 나이차에 따라 달라져, 아내가 띠동갑 연하일 때는 24배까지 증가하고, 반대로 띠동갑 연상일 때는 17배로 줄어, 7년 치 부부 생활비만큼 차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가 머지않은 만큼 은퇴 후 부부가 함께 여생을 보낼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기혼자는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배우자와 같이 생활할 자금을 준비하고요.
하지만 정말 똑똑한 노후 준비는, 막연히 은퇴 후에도 부부가 함께 황혼기를 보낼 것이라는 생각이 아닌, 부부의 기대여명에 바탕에 둔 합리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부부 나이차에 따른 맞춤형 은퇴설계법을 통해 세심한 노후대책을 마련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