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첫눈부터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여러 가지 불편함과 사고를 초래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겨울에는 눈 내린 풍경을 보는 것이 행복감을 느끼는 좋은 방법입니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풍경을 보면서 복잡한 세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평화로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좋은 곳을 소개해 주세요.
눈을 테마로 한 축제의 서막을 올린 태백산 눈축제
우리나라에서 눈을 주제로 한 축제를 시작한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태백산 눈축제는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민국 겨울의 중심 '대관령'의 청년 여럿이 모여 눈축제를 만든 것이 계기가 되어 1994년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태백산 눈축제는 겨울축제의 신호탄이 되었다.
산은 대개 겨울이면 등산객이 줄어 비수기로 접어드는데 이 지역에 눈이 유난히 많이 내려 아름다운 설경을 만들어내는 것에 착안해 축제를 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발했다.
매년 1월 말에 개막해 2월 초까지 이어지는 태백산 눈축제는 올해로 32회를 맞이하는데 해마다 다른 주제로 웅장하고 섬세한 눈조각들을 만나볼 수 있다.
대학생들의 창의력을 눈 조각에 담아낸 '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를 비롯해 아름다운 눈으로 뒤덮인 태백산의 설경을 체험할 수 있는 '태백산 눈꽃 전국등반대회'가 개최된다.
또한 각종 공연행사 및 태백의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등 겨울철 추억을 선사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되어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렘으로 가득 채운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겨울을 즐겁게 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더불어 풍경을 감상하며 하얀 추억을 갈무리할 수 있는 태백산 눈축제.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더욱 잘 드러나는 입지와 청정한 강원도의 풍경과 어우러진 하얀 눈세상은 그야말로 순백의 아름다움으로 귀결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다.
겨울이 긴 계절 특성 덕분에 생겨나 이색적인 지역문화와 대관령의 변천사를 담은 공간을 조성하고, 옛 문화가 담긴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대관령의 겨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태백산 눈축제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다.
평창군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적설량이 많은 지역이다. 겨울에 이곳에서 설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추위도 두렵지 않게 할 정도로 각별하다.
평창에서 눈으로 가득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발왕산과 선자령이다. 발왕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천년주목숲에 눈부시게 하얗게 피어난 상고대를 감상할 수 있어 겨울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발왕산은 해발 1458m의 높이로 국내에서 12번째로 높지만 용평 리조트 내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특히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천년주목숲에 소복하게 눈 내린 풍경은 한 번 보면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황홀경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설경도 아름답지만 스카이워크에 올라 설경을 바라보는 것도 경이롭다.
스카이워크의 360도 턴테이블 탐방로는 하얀 세상 위에 두둥실 떠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 하며 시야가 좋을 때는 멀리 강릉 경포대 앞바다와 대관령 풍력단지까지도 볼 수 있어 마음을 뻥 뚫어준다.
곳곳에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있어 멋진 경관을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그만이다.
조금 더 수고스럽지만 설경과 하나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며 수려한 풍경에 젖어 들고 싶다면 선자령 눈꽃 트레킹이 제격이다.
백두대간 능선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만만치 않은 높이지만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편하고 쉬운 도보 여행길이다.
선자령 트레킹의 대표 출발점인 옛 대관령휴게소의 해발고도가 약 800m로 선자령과의 고도 차이가 약 350m에 불과하고 거리 역시 6km 정도여서 누구나 무난히 걸을 수 있는 코스다.
겨울철에는 눈과 상고대로 환상적인 눈꽃 풍경을 선사한다. 해발 840m에 있는 대관령 휴게소부터 여유를 갖고 오를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나뭇가지마다 얼어붙은 상고대와 하얀 눈을 뒤집어쓴 숲길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설국 그 자체다. 하얀 눈이 쌓인 산은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고, 눈송이가 겹겹이 붙어 생긴 눈꽃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목, 소나무, 참나무 등 다양한 수종에 핀 상고대 눈꽃으로, 숲길은 마치 숲속 눈길 터널을 연상케 할 정도여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발왕산 케이블카
위치: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로 715 드래곤프라자 2층
문의:033-330-7423
선자령
위치: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 경강로 5721 대관령마을휴게소
문의:033-336-4037
위용 넘치게 솟은 암봉을 뒤덮은 눈이 만든 겨울왕국, 대둔산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바위봉우리들이 한데 모인 대둔산은 산새가 웅장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전북 완주군과 충남 논산군에 걸쳐 있는 대둔산은 비교적 남쪽에 자리하고 있지만 겨울철 눈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러 개의 등산로를 지닌 대둔산은 완주 방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겨울 산행의 묘미를 느끼고자 한다면 산행을 하며 정상인 마천대까지 오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대둔산 설경 산행은 순백의 눈과 투명한 물길로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가파른 협곡 사이 은빛으로 찬란하게 은빛으로 피어난 상고대가 황홀함에 취하게 할 정도다.
추위와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는 산행의 고단함도 잊게 하는 풍경에 취해 얼어붙은 눈길을 누비다 보면 마침내 해발 878m 대둔산 정상 마천대에 닿는다.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는 뜻의 마천루의 의미를 실감케 하듯 굽이치는 산줄기와 수려한 암봉, 깊은 계곡이 새하얀 겨울옷을 입은 채 눈부신 경관을 선사한다.
숨이 막힐 듯이 아름다운 순백의 겨울왕국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수고롭게 산행을 이어온 시간은 깨끗하게 잊히고 설국에 닿은 기쁨에 환호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도전이 자신 없다면 편안히 케이블카를 이용해 순백의 세상에 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떻게 닿든 험준한 산새를 하얗게 뒤덮어버린 눈 내린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고,
겨울이 그려낸 절대적 미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위치: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611-34
문의:063-290-2743
Tip. 설경만으로 행복해지는 공간 미학을 만날 수 있는 곳
만항재
'눈꽃은 보고 싶은데 추운 건 싫고 산행은 더더욱 싫다.' 이런 사람들은 주목하자.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따듯하게 차를 타고 올라가면 도착하는 겨울왕국이 있다.
차 문을 열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환상의 설국이 펼쳐지는 만항재는 새하얀 낙엽송들이 도열한 채 환영인사를 하고, 고산준령의 우람한 능선이 너울너울 펼쳐져 겨울의 진경을 맛볼 수 있다.
소백산 비로봉
단양의 지붕 소백산은 대표적인 겨울 눈꽃 산행지 중 하나로 비로봉을 비롯해 연화봉, 신선봉 등 많은 봉우리들은 부드러운 능선과 함께 환상적인 설경을 선사한다.
겨울 소백산의 나뭇가지에는 통통한 상고대가 피어 더욱 아름다운 눈꽃 산행지로 손꼽히는데 운이 좋다면 정상에서 일렁이는 운해를 마주할 수 있다.
하이원 운탄고도
하이원 리조트는 스키어들에게 사랑받는 국내 최고의 스키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키어가 아니어도 하이원 리조트 운탄고도에 오르면 절세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이곳은 운탄고도와 백운산 등산로를 이어 만든 하늘길의 깊은 설경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