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산업 주가는 5년 동안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COVID-19 락다운 기간 동안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락다운으로 인터넷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미디어 관련 소비가 증가했고, 이것이 모멘텀으로 작용해 밸류에이션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그래프 1은 2017.12.31 종가를 100으로 환산한 미디어 산업 지수입니다. 코로나 락다운 기간 지수는 고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내리 하락세를 기록, 지수는 다시 2018년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원인은 명확합니다. 21년도 합산 5.2천억 원을 기록했던 국내 미디어 섹터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25년부터 양상은 달라집니다.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데다가 산업 내부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두 차트는 국내 미디어 사의 Pain point를 명시적으로 보여줍니다. 주가와 이익 모두 고점을 기록한 21년 이후에도 매출은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이 3.5%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순이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23년 광고 업황마저 둔화되며 전방 산업의 실적이 꺾였습니다. 자연스레 국내 미디어 제작사의 매출 성장률 역시 꺾였습니다. 매출 성장률보다 이익단의 피해가 컸던 이유는 변동비와 고정비 모두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미디어 호황기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고정비 성격의 무형자산상각비를 키웠기 때문입니다. CJ ENM과 콘텐트리중앙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유수 제작사를 인수하기도 했는데, 23년 할리우드 작가/배우 조합 파업으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 피해를 키웠습니다.
국내 드라마의 주요 고객인 해외 스트리밍 플랫폼은 선별적인 투자 집행으로 그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해 주가의 key factor가 가입자수 등 탑라인 성장 지표에서 이익 단의 바텀라인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미디어 산업의 주요 전방 산업인 해외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한국 콘텐츠 투자는 유지 기조로 보입니다. 계정 공유 금지와 광고 요금제 도입으로 24년 가입자수 성장을 극대화한 넷플릭스는 25년부터 가입자수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주가는 이익과의 상관계수가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넷플릭스는 25년부터 투자 규모가 큰 오리지널보다 국내 레거시 미디어와 제작비를 공동 부담하는 동시방영 편수를 늘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일정 수준의 M/S를 확보한 국내에서 기타 플랫폼과의 차별화는 해외 콘텐츠 수급에서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디즈니 플러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국내 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양분하던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외 국내 드라마 수요처가 새롭게 발굴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고객사로 납품편수 확대뿐만 아니라 드라마 제작사의 협상력 강화도 꾀할 수 있습니다. 국내 드라마는 IP의 성과를 공유받는 데 제한적인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증가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채널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객사 다변화로 리쿱율의 증가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파라마운트 플러스, Viu가 국내 드라마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습니다. tvN의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글로벌 상위권을 기록했고, 내년 티빙 공개 예정작인 스터디그룹의 글로벌 판권을 구매했습니다.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운수 오진 날>과 <우씨 왕후> 작품을 유통합니다. 싱가폴 통신사 PCCW가 운영하는 Viu는 <선재 업고 튀어>, <피라미드게임> 등을 공개하며 중국 채널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드라마 업계에서 높아진 제작비에 대한 자정 작용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주연 배우의 출연료 감소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연 배우의 출연료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제작비를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투자가 작가, 배우, 감독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진행되며 핵심 크리에이터들의 협상력이 증가했습니다. 동일한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의 출연료 최고액과 최저액이 크게는 800배가 벌어지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유력 배우의 회당 출연료가 7~10억 원까지 상향됐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촉발한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 직접 칼을 빼들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회당 출연료가 3억 원이 넘는 배우 출연을 제한하며 드라마 제작비에 대한 간섭을 시작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출연료 인하로 제작비가 감소함으로써 국내 미디어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수혜는 두 가지입니다. 1) 복수의 매체에 판권을 판매함으로써 마진율 증가가 가능하다. 2)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한 협상력 증가가 가능하다.
제작비가 하락하면 해당 작품의 판권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매체가 증가합니다. 제작비가 크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매체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한정되고 리쿱율이 20% 내외로 제한된 오리지널로 판매해야 합니다. 그러나 제작비 하락으로 판권이 감소한다면 복수의 매체에 판매함으로써 총 리쿱율이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동일한 맥락에서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아지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 비해 열위에 있었던 협상력을 되찾음으로써 드라마 판매의 가격을 보다 유리하게 조성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구분 | 드라마 | 최대 | 최저 | 주연 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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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SBS |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 최대 회당 16,000만 원 | 최저 회당 20만 원 | 주연 비중 65.8% |
구분MBC | 드라마 금수저 | 최대 회당 7,000만 원 | 최저 회당 10만 원 | 주연 비중 55.8% |
구분SBS |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 | 최대 회당 9,500만 원 | 최저 회당 30만 원 | 주연 비중 53.7% |
구분SBS | 드라마 꽃선비열애사 | 최대 회당 3,200만 원 | 최저 회당 20만 원 | 주연 비중 42% |
구분SBS | 드라마 법쩐 | 최대 회당 20,000만 원 | 최저 회당 10만 원 | 주연 비중 71.5% |
구분tvN |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 최대 회당 7,000만 원 | 최저 회당 25만 원 | 주연 비중 54% |
구분tvN | 드라마 스타트업 | 최대 회당 6,000만 원 | 최저 회당 15만 원 | 주연 비중 68% |
구분JTBC | 드라마 설강화 | 최대 회당 11,000만 원 | 최저 회당 15만 원 | 주연 비중 47.1% |
구분JTBC |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최대 회당 6,800만 원 | 최저 회당 20만 원 | 주연 비중 63.9% |
자료: 이상헌 의원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생성AI 발전은 미디어 산업의 제조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출연자(배우 및 아티스트 포함)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현재 기술은 '사람'을 원본으로 다양한 파생 출연자를 만드는 데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버추얼 아티스트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버추얼 아티스트는 실제 사람의 목소리와 함께 행동을 AI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캐릭터에 적용합니다. 이는 회사의 기여도를 높이는 행위로 작용해 수익에 대한 회사의 정산비율을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할리우드에서는 AI를 활용해 배우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이미지 생성 알고리즘 StyleGANS2로 18세부터 85세까지 나이 얼굴을 무작위로 생성해 생성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주름 등을 이용해 배우의 얼굴을 다양한 연령대로 파생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분노의 질주 7>에서는 주연 배우인 폴 워커가 사망하자 외형이 비슷한 동생들로 촬영을 진행하고 CG를 통해 폴 워커를 재현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업계 또한 생성AI로 인한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에이스토리는 올해 들어 유튜브 계정에 생성AI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2022년 공개돼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 한가지 예입니다. 배우 주현영과 저작권 계약을 통해 일부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생성AI를 활용해 제작비와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AI로 실사 드라마를 제작하는 시도도 거듭하고 있습니다. 촬영 장비나 배우없이 프롬프트에 명령어를 삽입함으로써,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지금은 2~3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숏폼이 대세가 된 현재의 미디어 콘텐츠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제작 소요시간을 단축해 짧은 기간 내에 여러 개의 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취향이 개인화되고 다양해지며 콘텐츠 소비 주기 단축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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