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는 세계 만화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만화가 '제9의 예술'로 인정받기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벨기에는 과거부터 유럽 교류의 중심지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해 왔으며, 현재도 공용어가 세 가지인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직관적인 이미지 기반의 소통 방식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만화이며, 만화는 벨기에 문화 발전의 촉매제로 자리 잡으며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벨기에 만화의 시작

1929년, 벨기에 신문 Le Vingtième Siècle의 주간 청소년 부록 발간은 벨기에 만화의 시작점을 알렸습니다. 이 부록에서 처음 연재된 시리즈가 바로 'The Adventures of Tintin'입니다. 국내에서는 '틴틴의 모험'으로 잘 알려진 이 시리즈는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Hergé), 본명 Georges Prosper Remi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주인공 틴틴은 세계를 모험하며 정의를 실현하는 기자입니다. 만화는 그가 세계 각지에서 겪는 모험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의 여정 속에서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소개되기도 합니다. 틴틴의 인기로 벨기에 신문 판매량은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는 다른 잡지와 신문사들이 다양한 만화를 연이어 선보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38년, 벨기에 출판사인 Dupuis는 'Spirou et Fantasio'를 중심으로 주간 만화 잡지 Spirou를 창간했습니다. 이후 Spirou 잡지는 벨기에 만화사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발전을 견인했습니다.

'Spirou et Fantasio'의 주인공 스피루는 호텔 벨보이에서 기자로 전직하며 세계 곳곳을 여행합니다. 그가 겪는 모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이는 Spirou 잡지의 대표적인 캐릭터로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많은 벨기에 만화들이 손실되었고, 출판사는 종이 부족과 점령국의 제한으로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틴틴의 모험'이 연재되었던 Le Petit Vingtième 벨기에 신문은 해산되었고, 벨기에 만화는 잠시 침체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전쟁 이후 1946년, 벨기에 만화 출판사 대표인 Raymond Leblanc은 운영하는 출판사 Le Lombard에서 만화가 에르제(Hergé)를 영입하여 만화 주간지 'Le Journal de Tintin'을 성공적으로 창간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틴틴은 벨기에 만화의 시작을 알렸듯이, 이제 벨기에 만화의 부활을 알렸습니다. 틴틴의 성공을 계기로 다른 만화가들도 왕성하게 활동을 시작하며, 벨기에 만화사는 다시 한번 성장의 길을 걸었습니다.

벨기에 만화의 황금기

틴틴과 함께 벨기에 만화를 이끌던 Spirou 잡지는 수많은 새로운 시리즈를 탄생시키며 벨기에 만화의 황금기를 열었습니다. 이로 인해 벨기에 만화는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만화는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고, 영화와 게임 등으로 점차 영역을 더욱 넓혀갔습니다.

Lucky Luke

1946년, 벨기에 만화가 Morris(Maurice de Bevere)의 럭키 루크는 유럽 베스트셀러 만화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카우보이 모습의 주인공 루크는 다양한 악당들에 맞서 그들을 체포하며 사건을 해결합니다. 럭키 루크의 악당들은 실제 범죄자였던 역사적 인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들로, 이들을 정의 구현하는 모습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며 독자에게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사진출처: 위키미디어(https://commons.wikimedia.org/)

Gaston Lagaffe

1957년, 벨기에 만화가 André Franquin의 가스통 라가페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만화입니다. 브뤼셀의 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주인공 가스통은 게으르고 사고를 자주 치는 인물입니다. 그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사건들에 슬랩스틱과 말장난을 더한 개그가 독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진출처: 위키미디어(https://commons.wikimedia.org/)

Lucky Luke

1958년, 벨기에 만화가 Peyo(Pierre Culliford)의 개구쟁이 스머프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벨기에 대표 만화입니다. 스머프는 숲속 버섯 모양의 집에서 사는 작고 푸른 인간형 생물들이 펼치는 모험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스머프 시리즈는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되어 큰 수익을 창출하며, 대표적인 미디어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은 벨기에의 홍보대사처럼 여권을 장식하거나 광고에 활용되었고, 한국에서도 그 인지도가 매우 높아 게임사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이루어졌습니다.

사진출처: 위키미디어(https://commons.wikimedia.org/)

만화의 도시 브뤼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는 만화의 힘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소들은 현재 벨기에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벨기에 만화 센터

1989년에 개관한 유럽 최초의 만화 박물관인 벨기에 만화 센터는 아르누보 양식의 대표적인 벨기에 건축가 빅토르 오르타가 1906년에 설계하였습니다. 이 박물관은 벨기에 만화의 역사를 전시하며, 다양한 만화의 과거와 현재를 탐구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합니다. 또한, 영상 형식의 만화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상영관과 콘셉트가 확실한 전시관을 통해 다채로운 만화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건물 1층에는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된 만화책이 비치된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벨기에 만화의 영어 번역본도 있어, 만화를 즐기기에 최적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박물관 내 스토어에서는 전시에서 소개된 만화책을 구매할 수 있으며, 과거에 출판된 만화 시리즈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방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벨기에 만화책은 고급 용지로 제작되어 오랜 시간 동안 보관할 수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만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기념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브뤼셀 만화 피규어 박물관

2012년에 개관한 브뤼셀 만화 피규어 박물관은 다양한 만화 캐릭터의 피규어와 만화 속 장면을 시각화한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곳은 벨기에 만화 캐릭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로, 마치 현실에서 만화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제공합니다. 박물관은 주기적으로 기획 전시회를 개최하고 컬렉션을 개편하여 방문객에게 높은 퀄리티의 경험을 보장하며, 유럽 최고의 피규어 박물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브뤼셀 만화 거리

브뤼셀에는 만화 캐릭터의 흔적을 따라 거리를 걸으며 관광할 수 있는 만화 거리 코스가 있습니다. 이 코스에서는 다양한 만화 캐릭터 벽화와 상징물을 만나볼 수 있으며, 관광객들에게 벨기에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길을 따라 펼쳐진 만화 캐릭터들은 마치 거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만화 캐릭터 스토어

다양한 만화 캐릭터 스토어도 벨기에 만화 투어의 중요한 코스입니다. 벨기에 만화의 대표적인 캐릭터인 스머프스토어과와 틴틴스토어를 비롯해, 다양한 만화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또한, 전 세계 만화책을 판매하는 서점과 만화방도 많아 만화 마니아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공간입니다.

벨기에 만화의 현재

브뤼셀에서는 매년 'BD Comic Strip Festival'과 'Comic Con Brussels' 등 다양한 국제 만화 행사가 개최됩니다. 이 행사는 세계 각국의 만화 산업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만화사의 부흥을 이끌어갈 작품을 선보이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덕분에 만화 팬들은 브뤼셀에 모여 만화의 현재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 K-comics는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며, 2024 브뤼셀 국제 만화축제에 참가했습니다. 축제에서는 '지금 우리 학교는'과 '나 혼자만 레벨업' 같은 한국 만화가 소개되었으며,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이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또한,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한국 문화원에서는 전시 및 아티스트 토크 등의 프로그램을 개최하며, 만화의 수도에서 K-comics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벨기에 만화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정을 살펴보았습니다. 벨기에 만화는 역사 속에서 나라의 문화적 부흥을 이끌었으며, 현재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만화는 주목해야 할 중요한 예술 분야로, 더욱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