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스페인에 도착했을 때 초록색 가판대를 보고 뭘 위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복권 판매대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는데, 한국에서는 복권을 주로 실내에서 구매하니까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복권을 팔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 라스 팔마스 섬은 일 년 내내 봄 날씨로 유명합니다. 날씨가 좋으니 에어컨이나 히터가 나오는 가게 없이 가판대로도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복권 판매대가 길에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간이 판매대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가게를 돌아다니며 복권을 파는 방문판매원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권을 파는 곳이 많은 것과 비례해 복권을 사는 사람도 많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주말이 되면 사람들은 줄을 서서 복권을 사기도 합니다.
스페인의 복권회사는 ONCE(온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Organización Nacional de Ciegos Españoles의 줄임말이며, 스페인 시각장애인협회의 이름입니다. 1938년에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해 설립되었고, 현재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적 약자까지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ONCE의 직원들은 주로 장애가 있거나 생활이 곤란한 사람들입니다. 복권 수익금은 사회에 환원되기에 복권을 사는 것만으로도 눈앞의 복권 판매원과 지역사회에 공헌했다는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현재 ONCE에 7만 2천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61.6%는 장애인이며 44%는 여성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매일 27개의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어낸 회사입니다.
한국의 로또 판매점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한 부모 가정,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뿐만 아니라 국가에 공헌한 사람들에게 창업 우선 계약권을 줍니다. 판매점을 가지게 되면 로또 판매액의 5%를 부가가치세 별도로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가게 임대료와 보증금, 기계 설치비 등을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스페인 ONCE의 복권 판매원은 본인의 가게를 창업하는 게 아니라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형태입니다. 33% 이상의 장애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성인이며 퇴직 연령 이하여야 합니다. 기본 급여와 보너스로 월급을 받습니다. 신입사원의 경우 기본급은 한화로 170만 원 정도입니다. 휴가는 24일이며 연차로 6일을 쓸 수 있습니다.
현지 사람들은 ONCE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 보기 위해 Las Palmas 섬에 평생 살아온 라우라(Laura Hernandez)와 ONCE 판매원으로 근무하고 계시는 미겔 앙헬(Miguel Ángel)씨를 인터뷰하였습니다.
라우라(Laura Hernandez): 제 의견으론,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그들은 일을 하는 중이고 거기에 있을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라우라(Laura Hernandez): 라 온세(La ONCE)의 활동은 좋은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일을 주고, 우리 사회의 실업률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미겔 앙헬(Miguel Ángel): 네. 제가 하는 일을 사랑합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 만족스러워요.
미겔 앙헬(Miguel Ángel): ONCE는 (복권)판매와 상금으로 사람들에게 설렘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원도 하는 조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복권판매원)과 대화하기 위해 옵니다. 우리 주변에 외로움을 느끼고 대화할 사람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ONCE는 사회에 깊이 자리잡고 있고, 사회 일부이기도 합니다.
인터뷰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라 온세(La ONCE)는 단순히 복권 판매에 머물지 않고 장애인 복지와 사회 공헌에 힘쓰고 있습니다.
복권 판매원을 고용함으로써 장애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누구나 판매원과 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역 사회에 소외되는 사람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스페인에 막 도착했을 때 복권 판매원께 길을 물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주변에 항상 라 온세(La ONCE) 직원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닿았습니다.
이렇게 스페인의 복권 판매원에 대해 알아보고 한국과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한국은 사계절 날씨가 뚜렷하고 기온 변화가 심해 스페인처럼 가판대를 운영하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또한 외로운 사람이 없도록 쉽게 다가가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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