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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식민제국으로 위용을 과시한 스페인의 몰락
(2024년 03월 기사)

최초의 식민제국으로 위용을 과시한 스페인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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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3월 기사)
기고: IT지원팀 권형우 선임매니저
안녕하세요. 벌써 3월이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 1년으로 치면 벌 써 한 개의 분기가 지나가는 시기입니다. 3월에는 따스한 봄날처럼 희망으로 가득 찬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지난 글은 스페인과 프랑스가 격돌한 나폴레옹 전쟁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스페인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남아메리카 식민지를 상실한 스페인

나폴레옹의 스페인 진주는 스페인 민중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격렬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포르투갈에 진주하고 있던 영국군이 스페인에 진격해 프랑스군을 이베리아 반도에서 몰아내며 전쟁은 나폴레옹의 패배로 끝이 납니다.
이베리아 반도 전쟁은 러시아 원정과 함께 나폴레옹의 몰락을 가져왔지만, 스페인에도 상당히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가장 큰 타격 중 하나는 바로 식민지의 상실이었습니다. 스페인 본토가 프랑스의 진주로 혼란에 빠지면서 그동안 본국의 통제를 받던 남아메리카 식민지들은 무주공산이 되었습니다.
당시 남아메리카 식민지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던 계층은 크리요르였는데, 크리요르는 식민지 생활이 계속되면서 본토에서 넘어온 스페인인 페닌슐라르(이베리아 반도 사람)와 달리, 페닌슐라르들의 후손으로 식민지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2세 이후를 의미합니다.
스페인의 남아메리카 식민지 상실 표현 사진
크리요르의 혈통만 보면 대부분 조상을 유럽에 둔 경우가 많았으나 스페인은 완전한 본토 출신인 페닌슐라르와 이들을 차별대우 하는 정책을 폈고, 크리요르들은 큰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특히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혁명으로 이들은 아예 본국에서 독립하려는 마음을 품게 되었고, 여기에 나폴레옹 전쟁이 불을 당깁니다.
나폴레옹 전쟁으로 부르봉 왕조가 퇴진하자 남아메리카의 크리요르들은 '정당한 왕이 없으니 권력은 다시 우리들에게 돌아와야 한다'며 독립운동을 벌였습니다. 여기에 나폴레옹 치하 스페인을 견제하려는 영국, 유럽 세력을 아메리카에서 축출하려는 미국이 이를 지원하며 남아메리카 독립 전쟁은 엄청난 규모로 커져 남아메리카 전역으로 확대됩니다. 결국 스페인은 쿠바를 제외한 남아메리카 지역을 상실하며 식민지를 모두 잃고 맙니다.

미서 전쟁과 쿠바, 필리핀의 상실

한편 신대륙에서 발전을 거듭하며 성장하던 신흥국 미국은 북아메리카 지역이 안정화된 이후 쿠바를 노리게 됩니다. 최초 미국은 전략적,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곳이기는 하나 전쟁이 부담스러웠던 만큼 프랑스에게서 루이지애나를 매입했던 것처럼, 스페인에게서 쿠바를 매입하려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1854년 오스텐더 성명입니다. 하지만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어 미국이 경제적 구입이 어려울 경우 스페인을 공격해서 점유한다는 내용이 밝혀지면서 스페인이 분노하는 바람에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후 미국의 경제적 예속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쿠바에서도 독립군이 일어나 스페인 제국과 독립전쟁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미국은 관망하고 있었으나 1898년 메인호 침몰 사건이 벌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이에 개입하게 됩니다.
1898년 1월, 미국 해군의 메인호는 쿠바 주재 미국 거류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쿠바의 아바나로 출발했는데 갑자기 원인 불명의 폭발을 일으켜 침몰하고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합니다. 미국은 메인호의 침몰이 스페인 해군의 공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스페인의 공동조사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쿠바 독립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스페인과 전쟁에 나섭니다.
쿠바 독립 전쟁 표현 사진
스페인의 해군은 미국의 압도적인 화력과 물량에 괴멸되었고 미국은 스페인령 푸에르토리코를 점령하고 쿠바를 독립시킨 뒤, 태평양까지 진출했습니다. 필리핀에 주둔하고 있던 스페인군은 미국에 항복했고 결국 스페인은 미국에 항복합니다.
미국은 1898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종전협정을 통해 쿠바의 독립을 인정받고, 스페인으로부터 괌과 푸에르토리코를 할애받고, 필리핀마저 2천만 달러의 헐값으로 매입하는 것으로 전쟁을 종결합니다.
미서 전쟁 이후 스페인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태평양 제도를 새로운 신생 제국인 독일 제국에게 넘겨야 했고, 모로코와 적도 기니 일부만 지배하는 소규모 식민제국으로 전락합니다. 일부 식민지가 남아있기는 했으나 알짜배기 식민지를 모두 놓쳤기 때문에 유럽에서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고 이는 스페인의 추후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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