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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기는 싫어요
알바만으로 살아가는 일본의 프리터(フリーター) 이야기
(2023년 01월 기사)

취업하기는 싫어요
알바만으로 살아가는 일본의 프리터(フリータ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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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01월 기사)
기고: 미래에셋박현주재단 글로벌 특파원 28기 남영은
안녕하세요! 일본에 교환학생 중인 미래에셋 글로벌 특파원 28기 남영은입니다.
저는 '취업하기는 싫어요. 알바만으로 살아가는 일본의 프리터(フリーター) 이야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직업을 말할 때 '회사원, 학생, 주부, 취업 준비생(취준생)' 등으로 설명을 하는데, 일본에는 여기에 더해서 특이하게 '프리터(フリーター)'라는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프리터란 무엇인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확성기에서 알파벳이 파생되는 사진

프리터(フリーター)란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해서 만든 단어 'Freeter'입니다. 자유롭게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취업을 목표로 하지 않고 그냥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벌고 싶은 만큼 벌고, 충분히 벌었다고 생각하면 그만두고 노는 사람들을 프리터라고 부릅니다. 즉, 최종 목표는 '놀기'입니다. 왜 이렇게 많은 프리터들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프리터'는 일본에만 있을까?

일본의 물가는 대부분 우리나라와 비슷합니다. 생활용품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고, 식재료는 우리나라에 비해 싼 반면, 교통비와 월세는 우리나라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우리나라와 경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프리터가 많은 이유는 바로 '복지'가 좋기 때문입니다. 사실 선진국이 될수록 이 프리터의 비율은 높아지는데, 선진국들은 실업급여, 일자리 알선, 세금 면제(감면) 등 실업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가 굉장히 좋기 때문입니다. 즉, 굳이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않아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다른 선진국에도 프리터들이 존재할까요? 사실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비율이 일본에 비해서 적은 편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프랑스, 스웨덴 모두 이런 젊은이들이 존재한 적이 있지만, 그 수가 일본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일본은 프리터들의 생활양식을 존중하고 프리랜서와 비슷하게 대우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복지가 있더라도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미래를 대비한다면 정규직으로 취직하는 것이 안전할텐데, 어째서 프리터들은 취업을 포기하게 된 것일까요?

2. 그들이 프리터가 된 이유

일본은 1980년 거품경제를 겪으면서 취업난이 굉장히 심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청년실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고학력임에도 좋은 곳에 취직하지 못해서, 원하는 회사의 취업공고가 나오지 않으면 취업을 잠시 미루고 알바를 하던 많은 사람들이 프리터가 된 것입니다. 이때부터 프리터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아베노믹스를 통해 취업난이 해결된 상태인데 여전히 프리터가 존재합니다. 일자리가 생겼음에도 정규직을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 이유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개인적인 성향이 많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직적인 직장 내 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회식, 모임 등 퇴근 시간 이후에도 개인 시간을 갖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것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프리터의 비율이 늘어난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편의점의 증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리터들의 대표적인 직종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편의점 알바입니다. 편의점은 일반 회사들의 정규직과는 다르게 요일, 시간, 횟수를 자신이 정해서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일하기 좋은 곳입니다. 거기에 업무 난이도가 높지 않아 알바를 쉽게 그만두고 다시 구할 수 있어서 순환이 좋은 편입니다. 편의점의 입장에서도 정규직으로 사람을 채용하는 것보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에 편의점이 늘어날수록 프리터의 비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도쿄 아키하바라 전경 사진

마지막 이유는 청년들의 눈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프리터가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본의 많은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규직은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일하던 프리터들은 적응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의 정규직은 노력을 굳이 들일 만큼의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리터 중에서는 대기업을 목표로 했다가 포기한 사람들의 비율이 높답니다.

3. 프리터는 나쁜 것일까?

'프리터'라고 하면 아무래도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합니다. 취업에 실패했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프리터에도 장점이 있을까요? 프리터 스스로의 관점으로 보자면 당장의 젊음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1~2년 일하고 번 돈을 놀면서 마음대로 써도 되니 다른 사람에 비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취업 면접 실패를 표현한 사진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프리터의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바로 '미래가 없다'는 것입니다. 노후 계획 없이 현재 쓰고 싶은 만큼 돈을 다 써버리기 때문에 삶이 불안정해집니다. 삶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프리터들은 결혼시장에서도 도태됩니다. 프리터가 늘어나면 저출산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사회적인 문제로도 동시에 발생합니다.

게다가 국가적 재해 상황이 일어나면 프리터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최소한의 생활비만 벌며 나머지는 사회 인프라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인프라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게 되면 프리터들은 생존에 위기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상점의 매출이 감소해 프리터들이 해고되는 경우가 많아져 2020년~2021년은 청년층 실업자와 노숙자가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취업 면접 실패를 표현한 사진
일본 완전실업률 추이 (출처: 추나구 솔루션즈)

위의 왼쪽 표에서 보이는 것처럼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청년층(노랑, 주황)의 완전실업률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2022년부터 조금씩 경제가 회복되면서 오른쪽 표와 같이 완전실업률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적다고 할 수는 없는 비율입니다.

프리터는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프리터는 단순노동인력에 속하기 때문에 비율이 늘어날수록 고급인력 수급이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프리터가 잠재실업군과 잉여노동력에 해당하기 때문에 노동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인건비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손해요인이 됩니다.

일본은 이러한 프리터의 비율을 줄이기 위해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고 외국인 고용 장려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노동자 수급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조금씩 회복하며 현재는 다시 전처럼 활발한 경제 분위기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자국의 사회적 문제와 경제 문제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일본 내 청년들의 직업이 프리터가 아닌 정규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생소한 직업, 프리터를 소개하며 일본의 새로운 경제층을 짚어보았습니다. 일본의 경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인 구직을 표현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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