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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화체제의 등장
(2023년 01월 기사)

유럽통화체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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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01월 기사)
기고: IT지원팀 권형우 선임매니저
안녕하세요. 벌써 새로운 토끼의 해 계묘년이 찾아왔습니다. 새해에는 이루길 바라고, 늘 행복하고 건강한 새해 시작하시길 바라봅니다. 지난 글에서는 유럽의 변형된 고정환율통화체제인 스네이크 체제에 대해 다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스네이크 체제 이후 유럽통화체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스네이크 체제의 한계와 서독의 문제 의식

스네이크 체제는 유럽의 독자적인 통화체제기는 하지만 여러 한계가 있었습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회원국들의 탈퇴가 빈번했다는 점입니다. 일종의 변형된 고정환율제로 환율 변동폭을 제한해두기는 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되는 국가들이 탈퇴를 하는 경우가 빈번해 통화체제가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환율이 안정되기보다는 환율이 오히려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 스네이크 체제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유럽의 중심으로 떠오른 서독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라인강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서독은 1970년대 이미 유럽의 최대 경제 국가로 발돋움해 있었습니다. 미국의 적극적인 전후 복구 지원을 바탕으로 서독은 패전국이라는 위치를 넘어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였고, 과도한 복지제도로 인한 영국병으로 경제력을 상실해가는 영국 등을 뛰어넘어 유럽 최고, 최대의 경제국가로 거듭나게 됩니다.
옛날 자동차 사진
문제는 그러다 보니 서독에 대한 견제도 만만치 않게 들어오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베트남 전쟁과 쌍둥이 적자로 고통받고 있던 미국은 빠른 경제 회복을 보여줬던 서독에 대해 마르크화 가치 절상을 강요하는 등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서독의 기적적인 경제적 성장에는 미국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지만,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기로 한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서독에게도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서독은 미국에서 자립적인 통화 체제를 구축해야 할 필요를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만나다

한편 유럽의 프랑스 역시 독일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드골 대통령 이후 대서양 주의(미국과 유럽 국가들 간의 적극적인 관계를 도모하고자 하는 정치 사상)에 거리를 두고, 자체적인 핵 개발과 군사 개발을 주도하며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창설하는 등 미국과 거리를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와 달리 영국이 미국과 점차 밀착해가는 대서양주의 움직임을 보인 반면, 프랑스는 유럽다움을 강조하는 유럽주의의 중심 국가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프랑스 역시 미국의 달러가 주도하는 패권 질서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뭔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즉 서독과 프랑스는 같은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었고 이것은 새로운 통화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프랑스야 아주 옛날부터 옆 나라 서독과 전쟁을 자주 해왔고 독일의 분할통치에도 참여하는 등 서독과 감정이 좋지 않았지만, 이후 서독을 유럽의 동맹으로 인정하며 서로 간극을 좁혀 나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프랑스는 미국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유럽 체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러한 정치적 결정도 유럽 통화체제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유럽 통화을 표현한 사진

1979년 유럽통화체제가 탄생하다

1978년 서독의 헬무트 슈미트 총리와 프랑스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유럽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 블록을 만들 것을 합의합니다. 그리고 1979년 유럽통화체제(European Monetary System, EMS)가 본격적으로 탄생합니다.
특히 유럽통화체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유럽의 단일 통화, 유로화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유럽통화단위(European Currency Unit, ECU)의 탄생입니다. ECU는 1979년 탄생한 이후, 유럽경제공동체의 공통 화폐로서 성격을 가졌고 다른 통화들을 대표해 미국 달러, 일본 엔화 등과 연동되는 환율 척도이자 결제 단위, 계산 단위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음 번 글에서는 이 유럽통화체제와 ECU에 대해 보다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모두 임인년 새해 잘 마무리하시고, 신년 잘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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