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월이 훌쩍 지나가고 벌써 조금만 지나면 음력 설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두 민족의 명절, 즐거운 설날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특히 보름달 보시면서 새해 소원 비는 것 잊지 마세요.
지난 호에서는 스페인의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서 전쟁이 스페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스페인은 여러 번의 전쟁을 거치면서 점차 쇠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압스부르고 왕조의 단절과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스>는 스페인의 왕자 돈 카를로스와 아버지 펠리페 2세의 갈등을 주된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이 유명한 베르디의 오페라는 프레드리히 실러의 운문 사극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데, 실제 돈 카를로스는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인물은 아니었고,
최강의 식민제국을 이끈 펠리페 2세의 후계자이기는 했지만 정통성에 문제가 많았으며, 젊은 나이에 요절합니다.
이는 스페인 압스부르고 왕조의 오랜 근친혼 때문이었는데,
실제로 압스부르고 왕조는 너무 지나치게 근친혼을 많이 한 나머지 유전병 등이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결국 이는 심해져 마지막 왕이었던 카를로스 2세에 이르러 직계가 끊어지게 됩니다.
한편 카를로스 2세는 죽기 직전에 같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카를 대공을 후계자로 정하려고 했으나,
마음을 바꿔 프랑스의 루이 14세의 손자였던 앙주 공작에게 스페인의 왕위를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깁니다.
여기에 프랑스가 스페인을 아예 통합해 거대한 제국을 건설할 것이라 우려한 영국, 오스트리아 등이 유언의 내용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결국 카를 대공이 스페인의 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전쟁이 일어났고 이를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1701년~1714년)이라고 합니다.
왕위 계승 전쟁은 무려 14년이나 장기화되면서 스페인은 각국에서 몰려온 열강들의 싸움터가 됩니다.
결국 프랑스의 앙주 공작이 자신이 왕이 되는 대신, 자신과 후손들은 프랑스 왕위 계승권을 포기하고, 프랑스 역시 스페인의 왕위 계승권을 포기하는 형태로 마무리가 됩니다.
하지만 스페인은 대서양 노예 무역 독점권을 영국에 넘겨준 데다가 피폐해진 국토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나폴레옹 전쟁, 이베리아 반도를 폐허로 만들다
한편 시간이 흘러 스페인이 어느 정도 회복한 시점, 유럽은 혁명의 불길에 휩싸입니다.
스페인 왕위를 탐내던 프랑스의 부르봉 왕조는 아이러니하게도 혁명의 불길이 뜨겁게 일어 루이 16세가 참수되고 남은 사람들은 해외로 도피한 채, 공화국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급진적인 프랑스의 변화에 맞서 혁명의 불길을 잠재우기 위해 영국, 오스트리아, 프러시아 등은 대 프랑스 전선을 개시했지만 불세출의 영웅 나폴레옹이 등장하면서 패권의 추가 갑자기 프랑스 쪽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한편 부르봉 왕조는 비극을 맞이한 본가, 프랑스 부르봉 왕조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있었는데, 새로운 혁명정부는 기존 프랑스 왕국이 스페인과 맺은 조약을 무효화합니다.
거기다 스페인 분가에서 요청한 프랑스 부르봉 왕족들의 망명 요청도 거부해 악감정이 쌓입니다.
한편 프랑스 혁명정부도 영국의 위협에 대비해 후방의 안전을 도모할 필요를 느꼈고, 이에 스페인에 선전 포고를 하며 이베리아 전쟁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스페인은 프랑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결국 프랑스의 우방국이 되게 됩니다.
문제는 프랑스의 우방국이 되면서 당시 프랑스의 최대 적국이었던 영국의 공격을 받게 된 것입니다.
특히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 해군은 스페인의 해군을 사정없이 격파하며 스페인을 배 한 척 건조하기 힘들 정도로 몰아넣었고,
반대로 프랑스는 스페인에게 우방국으로서의 전비 의무를 강요해 양쪽에 시달리게 됩니다.
한편 스페인은 울며 겨자 먹기로 프랑스를 돕고 있었으나 프랑스의 내정 간섭이 심해지고 군대의 직접 주둔이 이뤄지자 불만이 크게 올라갑니다.
여기에 스페인이 정치적으로 혼란을 겪자 나폴레옹은 스페인 부르봉 왕조를 실각시키고 자신의 형 조제프 보나파르트를 호세 1세로 즉위시켰는데, 이는 스페인 민중들의 분노를 자극합니다.
이에 스페인 민중들은 곳곳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소규모 유격대를 조직했는데, 여기서 비정규전을 의미하는 단어 '게릴라'가 만들어집니다.
결국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영국까지 스페인에 군대를 상륙시키며 가세하자, 나폴레옹이 직접 친정을 단행해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스페인으로 들어갑니다.
스페인 민병대들은 곳곳에서 프랑스군을 괴롭히며 공격했고, 프랑스군도 무자비한 학살을 자행하며 공세를 펼친 바람에 스페인에서 무려 1백만 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유럽 최대의 전장이 되고 맙니다.
결국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을 간 사이 영국군이 스페인에 다시 돌아와 프랑스군을 몰아냈고, 이 전쟁은 러시아 원정과 함께 나폴레옹의 몰락을 앞당긴 원인이 됩니다.
하지만 이베리아 전쟁으로 전 국토가 지옥을 방불케 하는 폐허가 된 스페인은
또 다른 전쟁을 맞으며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김윤숙님의 댓글
김윤숙
역사이야기를 워낙 좋아하는 1인으로서 재미있는 남에 나라 전쟁역사를 통하여 그 시대의 강국과 약소국들의 국민들만 힘들었다는 것은 변함이 없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