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 한창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칠 무렵 가게 된 여행이라 따뜻하고,
안전하고, 재정적 으로도 큰 부담이 없는 치앙마이는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자료에서 본 치앙마이는 연중 따뜻하고, 혼자서도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도 주는 듯했습니다.
큰 고민없이 치앙마이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습니다.
저는 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가벼운 짐'입니다. 이동 시에 무거운 짐이 걸리적거리는 순간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행은 늘 가방 하나로 해결 하려는 편입니다. 이번 4박 5일 동안의 여행도 백팩 하나로 해결했습니다.
치앙마이는 12월이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날씨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스콜도 없고, 늘 화창한 날씨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이번 여행은 날씨 덕분에 옷 몇 벌과 수영복 정도로 단출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치앙마이에 도착한 것을 실감나게 해주었습니다. 겨울 찬바람에 얼어붙었던 볼이 따뜻하게 녹고, 오랜만에 듣는 여름 풀벌레 소리에 치앙마이에 바로 빠져들었습니다.
더 큰 매력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공항에서 허둥대며 택시를 찾으니 공항직원이 서툰 영어로 안내해 주었고 치앙마이에서 처음 탄 택시기사도 친절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또한 늦은 시각에 체크인한 저를 게스트하우스 매니저는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첫날 만난 모든 분들은 제 두려움을 날려줄 만큼 친절했고, 기분 좋은 여행의 시작을 알려주었습니다.
여행 첫째 날 태국의 대중교통 수단인 툭툭을 타고 러스틱마켓을 방문했습니다.
여행객이 많이 찾는 시장이라 치앙마이만의 느낌을 살린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뜨거운 햇볕을 막아줄 모자를 구매했습니다.
테라스에 올라가 밴드음악을 들으며 피자를 먹고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테라스는 치앙마이의 젊은이들이 문화를 느끼기에 좋은 곳입니다.
숙소에 유명한 재즈바가 있어 선선한 바람을 쐬며 산책 후 공연시간을 보기도 했습니다.
작은 바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음악을 즐겼습니다.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저녁이면 영업을 시작하는 포장마차 같은 곳에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그곳에서 한국 돈으로 1,800원 정도에 파는 족발덮밥과 비슷한 '카우카무'를 맛보았습니다. 짭쪼름하고 달콤한 간장에 조린 돼지고기와 삶은 계란을 얹은 요리인데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자전거를 빌려 치앙마이 시내 곳곳을 누볐습니다. 태국은 불교 국가라 발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절들이 있습니다. 화려한 황금색으로 장식해 웅장하고 압도적인 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치앙마이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사찰로 손꼽히는 프라싱 사원이 인상 깊습니다. 해질녘에 보게 된 황금사원들은 아름다웠고, 아무리 셔터를 눌러도 그 감동적인 풍경이 담겨지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도이안티논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셋째 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태국에서 가장 높아서 '타이의 지붕'으로 불리는 산입니다. 태국에서 만날 수 있는 히말라야의 끝자락으로 울창한 산림과 엄청난 폭포들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던 <아바타>의 배경이 되는 와치라탄 폭포 또한 이곳에 위치합니다. 무아지경으로 쏟아지는 엄청난 물줄기 속에 무지개가 선명하게 핀 모습이 너무나 황홀경이라 넋을 놓고 바라보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도이안티논 국립공원의 압권은 태국 왕과 왕비의 장수를 기원하여 지었다는 '파고다'였습니다. 탑을 높게 세우고 그 안에 부처를 모시고 벽과 천장에 그림을 그린 부처를 찬송하는 기념물이라고 합니다. 왕의 탑이 더 높게 세워져 있고 규모도 좀 더 높은 반면 왕비의 탑은 아담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전망과 풍경도 탁월해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둘째 날의 여정은 특별히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발길 가는 대로 치앙마이 곳곳을 누비다 배가 고파지면 식당이나 카페에 들러 책도 읽고, 편지도 쓰며 기분 좋게 온전한 휴식을 누렸습니다. 그렇게 호젓하고 잔잔하게 보낸 하루가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즐거웠던 일정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폭포 투어를 다녀오고, 핑강 옆에 위치한 더굿뷰라는 근사한 식당에서 마지막 만찬을 즐겼습니다. 폭포 투어는 밧줄 하나에 의지해 폭포를 오르내리는 짜릿한 액티비티로 자연 속에서 도전과 스릴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름처럼 근사한 전망이 마음을 사로잡는 더굿뷰 레스토랑은 특히 일몰 때 가면 하늘이 붉은 노을로 물들어가는 감동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장면을 볼 수 펼쳐집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는 비행기 일정으로 그토록 아름다운 풍경은 감상하지 못했습니다.
치앙마이 여행은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즐거웠습니다. 너무 좋은 여행이었기에 다음에는 누군가와 같이 이 모든 추억들을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했습니다.
해질 무렵 어둠 속에서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는 프라싱 사원에서 기억에 남는 한 컷을 남기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