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교적 어린나이에 데뷔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네가 받은 그 많은 사랑은 사회에 환원해야 된다'고 강조하셨던 저희 부모님과 대쪽 같은 법조인이셨던 외할아버지께 큰 영향을 받아 나눔의 가치와 '사람은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왔어요.
그래서 데뷔 이후 본업에 충실하면서 틈날 때마다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제게 '나눔'은 일방적으로 누군가에게 베푸는 행위가 아닌, 서로의 부족함을 함께 채워가는 진실한 만남의 기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위에 사로잡히기보다 제가 순수하게 좋아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 국내 데뷔앨범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금이었던 300만원을 불우한 환우들의 개안수술비로 전액기부하며 본격적인 나눔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한 NGO, 자선봉사단체 등을 통해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려고 노력했어요. 유네스코 평화예술친선대사에 위촉된 다음에는 저개발국교육지원을 위한 모금캠페인과 세계문화유산보호운동 및 구호활동에 참여하기도 했지요.
그런 노력들을 인정받아 UN 평화메달을 포함해 여러 자리에서 공로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사실 저 말고도 문화예술계에서 남몰래 좋은 선행을 펼치는 많은 분들이 계신데 저 혼자 이렇게 주목받으니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한편으로, 저의 수상소식을 널리 알려 지금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나눔의 가치와 미덕을 느끼고 실천하게 하는 계기 또한 마련하고 싶습니다.
자산관리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꾸준한 독서와 공부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수준의 경제관념을 키우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산관리도 음악활동처럼 꾸준한 공부, 끊임없는 관심 그리고 열정이 뒤따라야만 빛을 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고위험,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으로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투자하기를 원합니다. 또한 지금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멀리 내다봤을 때 모두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최선의 투자, 최고의 자산관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 데뷔기념일을 맞아 그간 벌어들인 수익금 전액으로 비영리재단인 '(재)아트원문화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이곳은 저소득층 가정의 예·체능 영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곳입니다. 또한 2013년에는 재단 산하의 유아학교이자 대안유치원인 '소르고'를 통해 원비를 대폭 낮추고, 보금자리 주택자녀들을 위한 특별전형을 준비하기도 했지요.
저는 서른두 살의 젊은 나이지만 음악인으로서는 벌써 데뷔 20년차입니다. 첫 무대에 섰을 때 느꼈던 그 설렘을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기억합니다. 그러나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클래식과 가요를 넘나드는 '팝페라'라는 다소 혁신적이고도 외로운 장르에 도전한 테너로서 겪어야 했던 긴 여정은 언제나 재미있거나 달콤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항상 기본과 정통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고 세련된 감각과 열린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자만을 버리고 치열한 연구와 훈련에 매진해야 했으니까요.
음악인으로서 힘들 때마다 절 버티게 해주었던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앞날을 그리면서 꿈을 꾸는 소년이었는데요. 오랫동안 제 마음속에 자리했던 이유 모를 설렘과 희망이 오늘날 저로 하여금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리고 20년차 음악인이 된 지금 이 순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벅찬 꿈을 주는 좋은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소망은 저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꿈입니다. 열정적인 음악 작업 그리고 가치 있는 나눔 활동을 통해, 앞으로 제가 사는 이 세상을 믿음과 희망이 더욱 가득 찬 곳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메인사진: 2012년 서울 예술의전당오페라극장 독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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