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 ZARA, 유니클로로 대변되는 SPA 브랜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브랜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2008년에 처음 진입한 후 지금까지 랭크되어 있는 그 이름. 바로 H&M의 이야기다.
어느덧 우리나라에도 22개의 매장을 오픈하고 트렌디한 제품을 찾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르는 H&M의 멈추지 않는 성장세에 주목해보자.
브랜드 소개
스웨덴의 작은 시골 마을의 여성복 매장에서 출발해 현재는 전 세계에 3,500여 개의 매장, 6개의 독립된 브랜드 라인을 갖춘, 지속가능한 패션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추구하는 브랜드이다. 이 회사는 1947년 얼링 페르손이 스웨덴의 베스테로스에 첫 번째 가게를 개설하면서 설립되었다. 얼링 페르손은 '헤네스(Hennes)'라는 의류점을 열어 독점적으로 여성 의류를 판매했다. 또한 그는 1964년 노르웨이에도 가게를 열었고 1968년에는 사냥 의류 소매상인 '마우리츠 위드포르스(Mauritz Widforss)'를 인수하여 제품 범위에 신사복 컬렉션을 포함시켰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나는 하이 패션
2013년 11월 새벽에는 명동 눈스퀘어 앞에 400여 명의 사람이 줄을 섰다. 전날 오전 9시부터 대기한 사람을 비롯해 12시간 이상을 기다리며 날을 새운 사람도 많았다.
바로 H&M과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의 협업 컬렉션(ISABEL MARANT POUR H&M)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가격 대비 합리적인 품질과 디자인,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H&M을 여태 다른 SPA 브랜드와 구분 짓는 단서다.
ZARA와 유니클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애매한 정체성을 갖췄다는 평도 있으나, 바로 그 애매함이 '포용성'과 맞물리며 H&M을 '모두를 위한 패션'을 구현하게 한다.
모노 브랜드를 멀티 브랜드로 확장한 것도, 콜라보레이션을 시작한 것도 모두 같은 선상의 이야기다.
고객들은 유명 브랜드의 디자이너와 H&M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평소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디자이너의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H&M이 '하이 패션의 민주화'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작한 다수의 프로젝트는 패션과 디자인이 단지 '가격'에 좌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대변하고
'최고의 가격으로 제공하는 패션과 품질'이라는 H&M 비즈니스 콘셉트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방법이다.
체계적인 멀티 브랜드 전략
2007년 H&M 그룹 3세 경영인인 칼 요한 페르손은 그전까지 유지해오던 H&M 단일 브랜드 정책을 중단하고 브랜드 '코스(Cos)'를 론칭해 멀티 브랜드로의 변신을 꾀했다.
기존 H&M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루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패션 외신들은 코스의 독특하면서도 미니멀리즘한 패션을
극찬하며 H&M의 브랜드 확장을 반겼다. H&M이 트렌드를 위주로 옷을 선보인다면 코스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첫 번째이고 그 위에 트렌드를 입히기 때문에 브랜드의 깊이감이 옷에 진하게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가 하면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을 합친 듯한 새로운 개념의 매장,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도 론칭했다.
스토리즈는 옷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 용품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곳. H&M과 코스의 중간 정도 가격이어서 다채로운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다.
이 외에도 청바지에 특화된 스트리트 브랜드인 '칩먼데이(Cheap Monday)', 진(Jean) 소재에 집중한 '위크데이(Weekday)', 컬러풀한 그래픽이 특색인 '몽키(Monki)' 등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군이 전 세계에 야무지게 포진해 있다.
다채로운 브랜드와는 별개로 H&M의 카테고리를 세분화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H&M홈', 'H&M스포츠' 등 생활용품과 스포츠용품에 특화된 매장을 별도로 설립한 것.
이중 H&M홈은 거실, 욕실, 주방 등 일상생활에 쓰이는 데코(Decoration) 아이템을 총망라한 콘셉트 매장으로 우리나라에도 개장 첫날 1,000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독자 브랜드 노선을 벗어난 뒤 적극적으로 고객의 생활 전반에 스밀 방법을 모색 중인 H&M은 기존 H&M 매장의 중저가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여러 브랜드를 통해 마켓 셰어를
확대하는 장점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유행을 넘어,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다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Brand) 브랜드란 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을 말한다.
대량생산 방식을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유통 단계를 축소해 저렴한 가격에 빠른 상품 회전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소위 패스트 브랜드(Fast Brand)라고 불리기도 한다.
SPA 브랜드 업계는 2000년대에 시작된 이래 매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 성장 이면에 숨겨진 저임금, 아동 근로, 산업쓰레기 배출, 독성 화학물질 검출 등의 논란 또한 거세지는 추세다.
하지만 유독 H&M만은 그 논란의 중심에서 비켜나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도 빼놓을 수 없다. H&M은 적법한 방법으로 도축된 동물 가죽만을 취급하고 재생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는 등 '패션은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다.
유기농 면을 사용하고 헌 옷을 수거해 재사용하는 등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패션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WWF(세계자연보호기금)와의 협약을 통해 수자원 관리에 힘쓰는 등 환경과 근로 조건, 협력 업체와 소비자 모두를 생각한 H&M의 양심적인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H&M은 스스로를 패스트 패션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때문에 여타 SPA 브랜드가 추구하는 1~3개월 단위로 순환되는 제품은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일 년 반 전에 트렌드를 예측하고 소재와 컬러를 정하는 기획단계를 시작하는 등 일반 디자이너 브랜드와 같은 생산 주기를 가짐으로써 짧은 시간 내에 과도한 노동을 부과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패션의 가치와 '기업 윤리'를 동시에 중시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유행을 넘어, 패션의 가치와 당위를 제시하는 글로벌 기업 H&M이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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