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부하고 일하다 7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떠나올 때만 해도 외국인으로서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려 지쳐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따금 그곳의 모습이 그대로인지 궁금해지더군요. 어머니는 무려 그 시절이 최고로 즐거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고요. 그래서 옛 추억도 되새기고 어머니랑 좋은 시간도 가질 겸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시애틀도 여행 코스에 넣고, 드디어 출발!
시애틀은 영화로 많이 접한 데다 워낙 스타벅스로도 유명한 곳이라 여행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 도착하니, 의외의 풍경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더군요.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느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차분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The Crab Pot Restaurant & Bar'라는 곳에서 맛본 로브스터 식사였습니다. 종업원이 테이블 위에 종이를 한 장 깐 후 해산물을 잔뜩 쏟아 부어주었습니다. 한손에 망치를 들고 로브스터를 부수며 먹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는 버클리와 소살리토를 방문했습니다. 버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지하철로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 그 유명한 명문대인 UC Berkeley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 학교는 60년대 자유언론운동과 베트남 반전운동 그리고 히피 문화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엄청 큰 캠퍼스는 장대한 역사를 보여주듯 울창한 숲과 큰 나무에 둘러싸인 채 젊고 싱그러운 학생들을 품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캠퍼스와 거리를 신나게 돌아다니며 학생인 양 자유를 만끽해 보았습니다. 또 주변 주택가를 둘러보며 미국인들의 일상생활도 엿보았지요. 저녁에는 근처의 쥬피터라는 식당에 들러 수제맥주와 피자를 먹고 재즈연주를 라이브로 들으며 현지 학생들과 버클리 주민들 속에서 미국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소살리토는 샌프란시스코 페리빌딩에서 페리를 타고 금문교를 건너면 갈 수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영화 '더 락(The Rock)'으로 유명해진 알카트라즈 감옥도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스타벅스의 고향이 시애틀인 것처럼 블루보틀(Blue Bottle) 고향은 샌프란시스코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페리 타기 전 페리빌딩에서 블루보틀의 그윽한 라떼 한 잔을 테이크아웃 하니 우리의 여정이 더욱 즐거워졌어요.
소살리토에는 작은 마을에 아기자기한 소품가게도 많고 갤러리도 많이 있어 반나절 정도 산책을 하며 여유를 즐겼습니다. 건너편 샌프란시스코 마천루와 언덕들을 바라보니 또 다른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더군요. 또한 소살리토에는 수제 햄버거 가게가 유명하답니다.그 환상적인 패티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집을 떠나 모르는 사람들과 다른 언어로 생활하고 공부하던 7년 전의 샌프란시스코는 저에겐 자꾸만 도망치고 싶은 애증의 도시였습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가족이 너무 그리워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며 떠나왔건만, 지금 되돌아보니 그때 경험한 치열함과 열정은 지금 제게 있어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바쁜 업무에 지쳐 모든 생활에 매너리즘을 느낄 즈음, 유학생 시절의 마음과 열정을 다시금 찾을 수 있었던 최고의 여행을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여행은 앞으로의 일상생활에 충실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됩니다. 또한 힘들었던 옛 기억을 곱씹게 만드는 프레임이자 또 다른 추억을 준비하게 하는 값진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새로운 나를 만나게 하고, 함께 여정을 떠나온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이어나가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미래에셋대우인 여러분, 올해는 새로운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로 꼭 한번 떠나보셨으면 좋겠네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근처에서 고즈넉한 저녁 시애틀의 야경을 배경으로 멋진 한 컷을 남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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