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시간 탐험을 떠나서 만나는 선사시대의 모습은 어떨까 상상해본 적이 있다면 들어봤을 법한 우리나라의 위대한 문화유산이 바로 울산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이다. 미지의 세계라 더욱 신비롭게만 느껴지는 선사시대의 흔적이자, 한반도 최초의 예술작품이라고도 불리는 반구대 암각화는 귀하디 귀한 선사시대의 유산이라 그 의미가 더욱 값지다.
선사시대는 아득한 과거이기도 하거니와 문명이 발달하기 전이라 남겨진 문화유산이 많지 않다. 그래서 하나하나 선사시대의 유물은 귀하디 귀할 수밖에 없다. 현실이 이러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한반도의 선사시대를 비교적 잘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 있다. 바로 반구대 암각화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에 있는 석기시대 신석기의 고래사냥 관련 바위그림으로 1971년에 발견되었고 1995년에 국보로 지정되었다. 사냥과 어로와 관련된 300여 점의 그림이 새겨져 있어 아주 인상적이다. 그중 고래를 사냥하는 사실적인 그림은 7,000년 전 신석기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지구상에 현존하는 고래사냥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냥하는 사람과 동물, 어로와 사냥 도구 등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 탁월한 문화사적 가치를 지닌다. 무엇보다 반구대 암각화는 우리나라 선사시대 암각화 유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약 7,000년~3,500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짐작된다.
반구대 암각화는 태화강의 한 지류인 대곡천의 소위 '건너 각단'이라고 부르는 곳에 그려져 있다. 그림이 집중된 곳의 바위면의 크기는 너비 10m, 높이 3m이다. 그러나 그 좌우에서도 적지 않은 형상들이 확인되고 있어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는 모두 10여 개에 이른다. 이 암각화는 신석기시대부터 여러 시기에 걸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특징 덕분에 시대별 양식의 차이를 살필 수 있다. 표현 대상의 내부를 모두 쪼아낸 면쪼기 기법과 윤곽만을 쪼아낸 선쪼기 기법으로 나눌 수 있다. 새겨진 물상은 크게 바다동물과 육지동물, 사람, 도구 등으로, 바다동물은 고래, 물개, 거북 등이 표현되어 있고, 사슴, 호랑이, 멧돼지, 개 등의 육지동물도 많이 관찰된다. 사람은 얼굴을 비롯해 정면으로 서 있는 모습과 서 있는 옆모습, 배에 탄 모습 등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별히 배, 울타리, 그물, 작살 등 수렵에 사용된 물건들이 새겨져 있어 선사인들의 사냥 활동이 원활했음을 짐작케 한다. 무엇보다 반구대 암각화는 동물과 사냥 장면을 생명력 있게 표현하고 사물의 특징을 실감나게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다. 덕분에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과 풍습을 살필 수 있는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사진출처: ⓒAmlou2518, 위키미디어
사진출처: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한반도 최초의 미술작품이라는 뜻깊은 반구대 암각화. 반구대 암각화가 자리한 대곡천 주변에는 이외에도 암각화가 다수 발굴되었는데, 천전리 각석도 그 중 하나에 속한다. 천전리 각석에서는 선사시대의 그림과 함께 약 1500년 전 역사시대 인물의 기록도 발견되어 주목을 끈다. 현재 학계에서는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를 하나로 묶어 울주 대곡천 암각화군(Petroglyphs of Bangudae Terrace in Daegok-ri, Ulju)이라 부르고 있다. 천전리 각석으로 불리는 명문과 암각화는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서 약 2㎞ 떨어져 있다. 반구대 암각화 발견 1년 전인 1970년에 먼저 존재가 알려졌으며 높이 약 2.7m, 너비 9.8m 바위 면을 따라 각종 도형과 글, 그림 등 620여 점이 새겨져 있다. 그 중에는 신라 법흥왕 시기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글도 있어 오랫동안 다양한 기록이 남겨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훌륭한 문화유산인만큼 인근에는 울산암각화박물관도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은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소개하고 국내 암각화 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전시물은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의 실물모형, 암각화 유적을 소개하는 입체적인 영상시설,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는 각종 모형물과 사진 등이 있다. 더불어 교육 및 강좌를 위해 마련된 세미나실, 회의실과 수장고 등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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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먼 과거로의 탐험을 하게 해주는 반구대 암각화. 인류의 흔적을 흥미롭게 연구할 수 있는 반구대 암각화의 가치를 되새기며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우수한 문화유산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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