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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지붕에 기품을 더한 아름다운 전통 건축의 단면
치미(鴟尾)
(2024년 12월 기사)

기와 지붕에 기품을 더한 아름다운 전통 건축의 단면 치미(鴟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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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2월 기사)

한국 고대 건축의 전통적인 아름다움, 뛰어난 공법과 그 규모를 가늠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 중 하나가 바로 치미이다. 목조 건축물에 멋과 기품, 위엄을 더하고, 벽사(辟邪)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특히 삼국시대에 건축물에서 많이 사용되었지만, 이후 그 명칭과 모양 등이 변화하면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치미. 특유의 웅장하면서도 위용 가득한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치미(鴟尾)는 동아시아 전통 건축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지붕의 장식기와로, 건물의 용마루 양 끝에 올려 건물의 위엄을 높이고, 귀신을 쫓는 역할을 하는 부재로 사용되었다. 치미는 새의 꽁지깃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불리는 명칭으로 학계에서는 망새라고 부른다. 치미는 지붕 장식물로, 목조물을 날씨로부터 보호하고 장식했을 뿐만 아니라 악을 물리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지붕 위에 올리던 장식물이라 이것의 크기를 통해 건물의 크기를 추정할 수 있다. 치미는 주로 삼국시대에 많이 표현된 건축적 요소로, 현재에는 주로 신라의 치미와 백제의 치미가 문화유산으로 많이 남아 있다. 치미는 처음에는 왕실에서, 나중에는 절, 관청, 귀족의 주택에서도 사용하며 권력의 상징이 됐다. 시대가 바뀌면서 치미의 조형적 아름다움은 약해지고, 하늘을 향해 펼쳐진 새의 날개깃 같던 고유의 형태도 사라졌지만 길상과 벽사의 상징으로 하늘의 길흉화복을 듣는 역할은 계속 이어져 왔다.

신라의 문화적 우월성을 과시한 듯한 웅장한 황룡사 금당 치미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치미는 경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황룡사 금당의 치미이다. 높이 182센티미터, 폭은 105센티미터나 되어 황룡사 금당의 크기가 엄청났을 것으로 짐작한다. 실제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전신인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이 발굴조사·연구한 결과 황룡사 중금당 크기가 조선의 경복궁 근정전의 2배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황룡사 금당의 치미에는 연꽃무늬 외에도 얼굴무늬 등을 새겨두었다. 연꽃과 남녀의 얼굴 등 다른 유적에서 발견된 치미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무늬가 있어서 예술성 또한 뛰어나다. 신라인의 독특한 제작 기술과 고유한 미의식이 고스란히 반영된 황룡사 금당의 치미는 경주의 가장 중심에 지어진 기념비적인 건축물인 황룡사에 걸맞은 아름다운 치미를 얹어 기와지붕에 기품을 더했음을 짐작케 한다. 특히 이곳의 치미에 새긴 사람 얼굴 표정은 선 몇 개로 표현했는데 실제로 보면 그 익살스러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치미 사진(1)
치미 사진(2)
사진출처: 문화유산청

백제의 우아한 미적 감각을 담은 미륵사지 출토 치미

백제의 치미 중 가장 큰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단연 미륵사지 출토 치미이다. 익산에 있는 미륵사지에는 다양한 형태와 문양을 담은 치미 조각이 900여 점 이상 출토되어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미륵사지 출토 치미는 섬세한 곡선의 미를 갖추고 있어 백제 특유의 단아한 품위를 느낄 수 있다. 비록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 않은 편으로 발견되었지만 전설처럼 사라진 미륵사의 규모를 짐작하는 자료가 된 미륵사지 출토 치미. 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쳐 과학적 자료에 근거해 얼마 전 완형 복원에 성공한 동원 승방지 출토 치미는 높이가 143센티미터에 이르는 대형 치미로 크기와 형태 모두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문화유산이다.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에서부터 머리, 몸체, 등, 종대, 깃, 꼬리 순으로 구성하였으며, 규모가 커 두 개로 나누어 제작한 후 위아래로 결합한 2단 구조의 치미이다. 전체적으로 활처럼 등이 휜 모양이고 꼬리 끝은 버선코처럼 우아하게 살짝 들려 있고, 깃과 꼬리의 상면과 뒷면에는 지름 1㎝, 깊이 2.5㎝의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다.

치미 사진(3)
치미 사진(4)
치미 사진(5)
사진출처: 국립익산박물관
치미 사진(6)

Tip 백제의 숨결이 오롯이 담긴 <미륵사지 출토 치미-제작, 폐기, 복원의 기록> 특별전

<미륵사지 출토 치미-제작, 폐기, 복원의 기록> 특별전은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타임캡슐과도 같은 치미의 제작, 폐기, 복원의 과정을 살펴본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과학기술과 보존·수복을 통해 본 치미>에서는 과학조사를 통해 치미의 내부 구조 및 제작 방법 등을 관찰한다. 또한 이물질 제거부터 색맞춤에 이르기까지 치미의 보존처리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소개한다. <2부 형태를 빚고 문양을 담은 치미>에서는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치미의 능골(脊稜), 동부(胴部), 날개(鰭部), 꼬리(頂部) 등의 형태와 용문, 보주문, 연화문, 당초문 등의 문양이 장식된 치미 편을 집중적으로 전시한다. 폭넓은 문헌자료와 다양한 일러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치미의 형태와 문양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3부 용마루 위 장식기와, 치미>에서는 이번에 복원한 동원 승방지와 연못지 출토 치미를 최초로 공개한다. 특히 완형으로 복원된 동원 승방지 출토 치미는 높이가 약 143cm에 이르는 대형 치미로, 그 크기나 형태에서 주목되는 바가 크다.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국립익산박물관에서 진행된다.

사진출처: 국립익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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