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통령 관저 가까운 곳에 있는 오운정은 원래는 오운각과 옥련정, 벽화실 등이 같이 어우러져 있었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오운정은 일제강점기에 경복궁 후원에 있는 건물들을 헐면서 대부분 사라지고 오운각만 남아 있다가 1989년 청와대 본관을 지으면서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고, 이름도 오운정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운정은 고종이 후원을 산책하거나 군대를 사열할 때 활용한 공간으로 규모는 작지만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풍광이 일품이다.
높이 108cm, 어깨 너비 54.5cm의 통일 신라시대 불상인 미남불은 신라 문화예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석굴암 본존불과 아주 흡사한 모습과 양식을 가지고 있다. 균형 잡힌 신체와 풍부한 양감, 섬세한 옷주름 등에서 불교 국가 통일 신라의 수준 높은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한 미남불은 우리의 귀한 문화유산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경주금융조합 이사였던 일본인 오히라 료조가 데라우치 마사타케 조선총독에게 선물하면서 경주 남산에서 조선총독관저가 있던 자리로(현재 청와대 경무관) 옮겨왔다. 그 후 1989년 대통령 관저를 신축하면서 현재의 위치로 다시 자리를 옮겨 아름다운 불상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인빈 김씨(원종의 어머니), 희빈 장씨(경종의 어머니), 숙빈 최씨(영조의 어머니), 정빈 이씨(진종의 어머니), 영빈 이씨(장조(사도세자)의 어머니), 수빈 박씨(순조의 어머니), 귀빈 엄씨(영친왕의 어머니)는 왕을 낳았지만 왕비가 되지 못한 후궁들이다. 이들의 신위를 모신 곳이 바로 칠궁인데, 칠궁은 왕의 법적인 어머니인 왕비이게 바치는 효와는 별개로 생모에게 바치는 사적인 효를 위해 세운 곳이다. 칠궁은 다른 곳들과 달리 지난 2001년에 개방되어 청와대 관람코스에 들어가 있었지만 따로 관람신청을 해야 했던 것에서 이번 청와대 완전 개방으로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가려져 있던 문화재를 만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쉽게 볼 수 없었던 문화재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청와대가 품고 있던 문화재들. 그 소중한 가치를 마음에 새기며 찾아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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