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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오묘한 빛깔에 담은 천 년 가는 아름다움
옻칠
(2022년 04월 기사)

깊고 오묘한 빛깔에 담은 천 년 가는 아름다움
옻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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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4월 기사)
요즘은 흔히 접할 수 있지는 않지만 옻은 우리나라의 전통 안료이다. 옻을 칠한 대표적인 제품을 꼽자면 자개로 만든 장을 들 수 있다. 자개 아래 검거나 검붉은 색, 혹은 붉은 색 등 바탕이 되는 격조가 느껴지는 빛깔이 바로 옻칠이다. 점점 우리 일상에서 잊히고 있지만 귀중한 문화유산이자 다양한 의미에서 지켜내야 할 소중한 안료인 옻에 대해서 알아본다.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는 가장 안정된 도료

옻칠은 '옻자'와 '칠자'가 결합된 말로, 옻은 옻나무 줄기나 가지에서 뽑은 수액이나 독기를 뜻한다. 옻칠은 안정된 특성을 가진 화합물로 존재할 뿐 아니라 외부 습기를 흡수하거나 방출하여 항상 일정한 수분을 머금어 유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로 만든 생활 용구나 금속기류 등에 옻칠을 하면 표면에 견고한 막을 형성할 뿐 아니라 광택이 나고 오랫동안 사용해도 변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옻칠은 내구성이 뛰어난 천연 도료로 인정받게 되었다.

꽃과 동물무늬를 붙인 거울
꽃과 동물무늬를 붙인 거울 사진

사진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나전 대모 칠 국화 넝쿨무늬 합
나전 대모 칠 국화 넝쿨무늬 합 사진

사진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옻칠은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이전부터 도료 및 약용으로 이용되어 왔다. 옻칠은 다른 도료와는 달리 특이한 효소 반응에 3차원 구조의 고분자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는 여러 도료 중에서 가장 안정된 특성을 가진 화합물이다.

옻칠은 각종 산과 알칼리에도 부식되지 않으며, 내염성, 내열성 및 방수, 방충, 방부, 절연의 효과가 뛰어난 내구성이 높은 물질이다. 따라서 예로부터 가구, 칠기, 공예품 등에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 그 도막의 우수성이 높이 평가되어 앞으로 해저 케이블선, 선박, 비행기, 각종 기기 등 산업용 도료로 이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또한 연필꽂이, 필통, 명함 상자와 같은 사무 용품에도 옻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옻칠이라고 하면 막연히 가구나 그릇에만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생각과 달리 우리의 일상생활 어디에서나 충분히 옻칠을 활용할 수 있다.

칠 마키에 벼루상자
칠 마키에 벼루상자 사진

사진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다양한 칠공예로 꽃핀 옻문화

옻나무의 수액인 옻칠은 예로부터 아시아 각지에서 사용해 온 천연도료로서 방수·방충 등 물건의 내구성을 높이고, 광택을 더하여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내구성과 장식성을 높이는 옻칠은 옻나무가 자생하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요한 공예품 제작 기술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기반하여 다양한 칠공예로 피어났다.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 아시아를 칠하다>전은 공예로 그 아름다움을 표현한 옻칠의 세계를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에서 다양하게 표현된 옻칠 공예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현대화된 감각으로 옻칠 공예작업을 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옷칠의 우수성과 현대에서의 활용가능성까지도 점쳐 볼 수 있었다.

조칠 책모양 합
조칠 책모양 합 사진

사진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칠 새 구름무늬 접시
칠 새 구름무늬 접시 사진

사진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무엇보다 옻칠 공예가 그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받는 까닭은 옻칠공예는 시간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옻나무에서 옻칠을 채취하고 정제하여 도료로 만드는 데는 수개월이 소요된다. 물건에 옻칠을 하는 것은 칠과 건조를 반복하는 인내의 세월이다. 작은 칠기 한 점에는 그 모든 시간의 흐름이 쌓여 있고,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천 년의 시간을 버티고 우리에게 전해져 오고 있다.

한국 전통 가구 그림
전통문화의 도시 통영에 둥지를 튼 통영옻칠미술관

통영옻칠미술관은 2006년 6월, 우리 고유의 전통 예술인 나전칠기를 계승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관하였다. 우리 전통의 칠기를 비롯하여 칠화를 현대화시킨 칠예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추상미술에서부터 생활도구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미술관은 1, 2, 3관의 전시관과 매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전시관에서는 우리 전통의 나전칠기를 비롯하여 현대 칠예 작가들의 다양한 조형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제2전시관은 옻칠 장신구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제3전시관에서는 한국 옻칠화 작품으로 구상미술에서 추상미술까지 젊은 작가들의 칠기를 통한 새로운 시도를 볼 수 있다. 그밖에 옻칠아카데미 교육을 통하여 전문 인력양성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초대전, 기획전 등의 작품전시 뿐 아니라 포럼, 학술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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