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숙님의 댓글
최희숙웹진을 통해 궁중채화를 처음 접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조선 왕조의 꽃, 채화는 조선왕조 궁중 진연을 장식하는 비단꽃이다. 예와 악을 존중하는 조선시대에는 궁중의 큰 행사나 잔치가 있을 때 가화인 채화를 이용했다. 조선 왕조 5백년 동안 나라의 큰 잔치가 있을 떄마다 화려하게 피어났던 이 채화는 일제 강점기에 궁중문화 말살정책으로 소멸되어 역사의 기록에만 존재했지만, 궁중채화장 황수로 장인이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의 채화도, 윤회매십견 등 고문헌을 연구해서 완벽하게 복원 제작하여 최근 다시금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되어 명맥을 잇고 있다.
여러 문헌에 기록이 남아 있지만 가장 상세하게 궁중채화 만드는 방법을 기록한 문헌은 순종진연의궤, 고종임인진연의궤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왕실의궤로 대표되어 궁중채화가 얼마나 귀한 가치를 가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궁중재화는 아름다운 비단이나 모시에 자연 염료로 색을 입혀서 채색하고 이를 꽃잎모양으로 오려 다림질하고 꽃슬과 꽃잎마다 숭화 밀랍을 입혀 손으로 정성스레 빚어서 만든다. 꽃을 만드는 재료는 비단에서부터 견직물, 모직물, 광물, 깃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작품 대상으로는 과꽃, 국화, 도라지꽃, 모란, 복사꽃, 유자꽃, 연꽃, 월계꽃, 패랭이꽃 등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꽃들이 주류를 이룬다.
섬세하면서도 화려하고, 단아하면서도 기품이 가득한 궁중채화는 조선왕조의 최고의 궁중문화이고 예술작품으로 손꼽힌다. 완성한 채화 수전 송이를 모아 왕의 자리 앞에 놓인 화준에 꽂고 잔칫상을 장식하기도 하고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머리에 꽂기도 하는 등 그 활용도도 다양했다. 무엇보다 궁중채화는 잔치가 열리는 공간을 화려하게 장식함으로써 궁중의례를 품격을 높이는 상징으로 표현되었고, 워낙 섬세하게 만들어져 실제로 벌과 나비, 온갖 새들이 날아드는 뛰어난 작품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사라질 뻔했던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인 궁중채화는 쉽게 만날 수 없어 더욱 귀하다. 하지만 궁중채화를 제대로 감상하고 제작과정을 엿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경남 양산에 자리한 한국궁중꽃박물관은 마치 조선시대의 궁궐을 연상케 하는 수려하고 웅장하며 고풍스러운 멋이 그대로 느껴지는 한옥으로 만들어졌다. 전통 궁궐 양식이 돋보이는 수로재와 비해당으로 구성된 한국궁중꽃박물관에서는 다양한 궁중채화 작품들을 비롯해 문헌, 제작도구, 여러 소장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실제 꽃보다 더욱 탐스럽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진귀한 궁중채화의 매력에 듬뿍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 여러 전시관을 갖추고 있는 한국궁중꽃박물관에서는 궁중의 연회를 느껴볼 수 있는 고종정해진찬의(高宗丁亥進饌儀)를 재현한 작품과 고고한 아름다움의 설중납매(雪中臘梅) 등 뛰어난 궁중채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궁중채화 체험실에서 직접 궁중채화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값진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 더욱 귀한 가치를 가지는 궁중채화. 궁궐에서만 누렸던 격조 높은 예술품인 궁중채화는 우리가 잘 전승해 나가야 할 귀한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웹진을 통해 궁중채화를 처음 접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즐거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