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한국의 김치는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맛으로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유산균이 살아있는 발효과학과 건강한 재료를 넣어 저장/숙성해서 먹는 독특한 방식, 그리고 알싸하고 개운한 매운맛 등으로 여러 가지 매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김치. 음식으로서의 가치는 물론 문화로서의 가치도 인정을 받아 지난 2013년 '김장문화'가 만장일치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에 이어 2017년에는 문화재청이 한국인의 정체성이 그대로 깃들어 있는 '김치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33호로 지정했다.
그만큼 김치와 김장은 한국인의 정서와 생활양식, 독특한 문화, 그리고 자부심까지 담긴 특별한 음식이다. 김치 담그기는 한국 사회에서 지역적, 사회적, 경제적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공동체로 참여하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문화이며, 김치는 한국인의 식사에 빠질 수 없는 음식으로 국제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것이다.
김치는 역사적으로 상당기간 한국문화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며, 협동과 나눔이라는 공동체 정신이 담겨있고 현대 사회까지 지속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전통지식을 담고 있는 것은 물론 세대 간 전승해 모든 한국인들이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세계인이 한국 김치의 맛에 매료되고 김장을 함께 담그는 독특한 문화에 열광하는 이유도 이러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서울과 경기지역은 김치의 특성이 비슷하다. 옛 궁중에서 먹던 김치를 중심으로 화려하고 재료가 풍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김치의 간은 중간정도로 하고 속은 주로 새우젓, 조기젓, 생태 등 담백한 젓갈을 사용해 감칠맛이 난다. 서울의 대표적인 김치로는 배추김치, 깍두기, 나박김치, 오이김치, 총각김치 등이 있다. 강원도는 동태와 오징어 등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어 김장김치에도 해산물을 넣어 색다르게 김치를 만든다. 김치 속을 채울 때 기본 속 재료 외에도 생오징어나 동태살을 새우젓국에 버무려 넣고 멸치젓을 넣는 특징이 있다. 강원도의 대표적인 김치 종류는 명태김치, 오징어김치, 해초김치, 더덕김치, 가자미식해, 갓김치, 백김치가 있다.
충청도 지역은 해산물과 채소를 적절히 섞어 김치를 담구며 젓갈은 많이 쓰지 않고 소금만을 사용하여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부재료로 미나리, 파, 삭힌 풋고추 등을 넣어 만들거나 표고버섯을 채 썰어 밤을 섞어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충청도 지역의 대표인 김치 종류로는 나박김치, 호박김치, 가지김치, 열무물김치, 시금치김치, 굴깍두기 등이 있다. 전라도 지역은 풍부한 해산물과 다양한 채소, 산나물 등 식재료가 풍부해 김치의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따뜻한 날씨로 김치가 빨리 시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추와 젓갈을 많이 사용한다. 전라도 지역의 대표적인 김치 종류로는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동치미, 깻잎김치, 파래김치 등이 있다. 경상도 지역은 따뜻한 날씨로 인해 김치가 빨리 시어지는 것을 대비하여 배추를 소금에 푹 절인다. 양념재료로는 마늘과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여 맵고 자극적인 맛을 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표적인 김치로는 부추김치, 고추김치, 무말랭이김치, 돌나물김치, 나박김치 등이 있다. 제주도는 섬이라 식재료가 귀해 만드는 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 전복같은 제주도의 특산물을 넣어 만든 김치가 있고 한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 싱싱한 채소를 언제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김장을 많이 하지 않고 조금씩 담가 먹는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김치 종류로는 해물김치, 전복김치, 당근김치 등 생소한 종류가 많다.
지역에 따라 다른 종류로 발전되어 온 김치. 덕분에 한국은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김치를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이 호시탐탐 자기네 문화라고 우길 정도로 엄청난 가치를 가진 한국의 김치. 김장철이 다가오는 요즘,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김치가 만드는 한바탕의 음식 축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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