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커피 소비국이다. 2018년 기준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으로 전 세계 평균의 2.7배이고, 지난해 1월에서 7월까지 수입한 커피의 양만해도 9만355톤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소위 한국은 커피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커피 뿐만 아니라 일찍이 계절에 맞춰 제철음료를 즐겨 마시는 DNA가 있었다. 지혜와 풍류를 고루 갖춘 민족이기에 건강도 챙기면서 한 잔 따라 놓고 시도 읊고 서화도 즐기면서 적당한 음료를 마실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한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져 커피 강국이면서도 커피 못지 않게 꾸준히 다양한 전통음료를 찾고 즐겨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위를 식히며 먹던 빙수는 팥을 쑤어 섞어 먹던 것에서 우유를 얼려 멜론, 망고, 인절미 등 다양한 재료를 토핑해 입맛에 맞춰 사계절 내내 즐겨먹는 기호식품이 되었다. 또한 매실청, 오미자청, 유자청 등 전형적인 전통 음료 역시 차가운 얼음을 넣고 마시거나 탄산음료와 섞어 에이드처럼 마시는 등 현대인들의 성향에 맞춰 변신을 추구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음료들은 저마다 해독작용과 소화촉진(매실청)이나 피로회복과 갈증해소(오미자청), 면역력 증진과 혈관 강화(유자청) 등 독특한 맛은 물론 건강에도 유익해 하루 한두 잔씩 마시면 좋다. 이처럼 조상들이 즐겨 마시던 음료들은 한국인은 물론 한국 문화에 심취해 다양한 것을 접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생소하지만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것으로 손꼽힌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서는 한국의 문화와 풍류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한옥 카페도 속속 늘어나고 있어 가장 한국적인 공간에서 한국의 전통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한옥이라는 공간과 한국의 전통음료가 내는 시너지는 덩달아 한옥카페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성북동의 터줏대감과 다름없는 수연산방이나 전통 한옥의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성남의 새소리 물소리,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는 춘천의 차 마실 산, 오랫동안 전통 차 명소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인사동의 경인미술관과 삼청동의 차 마시는 뜰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고도 정비사업을 통해 한옥들을 개조해 다양한 매력으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공주와 경주, 전주의 여러 한옥카페들 역시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런 카페들은 한옥의 운치는 물론 한국 전통음료를 맛보고 즐기며 한국의 풍류에 젖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을 더한다.
커피와는 또 다른 풍미와 분위기를 즐기며, 오직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료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덕분에 새로운 K-문화를 이끌고 있는 전통음료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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