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철님의 댓글
김진철용광로같은 찜통 더위속에서 폭포의 시원한물줄기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는군요. 감사해요!
숲과 바위 사이를 가르며 시원한 물줄기를 흘려보내는 폭포는 여름이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가시게 한다.
무엇보다 폭포가 쏟아지는 곳은 뛰어난 주변 경관을 품고 있어 자연의 운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렇듯 수려한 풍경을 가진 곳은 '명승'이라고 해서 우리의 귀한 문화유산이다.
여름날 피서도 하고 풍류도 맛볼 수 있는 곳, 폭포의 진면목을 만나본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만큼 산이 품고 있는 폭포도 풍부하다. 특히 맑은 물과 기암괴석, 우거진 숲 등과 어우러진 폭포는 그 풍경이 가히 천하일경이 아닐 수 없다. 많은 폭포 중에는 명승으로 지정된 곳이 많다.
지난 6월 현무암 주상절리와 물줄기 등이 조화를 이루는 지질학적·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명승으로 지정된 연천 재인폭포는 용암이 식으면서 생긴 원형의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와 절벽 아래로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낸다. 무엇보다 협곡을 지나 한탄강에 이르는 지형이 조화되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재인폭포라는 명칭은 줄을 타는 광대 재인(才人)과 부인의 사랑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져 흥미를 자아낸다. 재인폭포는 빼어난 경관 뿐만 아니라 신생대에 용암이 굳어져 생성된 현무암이 침식되어 만들어진 주상절리, 하식애(河蝕崖) 등 다양한 지질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는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유네스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또한 땅바닥이 패여 물이 고인 곳을 일컫는 폭포의 소(沼)에는 천연기념물 어름치, 멸종위기 야생생물 돌상어 등이 서식하고 그 주변으로 수리부엉이, 수달, 산양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이 지속 관찰되는 등 생태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으로 평가된다.
지리산에 있는 불일폭포는 과거부터 다양한 문헌에 등장하는 저명한 명승지로, 옛 문인묵객들이 풍경을 감상하고 수많은 여행기, 시문 등을 남겨 예찬한 장소다. 역사적, 경관적 가치가 우수한 불일폭포는 지리산 10경 중 하나인데, 약 60m 높이의 거대한 폭포로 다양한 식생과 기암괴석, 계곡이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불일암에서 조망하는 지리산의 전경은 빼어난 비경을 자랑한다.
정선이 그린 실경산수화에도 등장한 포항 보경사 내연산 폭포와 내연산 계곡은 '시원한 물이 쏟아지는 계곡' 청하골에 폭포들이 연이어 있어 장관을 이룬다. 골짜기 사이를 흐르는 맑은 물과 웅장한 기암의 조화가 일품인 내연산 폭포는 깊은 계곡에서 낙차가 큰 폭포의 경관적 특징이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사계절 풍부한 폭포수가 굽이쳐 많은 용소(龍沼)를 만들며 시원한 느낌을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상생폭포부터 연산폭포까지 이어지는 경관이 빼어나며 특히 연산폭포(내연폭포)는 여름철의 우렁찬 소리와 겨울철 얼음기둥이 웅장한 위용을 뿜어낸다. 그 풍경이 워낙 빼어나 겸재 정선의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 <내연산폭포도>를 비롯해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여지도」의 내연산에서도 그 풍경을 찾을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정방폭포는 한라산에서 발원해 폭포수가 육지에서 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폭포로 세계적으로도 자마이카의 던리버폭포 정도만이 잘 알려져 있는 매우 희귀한 형태의 폭포다. 주상절리가 잘 발달한 해안 절벽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20여m의 물줄기가 제주 남쪽 바다의 푸르른 해안 절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어 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등과 함께 제주도를 대표하는 폭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제주도에서 거행되는 행사장면을 남긴 화첩인 <탐라순력도>에 폭포 주변에서 배를 띄워 풍류를 즐기는 '정방탐승(正方探勝)'이란 그림이 남아 있을 정도로 그 풍경이 압도적이다.
그 밖에도 우리나라에는 부안의 직소폭포, 설악산 대승폭포, 함양의 용추폭포, 여러 폭포가 이어지는 괴산의 화양구곡 등 감탄을 자아내는 비경을 간직한 폭포가 많다. 계절마다 그 모습과 매력을 달리하는 폭포에서 세심(洗心)의 경지에 닿아봐도 좋을 것이다.
용광로같은 찜통 더위속에서 폭포의 시원한물줄기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는군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