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메뉴 바로가기 본문 내용 바로가기

미래에셋증권 홈페이지

켜켜이 쌓아 올린 요새에서 한국 건축의 또 다른 매력을 보다 성곽
(2023년 05월 기사)

켜켜이 쌓아 올린 요새에서 한국 건축의 또 다른 매력을 보다 성곽
메인 이미지 보이기
  • 처음 >
  • 컬쳐 & 라이프 >
  • 우리 문화 깊이 보기
    (2023년 05월 기사)

걷기 좋은 계절이다. 걷는 것은 그 자체로 운동효과도 높고 심리적인 안정감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근사한 풍경과 멋스러운 건축미학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우리나라 곳곳에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목적과 의미를 담아 축조한 성곽이 자리하고 있다. 걷기 좋은 계절, 성곽을 걸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형태는 다양하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방어

우리 문화를 제대로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건축물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성곽이다. 토성, 읍성, 석성, 산성 등 모양과 형태, 소재 등의 차이가 있는 성곽은 대개 외적의 침입이나 자연 재해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쌓은 것이다. 전형적인 성곽은 네모꼴로 쌓은 성과 다시 그 바깥에 네모꼴로 쌓은 곽()으로 구성되는 이중의 벽으로 구성된다. 안쪽의 것을 성, 또는 내성(內城)이라 하고, 바깥쪽의 것을 곽() 혹은 외성(外城)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인 조건과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여러 가지 모양의 성곽이 발달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산지가 많아 특히 산성(山城)이 발달하였으며, 네모꼴보다는 자연적인 포곡선(包谷線)을 형성하여 부정원형(不整圓形)이 많은 특징을 가진다.

남한산성
남한산성 사진

성곽을 쌓은 가장 중요한 목적과 역할은 대개 방어이다. 외부의 침입 등으로부터 도성이나 마을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왕궁과 종묘사직을 지키기 위한 도성(都城), 지방의 행정·경제·군사의 중심지인 읍성(邑城), 유사시에 대비하여 방어용·도피용으로 쌓은 산성(山城), 군사적 요충지에 쌓고 군인이 주둔하던 진보(鎭堡), 국경과 요새지에 쌓은 행성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성곽의 역할이 방어가 전부는 아니었다. 창고를 보호하기 위한 창성(倉城)도 있고, 왕이 행차할 때 잠시 머물기 위해 쌓은 행재성(行在城)도 있다.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는 위용 있는 성곽

우리에게 익숙한 산성을 들어보자면 한양도성과 남한산성, 풍납토성, 수원화성, 공산성, 해미읍성, 부소산성, 면천읍성, 고창읍성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저마다 시대적인 영향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국가가 나서서 직접 구축한 것도 있으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 등을 보호하고자 일심단결해 쌓은 것도 있다.

요즘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가 높은 한양도성은 조선시대 도성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규모와 체계를 자랑하는 군사문화적 가치를 가진다. 워낙 오랫동안 축조해 조성된 시기마다 공법과 돌의 모양이 달라진 것도 한양도성이 가진 특이점 중 하나다.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수원화성은 건축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성곽으로 조선판 신도시를 꿈꾸었던 정조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보존성이 뛰어나고 성곽 안에 많은 구조물이 내포되어 있는 등 가치가 높아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바다가 아름답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 역시 아름다운 성곽 중 하나로 평가받는데 이순신 장군이 근무했던 곳이자 천주교 박해지로도 유명하다. 관아 등 많은 공간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지금은 한가로이 거닐며 쉬어갈 수 있는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고, 정자 혹은 망루도 활용되었던 청허정이 해미읍성의 깊은 역사를 짐작케 한다.

한양도성
한양도성 사진
고창읍성
고창읍성 사진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 역시 보존가치가 매운 높은 곳으로 동·서·북의 3문과 옹성, 수구문이 남아 있으며, 거칠게 쌓아 올린 성벽 역시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특히 고창읍성에는 답성(踏城)놀이, 즉 성 밟기 놀이가 전하는데 오래 전부터 아녀자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벽을 돌던 풍습이다. 돌을 머리에 이고 성곽을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에 간다는 말이 전해진다. 영화 <남한산성>으로 더욱 유명해진 경기도 광주에서 성남에 걸쳐 구축되어 있는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트레킹 명소로 더욱 유명해진 남한산성은 성곽길 따라 펼쳐진 수려한 풍경도 감상하고 행궁이 나란히 있어 쉬어가기도 그만이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한결같이 위엄 있는 모습을 가진 건축물로 우리나라 고유한 건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성곽. 걷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에 성곽을 걸으며 우리 문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조각보 그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