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는 시간? 그런 건 이 세상에 없어요.
(기고: 금융소비자보호팀 이재희 대리)
더운 여름입니다.
하지만 밖은 더운데도 간혹 마음 속은 겨울인 경우, 있지 않나요?
고민 없이 사는 사람 없다지만, 그럼에도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마치 나 혼자 외톨이가 된 듯 추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내게 조언해줄 사람 어디 없나?'
그렇게 마음이 쓸쓸해질 무렵,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다시 꺼내 보게 되었어요.
2012년 3월 일본에서 출간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소설은
국적불문, 누가 언제 읽더라도
큰 위로를 선물 받을 수 있는 작품이에요.
밤사이 도둑질을 한 세 청년이
아무도 찾지 않는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갑자기 폐허 같은 은신처에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수상한 편지가 옵니다.
편지에는 고민상담을 요청하는 글이 담겨 있었어요.
누가 어떻게 보낸 건지는 의심스럽지만
편지 내용에 이끌린 세 청년은
어느새 머리를 맞대고 답장을 써주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그 후,
고민 담긴 편지는 한 통에 그치지 않고
계속 그들을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세 청년의 기이한(?) 상담을 읽으며 웃다 보니
'나도 나미야 잡화점으로 편지 보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바로 그때, 절묘하게도 제게 화답해주는 듯한
구절을 만날 수 있었어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역시,
아무리 좋은 충고와 조언을 듣는다 해도
그것에 동의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은
결국 스스로의 몫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우칠 수 있었어요.
방황도 길을 찾는 또 하나의 방법.
이 세상에 의미 없는 시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다시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거예요.
혹시 지금 마음속이
'겨울'인 분들 계신가요?!
이번 휴가 기간에는 모두들
따뜻한 이 책을 통해 꼭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되찾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