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만나는 시인 백석
김연수 장편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 바로 <사슴>으로 유명한 백석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급격히 변한 세상에서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시를 쓸 수도, 쓰지 않을 수도 없었던 불행한 시인, 백석을 모델로 한 소설인 <일곱 해의 마지막>은 베스트셀러 작가 김연수의 작품입니다.
작품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고 재해석한 백석을 조우하는 기분은 남다릅니다.
소설은 번역을 하며 시를 멀리했던 백석이 다시 시를 쓰고, 결국 또 시를 접기까지의 7년을 담았는데, 1957년쯤부터 이야기가 시작돼 1963년 여름에서 마무리 됩니다.
소설이 백석의 삶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는 않지만, 작가가 상상력으로 쌓은 이야기는 백석의 고독과 고뇌를 짐작게 합니다.
언어를 모르는 불행과 병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언어는 뜻밖의 방식으로 인간을 위로한다. 당신, 이미 죽은 사람, 이라는 말. 그 겨울의 골짜기에서 당신도 얼어붙고 당신의 노래도 얼어붙었다, 는 말. 그리고 봄에 내가 당신의 노래를 들었다, 는 말.
<일곱 해의 마지막> 中
시를 쓸 수 없었던 시절, 모국에서 모국어를 잃어버린 시인의 심장이 품은 언어는 무엇이었으며, 그 마음은 얼마나 저리고 아팠을지 가늠하며 읽는 <일곱 해의 마지막>은 김연수 소설가의 섬세한 문장으로 인해 백석 시인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을 일깨우기에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