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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가 가진 딜레마, 환경보호 vs 오일머니
(2024년 10월 기사)

노르웨이가 가진 딜레마, 환경보호 vs 오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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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0월 기사)
기고: 미래에셋 글로벌 특파원 서다희
안녕하세요! 노르웨이에서 교환학생 중인 미래에셋 글로벌 특파원 서다희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노르웨이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노르웨이의 '환경보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노르웨이에서 생활하면 곳곳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음료수를 사 먹고 나면 남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제도인 'pant' 제도, 길에서 다니는 개인용 차량의 대다수가 전기차인 것은 물론 버스와 택시 같은 모든 대중교통수단 역시 전기차인 것은 노르웨이 정부와 시민들의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보여줍니다. 오슬로와 보되를 연결하는 기차가 약 12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도 피오르와 산맥을 보호하고 최대한 자연환경을 실천하기 위한 것입니다.
노르웨이 'saltstraumen'

그러나 한편으로 노르웨이가 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을 생각하면 한 나라에서 대립되는 가치가 양립하는 것이 흥미롭기도 합니다. 석유를 계속해서 생산하고 수출하지만, 국가의 향후 목표는 '2030년 탄소 배출 제로'라니,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노르웨이가 이를 어떻게 달성해 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 호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한 입장과 산유국의 위치에서의 노르웨이가 어떻게 대립되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펼쳐 나갈 노르웨이의 비전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유럽 최대의 산유국, 노르웨이

먼저, 노르웨이가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국가로 발돋움한 배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노르웨이는 기본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가 석유를 생산하는 바다를 자국 공해로 확정한 것은 1965년 덴마크와 영국과 함께 세 나라가 근접하게 위치한 북해의 영역을 결정한 회의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69년 자국령인 북해에서 석유가 매장된 것을 발견한 이후로, 유럽 최대의 산유국이 되며 노르웨이는 천연자원에 의존하는 산업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를 통해 노르웨이는 산유국 대열에 포함되었으며, 북유럽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익히 노르웨이를 복지가 좋은 나라,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등 경제가 부유한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오일머니였습니다.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및 고임금 일자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해외 투자금이 들어오면서 산업과 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생활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생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노르웨이인들의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이 점이 저에게 가장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주제였던 이유는, 노르웨이가 부국이 될 수 있었던 기반이 환경보호와는 대치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앞장서는 노르웨이

노르웨이에서 x-tra, coop, joker 등 어느 마트를 가든, 심지어 아주 작은 편의점이라도 문 앞에 pant 기계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환경부담금과 같은 제도인데, 일부 술 제품에만 적용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훨씬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돈을 돌려받는 것 또한 수월합니다. 알루미늄 캔으로 된 모든 음료 제품과 플라스틱 병에 적용하고 있는 이 'pant' 제도는 구매 시 제품 가격에 환경부담금을 적용해 구매한 다음, pant 기계에 넣으면 해당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수증으로 돌려줍니다.

작은 캔은 2크로네, 큰 병은 3크로네로 노르웨이 사람들은 집 한편에 아주 많은 판트를 모아서 한꺼번에 기계로 가져가 처리합니다. 제가 있는 Bodø에서는 City Nord에 위치한 Obs에 자동처리 인식기가 있어 사람의 키보다 더 큰 봉지를 가져와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 기숙사에서는 5명이 한 주방을 이용하기에 이 pant를 모아 주방의 필요한 물건들을 사곤 했습니다. 많이 모이면 생각보다 큰돈이 되기에 저희 학교에서도 직원분들이 모인 판트를 학교 앞 x-tra에서 처리해 기부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판트 기계에는 영수증을 뽑는 버튼과 기부를 할 수 있는 버튼이 있어, 후자를 누른다면 모인 보증금을 사회단체에 기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한 보증금 시스템을 통해 실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전기차였습니다. 가장 놀랐던 것은 Lofoten을 갈 때 탔던 페리가 전기로 된 것이었습니다. 겨울이 1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르웨이에서 추위에 약한 전기차의 보급이 대중화되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합니다. 현재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종료하고, 모든 신차는 탄소 배출이 제로가 되어야 한다는 국가 목표를 제시했으며, 대중교통인 택시와 버스, 페리는 이미 전기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또한 모든 생산이 재생에너지인 수력발전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정말로 탄소 배출이 제로였고, 이미 도로에 있는 차들의 대부분은 전기차가 많았습니다. 주차장, 거리 등 곳곳에 전기차 충전기가 있어 이런 목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보였습니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것은 거리에서도 확인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은 Lofoten제도에도 주차장에 기본으로 있는 전기차 충전기와 전기차

이는 정부의 세금 면제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덕분이었습니다. 일반 내연차량을 살 경우에는 부가가치세를 25% 부과하지만,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이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버스 전용도로 이용, 페리 이용 시(노르웨이는 바다가 많아 페리를 대중교통으로 많이 이용) 할인, 유료도로 통행 시 할인 등 다양한 혜택으로 전기차 구매를 독려하였습니다. 그 결과 2023년 1분기에는 신차 구매 비율 중 약 85%를 차지할 정도로 노르웨이의 전기차 보급률은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노르웨이의 국민과 정부가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한편, 환경보호를 국가의 거대한 목표를 잡고 있으면서도 환경을 파괴하는 석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노르웨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외치다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하지만, 미래세대의 가능성을 침해하지 않는다(지속가능한 발전의 정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정의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1987년 유엔 환경과개발위원회 위원장이던 전 노르웨이 총리, Gro Harlem Brundtland(그로 할렘 브룬틀란)이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르웨이는 석유로 벌어들인 자산을 미래세대를 위해 노르웨이 국부펀드에 투자하고, 전 세계 유명 기업의 주식에 분산투자 하였습니다. 노르웨이 오일펀드 운융자산은 총 1조 달러 규모로 전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1%가량에 달합니다. 석유로 풍부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석유 관련 부문에 투자 중단을 결정하며(재생에너지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투자 중단을 제외)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에 따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천연자원 산업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동으로 유인하는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자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국내 에너지의 대부분을 재생에너지를 소비하도록 체계를 바꾸어 나가며(전기 생산의 96%를 수력에서 생산) 앞으로의 녹색성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자본을 바탕으로 미래 주력 사업인 교육, 재생에너지, 로봇, 첨단 기술 등에 두루 투자하며 새로운 녹색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EU와 함께 '녹색동맹'을 체결하며 앞으로의 기후변화, 환경문제, 녹색산업 전환에 대해 활발한 협력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런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석유산업으로 초기 자본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녹색 성장을 펼쳐나간다는 비전을 훌륭하게 실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래세대에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과 앞으로도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노르웨이를 보면서, 환경보전과 인간의 공존을 위하는 기술인 생태공학을 공부하는 저에게 많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펼쳐 나갈 노르웨이의 녹색성장을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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