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촉발한 고용 시장의 대변혁은 더 이상 막연한 예측이 아닌, 기업의 공식 발표로 확인되는 구체적인 현실이 되었습니다. 아마존 CEO가 AI 도입으로 인한 사무직 인력의 구조적 감축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은 과거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이러한 변화의 동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쩐의 전쟁'에서 나옵니다. xAI는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선금으로 확보하고, 메타는 핵심 인재 영입에 1억 달러가 넘는 파격적인 보너스를 제시하는 등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빅테크들의 초현실적인 투자가 이 모든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 경쟁은 민간 영역을 넘어, 미국 정부가 'AI.gov' 프로젝트로 연방정부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펜타곤이 OpenAI와 국방 AI 개발 계약을 맺는 등 국가적 아젠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거대한 자본과 기술의 파도 속에서 개인과 산업의 생존 전략은 AI가 본질적으로 어려워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데서 출발합니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물리적 개입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필수적인 대면 서비스 직군, 예컨대 숙련된 기술자나 헤어 디자이너 등의 가치가 희소성으로 인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AI가 의료나 엔터테인먼트 같은 분야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춤으로써,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유발해 전체 시장을 성장시키고 오히려 새로운 인간의 역할을 창출하는 '제본스의 역설'과 같은 기회도 존재합니다.
궁극적으로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은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여러 AI 시스템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이들을 조합해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AI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문제를 정의하고, 명확한 지시로 작업을 조율하며, 최종 결과에 책임을 지는 고차원적인 관리 능력으로, 앤트로픽의 '멀티-에이전트 시스템' 연구에서 보듯 기술적으로도 그 중요성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사진 1 테슬라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이 모든 추상적인 논의와 막대한 투자가 대중의 삶에 구체적으로 와닿게 될 상징적 분기점은 바로 로보택시의 상용화입니다. 로보택시는 AI라는 소프트웨어를 대중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최초의 대중적 '물리적 AI 에이전트'로서,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습니다.
최근 월스트리트가 테슬라의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긍정적으로 재평가하고, 미국 규제 당국이 운전대 없는 차량의 승인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으며, 최대 난관으로 여겨지던 중국마저 자국 내 주행 데이터의 국외 이전을 허용하는 경로를 마련하는 등 상용화를 가로막던 핵심 장벽들이 놀라운 속도로 해소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AI는 고용, 경제, 안보를 넘어 우리 일상의 풍경까지 재정의하고 있으며, 그 거대한 전환의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와 엔비디아가 AI 기반 기상 예측 분야에서 서로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글의 WeatherLabs는 FGN(Functional Generative Networks) 모델을 통해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15일 중기 기상 예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앙상블 기법을 활용해 예측의 불확실성까지 정량화하여 제공하며, 특히 태풍 추적에서 기존 모델보다 24시간 더 앞선 정확도를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엔비디아의 Earth-2 이니셔티브는 cBottle 모델을 통해 지구 기후의 디지털 트윈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측보다 고해상도 기후 데이터 생성과 에뮬레이션에 중점을 둬, 연구자들이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를 탐색하고 가상 실험을 수행할 수 있게 합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UC Davis 연구팀이 <네이처지>에 발표한 연구는 뇌 신호를 텍스트로 변환한 후 다시 음성으로 바꾸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이들은 루게릭병 환자의 뇌에 256개의 전극을 이식하여 뇌 신호를 직접 음성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전체 과정이 단 10밀리초 안에 완료되어 실시간 음성 합성을 구현했습니다.
특히 환자의 과거 목소리를 학습하여 개인화된 음성을 생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감정 표현과 억양까지 반영할 수 있어 94.34%의 높은 이해도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 환자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됩니다.
우리는 지난 5월 30일 AI Weekly 자료를 통해 AI로 인한 고용 위기에 대해서 다룬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점점 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가속 확장되는 것이 분명히 보입니다.
지난 6월 17일, 아마존 CEO 앤디 재시(Andy Jassy)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향후 몇 년간 AI를 회사 전반에 광범위하게 활용하면서 얻게 될 효율성 증대로 인해 전체 사무직 인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발언은 아마존 내부 직원들에게 먼저 '메모'로 공유된 후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앤디 재시는 생성 AI를 인터넷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칭하며, 생성 AI와 에이전트의 도입이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현재 아마존은 1,000개 이상의 생성 AI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했거나 개발 중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구축할 것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영역 | 주요 활동 | 대표 서비스/도구 | 정량적 성과/수치 |
---|---|---|---|
영역 AI 서비스 총계 | 주요 활동 현재 구축/개발 중인 생성 AI 서비스 | 대표 서비스/도구 - | 정량적 성과/수치 1,000+ 개 |
영역 고객 서비스 | 주요 활동 차세대 개인·AI 쇼핑/이미지 검색으로 고객 경험 혁신 | 대표 서비스/도구 Alexa+, Rufus, Lens | 정량적 성과/수치 - |
영역 판매자 지원 | 주요 활동 상품 상세 페이지 자동 생성 및 판매 효율화 | 대표 서비스/도구 AI Listing Tools | 정량적 성과/수치 약 50만 판매 파트너 사용 |
영역 내부 운영 | 주요 활동 물류 재고 배치·수요 예측·로봇 효율성 개선, CS 챗봇 재구축 |
대표 서비스/도구 Fulfillment AI, CS Chatbot |
정량적 성과/수치 배송 속도 향상·비용 절감 |
영역 AWS 및 개발 | 주요 활동 개발자 생산성 향상 | 대표 서비스/도구 Amazon Q | 정량적 성과/수치 Java 업그레이드 50일→ 수시간, 연간 2.6억 달러 절감 |
영역 대규모 투자 | 주요 활동 데이터센터·AI 스타트업 투자 | 대표 서비스/도구 앤트로픽 등 | 정량적 성과/수치 향후 10년 1,000억 달러 이상 CAPEX, 앤트로픽 투자 80억 달러 |
자료: 아마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재시는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몇 년 안에 AI 활용을 통한 효율성 증대로 전체 사무직 인력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아마존이 2022년 이후 이미 27,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한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전의 감원은 주로 경제 불확실성과 조직 효율화에 따른 것이었으나, 이번 메모는 향후 인력 감축의 주요 동인으로 AI를 '명시적으로 지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재시는 직원들에게 AI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배우고 실험하며,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것을 성취할 방법을 찾으라고 촉구했습니다. 변화를 수용하는 사람들이 회사 혁신에 기여하고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물론, 재시의 발표 이후 아마존 내부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내부 슬랙(Slack) 채널을 통해 직원들은 "몇 년 안에 당신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글을 읽는 것보다 더 동기 부여되는 것은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마지못해 수용해야 하는 분위기도 읽혔습니다. 오히려 누군가는 말했어야 하는 솔직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특히 중간 관리직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습니다.
최근 미디어는 AI가 초래할 미래에 대해 극단적으로 상반된 두 가지 서사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습니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의 경고를 인용하며 '대량 실업'의 공포를 전파하고, 심지어 어떤 매체는 '화이트칼라 대학살'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위기감을 고조시킵니다. 또 다른 매체에서는 AI 업계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과장된 선전(hype)으로 치부 및 격하하면서 대중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AI로 인한 노동 시장의 변화가 단순히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술이 기존의 방식을 '더 좋게, 더 빠르게, 더 싸게, 더 안전하게' 대체할 수 있다면, 그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필연이 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0년간, 구체적으로는 1953년부터 이어져 온 산업 자동화가 꾸준히 인간의 노동력을 잠식해 온 것이 역사적 증거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AI는 이 필연적인 흐름을 폭발적으로 가속시키는 '게임 체인저'입니다. 이는 우리가 ChatGPT가 나왔을 때 직관적으로 내린 결론인데, 2025년이 된 현재에 그 생각은 더 강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AI 연구가이자 탈노동 경제학(Post-Labor Economics) 전문가인 데이비드 샤피로(David Shapiro)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뿌리내려 온 인류의 '사회 계약'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역설했습니다. 샤피로는 ChatGPT의 출현과 그에 따른 사회 변화상을 정확하게 예측한 인물이기에 그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일할 권리,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노동을 거부할 권리(파업 등)가 노동자가 자본가와 비교적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특히 한국인으로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파업이라는 수단과 같이, 노동을 보류할 수 있는 힘이 사회 시스템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실증적 예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AI가 인간 노동을 완전히 대체하는 시대가 오면, 첫 번째 기둥인 '노동권'이 무너집니다. 자본가들이 "당신들의 노동은 필요 없다. 로봇을 쓰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노동자는 교섭력을 상당히 상실합니다. 산업 자동화로 이미 이런 것들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AI가 만들어내는 폭풍은 훨씬 더 광범위하고 또 거셉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대중화되기까지 40년 이상 걸렸던 것처럼 현실적 병목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샤피로가 말한 점은 어떻게 보면 다행스러운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머스크가 말했듯 지구에 존재하는 휴머노이드 숫자가 100억 개를 넘어가는 세상을 위해서는 이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 원자재,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물리적 제약은 확산 속도를 늦추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샤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회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시점을 낙관적으로 보아도 2040년 이후라고 봤습니다.
결론적으로 AI가 인간을 가장 늦게 대체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물리적 AI'의 영역이라는 그의 통찰에 우리도 동의합니다. 이와 관련해 안드레 카파시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초기에 B2C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테슬라와 같은 기업 내부에서 먼저 로봇을 활용하고 안정화하는 '인큐베이팅'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자재 취급과 같은 산업 현장 업무에 로봇을 먼저 투입하여 데이터를 쌓고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내부 활용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한 후에는 대규모 창고를 가진 회사들과의 B2B 계약을 통해 로봇을 상용화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종적으로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고 안정화되면, 그때서야 비로소 B2C 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물리적 AI에서도 일반 가정에서나 소규모 업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B2C 형식의 로봇이 가장 늦게 도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이 AI로 인한 고용 위험을 걱정하는 인간 노동자들에게 의미하는 무게감은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AI의 능력은 방대한 학습 데이터와 명확한 패턴에 기반합니다. 따라서 AI가 본질적으로 어려워하는 영역에서 인간의 가치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사료됩니다.
구분 | 인간이 필수적인 이유 | 대표 직무·사례 |
---|---|---|
구분 복잡한 신체 기술 | 인간이 필수적인 이유 고난도 정밀 수작업, 로봇 개발 속도 한계 | 대표 직무·사례 외과 의사, 반도체 공정 기술자, 고압 전기공사 |
구분 데이터-빈곤·장기 과업 | 인간이 필수적인 이유 비정형화 데이터 및 변수가 얽힌 장기적 통찰이 필요한 직업 |
대표 직무·사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프로젝트매니저 |
구분 법적 책임·책임 소재 | 인간이 필수적인 이유 법률상 최종 서명·책임 주체 필요 | 대표 직무·사례 변호사, 감사인 |
구분 높은 신뢰성·감리 | 인간이 필수적인 이유 AI 오류·환각 감시·검증 | 대표 직무·사례 의료기기 심사관, 역사·학술 편집위원 |
구분 인간적 접촉·감성 | 인간이 필수적인 이유 공감·신뢰·윤리적 판단 중시 | 대표 직무·사례 보육교사, 심리 상담사, 예술가, 성직자 |
구분 제도적 관성·이익 집단 | 인간이 필수적인 이유 규제·관습·로비로 자동화 속도 제한 | 대표 직무·사례 (의협·변협 등) 전문직 이익집단, 공공기관 직원 |
자료: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직관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일상에 필요한 대면 서비스 직군(헤어 디자이너, 배관공, 인테리어 업자 등)의 경우 생각보다 개인의 전문성을 지킬 수 있는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AI가 글쓰기 속도는 높여주지만 머리 자르는 속도를 높여주지는 못하고, 이는 근래에도 어려워 보인다는 말입니다. 즉, AI가 많은 분야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도 인간의 물리적 개입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에서는 인간 노동의 가치가 꽤 오래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 보몰 효과에 따라 그런 시장의 재화/서비스 비용은 더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전략은 AI로 인해 결국 비용이 점차 낮아지고 품질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면서 해당 산업 사이즈 자체가 커질 것을 예상해보는 사고 전환입니다.
보몰효과는 서비스 산업, 특히 인간의 노동이 중요한 산업에서 생산성 향상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는 경제 이론
다시 말해, 기존의 기술로는 보몰 효과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AI와 로보틱스가 도입됨에 따라서 서비스를 더 저렴하고 접근하기 쉽게 만들면,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는 대신 훨씬 더 많이 소비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즉 제본스의 역설에 착안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택시 요금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하면 사람들은 훨씬 더 자주 택시를 이용하면서 사실상 미국의 대중교통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이는 CPI 항목의 교통 부분에도 고려될 만큼 큰 시장으로 자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와 동일한 역학은 헬스케어 및 여러 영역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만약 AI 덕분에 해당 서비스가 훨씬 저렴해지거나 개선된다면 전체 소비가 급증하여 시장을 성장시키고, 인간 노동자의 필요성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의료 (Healthcare)
고품질 엔터테인먼트 (Better entertainment)
개인적 성장 및 교육 (Personal development)
과학 연구 (Research)
예를 들어 의료 분야의 자동화는 의료 고용을 줄이기보다는 인간 의료 종사자에 대한 수요를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비용이 낮아지고 결과가 좋아지면 의료 서비스의 더 잦은 이용을 장려하기 때문입니다.
환자들은 더 정기적인 검진을 예약하거나, 이전에는 건너뛰었던 선택적 시술을 받거나 만성 질환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의 양을 확장시킵니다. 이와 관련해, 어떤 분석에서는 AI가 간호 업무의 약 10%를 자동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유럽에서 간호 직무가 39%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과의사는 수술의 정밀도를 위해 AI 기반 로봇 도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여전히 수술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을 처리하는 것은 외과의사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일전에 말했듯이 고도의 손재주를 기반으로 더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이 가능해야 하는데, 로보틱스가 개별 병원 곳곳에 침투해 '물리적 개입'을 하는 것은 꽤 미래의 일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샤피로는 노동이 더 이상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아닌 경제적 풍요와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가 되더라도 오히려 번아웃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풍요의 시대'를 제대로 만끽하기 전까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생을 경제적 불안정, 경쟁,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안을 동반한 생존 본능과 스트레스는 관성적으로 작용하면서 오히려 심리적 혼란과 정서적 피로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도 동의합니다.
상황에서는 정신건강 전문가(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치료사, 상담사 등)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정신건강 전문의의 역할마저도 AI가 정말로 잘하는 것이지만, AI 때문에 생겨날 불안이 또 다른 AI로 치료하려고 하는 수요로 전부 변환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신경 과학 진보의 영역 | 간단한 설명 | 예시 | 기대 효과 |
---|---|---|---|
신경 과학 진보의 영역 분자 생물학, 화학, 유전체학 | 간단한 설명 신경전달물질 조절하는 약물개발 | 예시 항우울제 설계 | 기대 효과 더 빠른 치료제 발견 |
신경 과학 진보의 영역 정밀한 신경 측정 및 개입 | 간단한 설명 개별 뉴런 활동을 추적 및 조절 (예: 옵토제네틱스) |
예시 PTSD 환자의 특정 뇌 영역 조절 | 기대 효과 정밀한 치료 가능 |
신경 과학 진보의 영역 계산 신경과학 | 간단한 설명 뇌 자체 모델링 | 예시 조현병 환자의 뇌 네트워크 전체를 모델링 | 기대 효과 복잡한 질환 원인 이해 |
신경 과학 진보의 영역 행동 개입 | 간단한 설명 AI가 새로운 심리 치료법을 개발, 환자가 치료를 잘 따르게 심리코치 |
예시 환자의 기분을 매일 체크 | 기대 효과 환자 순수도 향상, 삶의 질 개선 |
자료: 다리오 아모데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또 다른 대표적인 제본스의 역설을 만들 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입니다. 콘텐츠 제작 단가가 낮아지고 접근성은 높아지면서, 업계는 그동안 비용 문제로 시도하지 못했던 니치한 소재의 영화·게임이나 개인 맞춤형 인터랙티브 스토리 등 새로운 콘텐츠 수요를 폭발적으로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해당 분야에서는 생성 AI와 자동화 기술이 게임 개발과 영화 제작 전 과정에 도입되어 제작 비용을 크게 낮추고 품질과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AI가 반복적인 작업(예: 그래픽 에셋 생성, 음성 합성)을 자동화함으로써 인디 개발자들도 대형 스튜디오에 버금가는 고품질 게임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실제로 2024년 Steam 최고 흥행작 10개 중 5개가 인디게임으로 채워지는 등 콘텐츠 다양성과 소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수년에 걸쳐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들던 AAA급 게임을 몇 달 만에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애초에 현재의 AAA급 제작 환경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님).
영화 분야에서도 AI가 시각효과(VFX), 애니메이션 등에 활용되어 제작 효율을 비약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AI는 촬영지 가상 모델링, 대본의 흥행 가능성 예측 등에도 활용되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스트리밍 플랫폼의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과 소셜 미디어 반응 분석에도 AI가 도입되어 이용자 취향에 맞춘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졌습니다.
앞으로 필자를 포함해 개개인들은 보몰 효과를 극복하여 수요가 폭발할 산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에이전트에 관한 AI 모델 제공업자들의 진전은 조용하게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OpenAI가 AI 에이전트 구축 가이드라는 자료를 내놨습니다. OpenAI에서 정의하고 목표로 하는 에이전트는 말 그대로 '자율적인 직원'입니다. 질문에만 답하는 '비서'가 아닌 지시 하나에 모든 과정을 처리해내는 '직원'을 고용하는 것과 같은 셈입니다.
이런 에이전트 시대에는 단순히 사용하는 것을 넘어 AI 시스템을 조직하고, 지휘하며,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 역할의 중요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AI와 협력하여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길이며, 'AI를 관리하는 능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문제 정의 및 목표 설정: 진짜 문제를 발견하고, AI에게 집중할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
시스템 설계 및 UX: 최신 AI 모델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 약점을 보완하는 전체 시스템(오류 확인 절차 포함)을 설계하며, 최종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해하는 능력
명확한 소통과 조정: AI에게 명확한 프로젝트 명세를 작성하고, 관련된 사람들과 원활하게 협력하고 조정하는 능력
최종 책임: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자세
위 능력들은 어떤 에이전트에게 정확히 어떤 작업을 위임할지 워크플로우 자체를 조율하는 능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래의 핵심 역량들이 유능한 '인간 관리자'의 역량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또한 몇 주 전 자료에서 하버드 대학교의 논문을 소개하며 '유능한 관리자가 AI 팀을 더 잘 관리한다'는 증거에 대해서 밝힌 바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AI로 인해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효용가치가 곧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업무 역량에 대한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가치는 여전히 꽤 오랫동안 그 명맥을 유지할 가능성 또한 높습니다 (작업의 목표, 결과물 형식, 사용할 도구, 작업 경계 등을 명확히 포함한 상세한 지침을 포함한 프롬프트를 날리는 것도 기술 역량에 해당함).
이것이 우리가 '풍요의 시대'에 도달하기 전에 가져야 할 생존 전략입니다.
지난 6월 13일, 앤트로픽은 AI 개발자들이 꿈꿔왔지만 막연했던 효과적인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을 구현하는 구체적이고 검증된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은 하나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리드 에이전트가 있고, 아래에 여러 하위 에이전트(Subagent)가 각자의 컨텍스트 창(소화할 수 있는 토큰의 길이)을 가지고 문제의 다른 측면을 동시에 병렬적으로 탐색한 뒤 핵심 정보만 압축하여 리드 에이전트에 보고하는 것입니다.
그림 1 오케스트레이터는 과업의 여러 측면을 조사할 subagent를 여럿 생성, 그들에게 작업 위임
다시 말해, 조율자 역할을 하는 리드 에이전트는 프로젝트 전체를 책임지는 총괄 매니저(PM)와 같습니다. 그리고 어떤 하위 에이전트는 일반 웹 검색에 특화되고, 다른 작업자는 최신 뉴스 검색에, 또 다른 작업자는 학술 논문 검색에 특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각자의 '지능 필터' 역할을 수행하고 나면 결과를 PM에게 줍니다.
마치 여러 명의 연구원이 각자 전문 분야를 조사한 후 회의에서 결과를 종합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지적 분업' 구조 덕분에 단일 에이전트가 갖는 컨텍스트 창 한계를 뛰어넘는 방대한 주제를 다룰 수 있습니다.
여러 에이전트가 각자의 컨텍스트 창을 사용함으로써, 시스템 전체는 훨씬 더 많은 생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 명의 팀장이 아무리 똑똑해도 팀을 혼자 이끄는 것이 어려운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리고 앤트로픽의 이러한 발표는 단순한 기술 문서를 넘어 AI 에이전트 개발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선언을 담고 있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먼저 앤트로픽은 연구(Research)와 같은 개방형 문제 해결에는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이 특히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면서, 회사 내부 평가에 따르면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이 단일 에이전트보다 90.2%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S&P 500 IT 기업의 모든 이사진 명단을 찾아라"와 같은 폭넓은 탐색이 필요한 질문에서 단일 에이전트는 실패했지만 멀티-에이전트는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의 압도적인 성능은 공짜가 아니라는 게 포인트입니다. 대가는 바로 토큰 사용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큰 경제학'이라 부릅니다.
여기서 바로 핵심 인사이트가 나오는데, "에이전트의 성능 차이를 결정하는 수많은 변수 중, '얼마나 많은 토큰을 사용했는가(얼마나 많은 인지적 노동을 투입했는가)'가 무려 80%를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즉,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충분한 '생각의 비용(토큰)'을 지불해야 한다는 아주 명확한 원리입니다. 결국 AI 성능은 마법이 아니라 자원의 투입이며, 멀티-에이전트는 인지적 노동을 병렬화하고 확장하여 최고의 성능을 끌어내는 경제적, 공학적 해법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단일 에이전트는 일반 채팅보다 약 4배,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은 15배나 더 많은 토큰을 소모합니다. 즉, 에이전트의 시대에서는 챗봇 형태의 AI와는 차원이 다른 양의 토큰이 필요하다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거의 모든 재무분석가들의 전망들이 에이전트 시대에 필요한 자원의 양, 그리고 투자지출의 양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앤트로픽이 발견한 아이디어는 또 한 번 빅테크들의 capex 증대의 '선행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멀티-에이전트가 일반 채팅보다 15배나 많은 토큰을 소모한다는 발견은 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 과업에만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을 적용해야 함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이 기술이 모든 곳에 쓰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막대한 비용은 결국 AI 모델 제공업체들이 에이전트 사용에 관한 구독료를 올리는 방식 등으로 비용을 전가하게 할 것입니다. 그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곳들은 우선 대기업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매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업(예: 신사업 기회 발굴, 복잡한 기술 버그 해결)에 사용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시점에서 기업들은 멀티-에이전트 시스템과 인간 노동자 간의 '비용 경제학'을 따져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수요는 결국 에이전트의 성능에 달렸고, 그 성능은 토큰의 투입량에 비례합니다. 이는 다시 컴퓨팅 자원(실리콘과 에너지)이 더 필요하다는 본질로 귀결됩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