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 (Overweight)'로 커버리지를 개시합니다. 전력기기 산업은 현재 호황기(수요>>>공급)를 누리고 있습니다. 22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23년부터 본격적인 호황 사이클에 진입하였습니다. 사이클 초입은 노후 변압기 교체 시기 도래에 따른 수요 확대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호황기는 탄소중립 트렌드 및 AI 산업 고성장에 따른 실질적인 전기 수요 증가와 맞물려 침투 가능한 시장(TAM)의 확장 국면을 맞이했다고 판단합니다.
전력기기 기업 주가는 23-24년 현재까지 주식시장을 크게 아웃퍼폼 하고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으로 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가는 AI 수혜주 및 3Q24 실적에 대한 우려로 7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전고점 대비 ~25%까지 하락한 추세를 보였으나 북미 시장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합니다.
향후 해당 업종의 기업 주가를 견인할 Catalyst는 1) 기업별 리드타임에 따른 수주 성장세, 2) 수출 비중 확대, 3) 지속 가능한 높은 영업이익률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국내 대형 전력기기 3사 모두 최소 26년, 최대 28년까지 생산 CAPA가 채워진 상황입니다. 추가적인 증설 및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해 CAPA 여력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수주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실적 상승 폭이 가장 높았던 HD현대일렉트릭은 24년 YTD 주가 상승폭이 약 300%에 이릅니다. 하반기는 늘어나는 수주잔고에 따라 개선되는 이익의 가시성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판단합니다. 이에, 가장 수익성이 높은 지역인 북미 비중에 따라 이익개선 폭이 클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한, 추가 CAPA 증설 효과 및 초고압 변압기 수혜로 이익 개선 모멘텀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효성중공업 (대형주)과 일진전기 (중소형주)는 전략적인 플레이 전략이 유효합니다.
전력기기 산업은 현재 호황기(수요>>>공급)를 누리고 있습니다. 22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23년부터 본격적인 호황 사이클에 진입하였습니다. 사이클 초입은 노후 변압기 교체 시기 도래에 따른 수요 확대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호황기는 탄소중립 트렌드 및 AI 산업 고성장에 따른 실질적인 전기 수요 증가와 맞물려 침투 가능한 시장(TAM)의 확장국면을 맞이했다고 판단합니다.
통상 변압기의 제품 평균 수명은 30-40년입니다. 이로 인해,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상대적으로 타 업종 대비 긴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각국에서 송배전망 CAPEX 슈퍼사이클 구간에 진입하였습니다. 이를 반증하듯, 국내 전력기기 4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통합 주잔고는 약 17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23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진 전력기기 기업들의 주가 상승 랠리는 노후 인프라 교체 사이클에서 시작된 실적 상승 모멘텀이었습니다. 현재 글로벌 전력망 자산들의 평균 내용연수는 3년입니다. 전력망을 구성하는 자산으로는 전선, 변압기, 발전기 등이 있으며, 통상 변압기의 평균 설계수명은 30-40년입니다. 이로 인해,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상대적으로 타 업종 대비 긴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평균 내용 연수가 30년을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변압기만 보더라도 자산 수명이 거의 끝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태양광, 풍력, SMR, 수소연료전지와 같이 혁신적인 발전원들이 등장한 가운데 현재 노후화된 전력망은 이들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많은 국가에서 노후전력망 교체를 위해 대대적인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과 동시에 전력기기 기업들의 수주잔고 역시 크게 증가했습니다.
변압기 최대 수입국 중 하나인 미국은 전력망 인프라의 평균 연령이 40년으로, 향후 10년 내에 송전선의 30%를 교체해야 하며 배전선의 60% 이상이 사용 수명을 넘겼거나 그에 근접한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중에서도 배전망에 들어가는 설비들은 연식이 더 짧은 편입니다. 변전소에 사용되는 대형전력 변압기와 달리 주로 외부에 설치되어 외부 환경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소규모 사용자들에게 전력을 공급하여 부하 변동이 더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노후기기의 교체 시기와 맞물려 소비지 근처의 중저압 변압기 및 차단기 역시 발주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넷제로(Net-Zero) 시나리오 달성을 위해서 기존의 중앙집중식 화력 발전 시스템을 분산형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전력망 투자를 통해 업그레이드 및 교체가 시급합니다. 현재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비례해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다양한 발전원이 추가되는 속도를 감안할 때 전 세계적으로 송배전망 연결은 타이트한 상황입니다.
각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용량의 23%까지 증가하였습니다. 미국 역시 태양광,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 발전 비중이 약 20% 정도입니다. 이처럼 신재생 발전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풍향/바람세기/일조량 등의 환경 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하여 전력망의 안정적인 전력 흐름이 깨져 송전망에 혼란 및 타 발전기의 출력 제한을 발생시켜 손실도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시스템 운영 비용이 더 발생하게 되고, 이는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전기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정전 및 전력망 혼선으로 인해 매년 최대 70억 달러까지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지난 21년 2월, 미국 텍사스 주는 겨울 폭풍 'Uri'로 인해 기록적인 한파와 심각한 전력 공급난을 겪은 바 있습니다. 극한의 추위로 인해 전력 수요는 급증했으나, 낙후된 인프라 설비로 인해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였습니다. 텍사스 전력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풍력 발전은 한파 기간 동안 터빈이 얼어붙어 가동을 멈추고 전력 공급이 급감했습니다. 이로 인해, 텍사스 전역에 수십에서 수백만 가구가 며칠 동안 전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텍사스 주는 전력망이 다른 주들과 연계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대규모 전기 수요가 일어났을 때 취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의 송배전망은 3,000개 이상의 민간 유틸리티, 공공 유틸리티(ex. 지자체 소유), 전력협동조합에 의해 소유 및 운영되며, 다수의 규제 및 관리 기관의 감독을 받습니다. 각각의 비중은 민간 유틸리티가 72%, 공공 유틸리티가 28%(그 중 전력 협동조합 14%)로 민간 사업자가 전력 소비자의 대다수를 커버하고 있습니다. 단일 전력망을 공유하여 지역 간 전력 송배전이 가능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전력망이 서부, 동부, 텍사스 3개 지역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현재 미국 내 신규 발전 프로젝트 중 95%는 태양광, 풍력, ESS 등 신재생 발전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력망 역시 신재생 전력의 가용성(availability)에 맞추어 전력을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재조정되어야 합니다. 추가되는 신규 발전원 건설 속도에 비해 전력망은 준비가 되지 않아 계통 연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미국은 부족한 송전용량으로 인해 신규 발전원들의 전력망 대기열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23년 말 기준, 약 2,600GW 규모의 신규 발전 프로젝트가 송전망 계통 연계를 대기 중입니다. 그러나 결국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결국 철회됩니다. 실제로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계통 연계를 요청한 프로젝트의 약 19%만이 23년까지 구축되었습니다. 허가를 받고 건설되는 프로젝트 역시 제한적인 전력망 상황으로 인해 상업 운전까지 평균적으로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2000-2007년에 구축된 프로젝트의 경우 2년 미만이 소요되었으나, 최근 5년간 구축된 프로젝트의 경우 4년 이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23년 구축된 프로젝트의 경우 중앙값 5년을 기록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변압기는 국가 기관망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및 예산 정책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따라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긴밀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편으로, 전력청 및 유틸리티사가 주요 고객인 전력기기 기업들의 매출도 그에 따라 변동되는 편입니다. 전력망 계획 과정은 크게 1) 대규모 전력(송전) 시스템, 2) 배전 시스템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의 계획은 세부적으로 용량 확대, 노후 인프라 교체, 설비 강화(복구, 시스템 신뢰 강화 등)로 구분됩니다.
IEA에 따르면, 전 세계 각국은 탄소 중립 및 에너지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2040년까지 약 4,970만 마일의 송전선을 추가하거나 교체해야 합니다. 이러한 규모로 인해 2030년까지 연간 6,000억 달러 이상의 전력망 투자가 필요하며, 이는 현재 전 세계 송전망 투자수준의 2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현재 미국 전역에는 50만 마일의 고압 송전선, 1,100만 마일의 배전선, 그리고 5만 5천 개이상의 변전소가 있으며, 1.7억 이상의 주거, 상업 및 산업 고객에게 전력을 제공합니다. 2010년대를 접어들며 미국에서는 신규 고압 송전선 건설 규모가 크게 둔화되었습니다. 2010-2015년까지는 매년 1,700마일 길이의 고압 송전선이 신규 설치되었으나, 2016-2020년에는 평균 645마일 길이의 송전선이 설치되며 60% 이상 투자가 감소하였습니다. 신규 발전원으로 인한 상당한 접속(load) 증가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작은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전력망 설계자들은 향후 5년간의 부하 증가 예측치를 거의 2배로 늘렸습니다. FERC(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의 전력 수요 성장률은 23년 2.6%에서 28년 4.7%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더해, 향후 몇 년 안에 2-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적인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송전망 계획 및 건설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난 23년, 미국 민간 유틸리티사들은 발전을 포함한 전력망에 1,7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이전 CAPEX 확장기 때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준입니다. 이 중 약 18%(307억 달러)는 송전 인프라에 투자되었으며, 34%(565억 달러)는 배전 인프라에 투자되었습니다. 참고로 배전망에 들어가는 전력기기는 상대적으로 교체 주기가 빠른 편으로, 일반적으로 더 많은 예산이 할당됩니다. 송배전 CAPEX 모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1) 교체, 2) 용량 확대로, 이는 현 수준의 높은 변압기 수주 상황을 잘 반증해주고 있습니다.
미국 민간 유틸리티사들의 송전망 투자 규모 증가세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국의 민간 유틸리티사를 대표하는 협회인 EEI에 따르면, 전체 송전망 투자 규모는 23년 291억 달러에서 26년 321억 달러로 늘어나 3년간 3%의 연평균성장률(CAGR)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체적으로 송전망 투자 CAPEX에 포함된 항목에는 전선, 변선소, 변압기, 송전탑 등이 있는데, 전체 미국 송배전망 투자금액에서 변압기의 비중은 25% 정도로 추산됩니다(AAF). 여기서의 변압기는 변전소에 들어가는 고압 및 초고압 변압기에 해당합니다.
다음으로는 배전망입니다. 전반적으로 전력망 현대화에 대한 투자는 지난 5년간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주요 민간 유틸리티사 50개는 배전망 현대화 노력에 연간 투자를 2018-2023년 사이 거의 10배 증가시켰습니다. 23년에 접수된 배전망 관련 프로젝트는 총 682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그 중 75% 이상이 승인되었습니다. 전력망 현대화 작업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있는 만큼 규제 당국의 지원이 꽤 큰 편입니다. 배전망 현대화 계획에는 스마트 장비들을 포함해 제어실 내 전력망 소프트웨어 탑재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망 문제와 전반적인 현대화 작업의 필요성은 매년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집권 이후 21년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안(IIJA), 22년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표하며 전례없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인프라 법안(IIJA)은 미국의 노후화된 인프라를 교체하고 탄소 중립(Net Zero) 및 일자리 확대를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크게 운송, 에너지, 광대역 통신, 기타로 나뉘게 되는데, 10년간 총 1.2조 달러의 예산이 배정되었습니다. 이 중 에너지의 예산은 650억 달러(약 85조 원), 비중은 12%로, 송배전망과 관련된 내용 역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송전선 건설 및 전력 인프라 현대화에 할당된 예산은 총 750억 달러(전체 9%)로, 실질적인 송배전망 교체에 들어가는 보조금 명목의 예산들은 175억 달러에 이릅니다.
인프라 법안이 통과된 후 약 2년이 지난 현재 자금 집행이 완료되거나 진행 중인 프로젝트 규모의 비중은 약 47%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26년까지 남은 50% 규모의 잔존 자금의 집행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되며, 아직 실제 집행된 금액의 비중이 높지 않은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미국의 설비 투자가 아직 본격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IIJA에 따라 미국 정부는 새로운 송전선 건설과 기존 송전선의 업그레이드를 촉진하기 위한 TFP(Transmission Facilitation Program) 프로그램을 시행해 25억 달러를 할당한 바 있습니다. 22년 말에 시작된 첫 번째 라운드는 23년 10월까지 3개의 프로젝트가 협상 단계에 들어갔고, 이 프로젝트들은 6개 주에 걸쳐 약 3.5GW의 전력망 용량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24년 4월에는 추가적으로 하나의 조건부 프로젝트가 승인되기도 했습니다. 24년 2월, 에너지부(DOE)에서 두 번째 라운드를 시작했으며 최대 12억 달러가 송전 프로젝트를 위한 용량 계약(capacity contracts)으로 지원됩니다.
22년 1월 미국 에너지부(DOE)에서는 미국 전역에 전력망을 확장하고 현대화하여 재생에너지원의 통합을 촉진시키고자 'Building a Better Grid Initiative'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계획은 GRIP(Grid Resilience Innovative Partnership Program) 및 CITAP(Critical Infrastructure Transmission Assistance Program)로 구체화되었습니다.
한 예로, CITAP(Critical Infrastructure Transmission Assistance Program)는 미국 에너지부(DOE)에서는 연방 환경 검토 및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여 송전 프로젝트 승인을 가속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평균적으로 새로운 송전 선로에 대한 연방 정부의 허가는 약 4년 소요되지만, 2년 일정으로 통합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2GW 이상의 송전 용량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 일환으로, 23년 4월에는 최종 송전 허가 개혁 규칙과 최대 3.3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하며 전력기기 수요를 다시 한번 자극하고 있습니다. 총 36개의 고용량 송전 프로젝트가 착공 준비가 되어 있으며, 187GW의 재생에너지를 그리드에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에너지 전환 정책이 주로 신재생에너지(풍력, 태양광) 개발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전력망에 대한 업그레이드 없이는 현재 추가되고 있는 발전량과 수요 사이의 원활한 흐름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2010년 이후 현재까지 거의 2배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전력망에 대한 투자는 거의 변화가 없는 수준이며, 연간 약 3,000억 달러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유럽 집행위(EC)에 따르면 2030년까지 유럽 지역의 전력 수요가 6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럽 역시 변압기의 60% 이상이 25년 이상 사용되었으며, 오래된 전력망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 일환으로, 유럽 집행위는 23년 유럽 지역 내 전력망 개선 작업에 5,840억 유로(약 830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우-러 전쟁 발발 이후 시스템 간 상호 연결 및 통합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으며, 영국과 독일은 28억 유로 규모의 전력망 연결 프로젝트 '뉴커넥트(NeuConnect)'를 통해 각국의 재생에너지 공급 안정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전력망 인프라 확대는 사이클 초입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합니다. 영국 최대 전력회사인 내셔널 그리드는 25-29년 5년간 영국 송전망 인프라에 230억 유로(약 33조 원) 규모의 CAPEX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스페인 유틸리티사인 이베르드롤라 역시 24-26년 2년간 410억 유로(약 60조 원)을 투자해 미국, 영국 및 유럽, 남미 전력망 확대 및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독일 지멘스 에너지는 덴마크 국영 전력/가스 송전 시스템 운영자(TSO)인 Energinet과 15.2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본 계약에 따라 지멘스는 8년간 덴마크 내 50개의 신규 및 업그레이드된 150kV 변전소에 장비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유럽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주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5월 영국 최대 전력회사 내셔널 그리드와 400kV, 275kV급 전력변압기 9대, 821억 원 규모의 단일판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해당 변압기들은 내셔널 그리드가 영국에서 운영하는 변전소 5곳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효성중공업 역시 지난 6월 대규모 위상 조정 변압기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특수변압기 분야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 내셔널 그리드는 최근 740억 달러(약 96조 원) 규모의 에너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발표했습니다. 우선 영국은 2035년까지 전력 부문을 탈탄소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셔널 그리드의 전기시스템운영자(ESO)에 따르면, 전기화 트렌드에 따라 35년까지 전수요가 6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영국의 전력망은 지난 70년간 대부분 소규모 확대계획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전력망 연결을 위해 대기 중인 규모도 약 400GW 정도에 이르며, 대다수의 프로젝트가 최대 10-15년의 대기 시간에 직면할만큼 타이트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해상 전력망을 확대하고 스코틀랜드에서 생성된 전기를 잉글랜드 북부로 수송하기 위한 신규 남북 연결선을 구축하고 잉글랜드 남부로도 신규 송전선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중동은 강력한 미국발 수요로 인해 공급이 미국으로 몰리면서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중동에서의 수주 상황도 장기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중동 시장은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주요 시장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0년대 초반의 호황기를 이끌었던 수요 역시 중동에서 시작된 대규모 국가 단위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었으며, 최근에는 신도시 개발, 탄소 중립 트렌드에 맞춰 미국에 뒤이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이집트와 같은 국가들이 이러한 노력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사우디는 경제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 계획과 함께 대규모 태양광 및 풍력 발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전력망 확장 및 현대화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전력청(SEC)은 20-25년까지 약 510억 달러(약 70조 원)를 투자해, 특히 초고압(UHV) 송전망을 확장하여 국내 다양한 지역 간의 전력 공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30억 달러를 투자해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도입, 전력 손실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두바이의 디지털 그리드 계획과 아부다비의 스마트 전력망 프로젝트를 주요한 예시로 꼽을 수 있습니다. 50년까지 국가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원의 비율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스마트 그리드, 전력망 자동화, ESS 도입 등을 포함해 적극적이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집트는 아프리카와 유럽을 연결하는 전력 interconnector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전력망 확장에 70억 달러(약 8조 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우디와 이집트 간의 전력 연결 프로젝트 역시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약 18억 달러가 소요될 예정입니다. 또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 간의 전력망 연결 강화를 위한 GCC 전력망 프로젝트 역시 진행 중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및 인도 위주의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한 성장이 예상됩니다. 실제로 늘어난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력 인프라와 용량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업 및 가정의 전력 소비 양상도 증가하면서 변압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전력망의 안정성과 신뢰에 대한 우려는 수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미국 못지 않게 전력망 개선에 큰 돈을 쏟고 있습니다. 중국은 기존의 석탄 발재생에너지로 급속도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4년 4월까지 4개월간 전력망 프로젝트에 1,229억 위안(약 170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23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전망 투자 계획(35억 달러)보다도 5배 가까이 많은 규모입니다. 에너지 수요가 크게 늘면서 중국은 전 세계에서 송배전망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이에, 중국의 전력망 관련 24년 CAPEX는 1,020억 달러(약 140조 원)에서 30년까지는 1,570억 달러(약 215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최근 중국은 총 407억 위안(약 7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신장 북서부 지역에 1,100Kv 직류 초고압 송전선(UHV) 30,000km를 건설하였습니다. 중국 내 6개 지역 전력망을 상호 연결하고 신재생 전력 생산지(북부, 서부)와 전력 소비지(인구 밀도가 높은 동부) 사이의 전력망 불균형을 해소한 사례입니다. 해당 송전선을 통해 중국 5천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최대 12GW를 송전할 수 있고, 전력망 대기열 개선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전력 공급에 제약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발전 능력이 아닌 송전 문제입니다. 전력 사용량이 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나 AI, 데이터 산업 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및 대용량의 전력망 보급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한전의 오랜 적자로 인해 전력 계통에 대한 투자 지연과 감소가 송배전에 심각한 차질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전력망은 더 많은 재원을 요구하게 되는데, 5월 발표한 제11차 전기본의 전력 수요 전망치를 원활히 수용하기 위해서는 송전망 확충 계획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앞서 급증한 수요에 대해서 서술하였습니다. 전력기기 업종에 대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Rerating)이 이루어진 배경은 1) 경쟁 환경 내 K-변압기의 시장 내 위치와 2) 공급자 우위 시장입니다. 국내 대형 전력기기 기업 HD현대일렉트릭은 28년까지, 효성중공업은 26년까지, LS일렉트릭은 26-27년까지의 생산 CAPA가 모두 채워진 상황입니다.
현재 미국은 급증한 변압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쇼티지 현상을 계속 겪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팬데믹으로 인해 국가 단위의 인프라 투자 CAPEX 사이클이 늦어졌다는 점입니다. 이는 전력 변압기의 공급 부족 현상을 야기했으며,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구조적인 요인으로 초과 수요인 상황이 장기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중형급 변압기(50MVA급) 전력 변압기의 리드타임이 11개월이었으나, 현재는 최소 18개월 이상 최대 5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변압기 시장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습니다. 중저압 변압기는 일부 로컬 업체들도 공급을 담당하고 있으나, 대형 변압기(LPT)의 경우 제한적인 생산 시설 및 기술력으로 인해 HD현대일렉트릭과 히타치, 지21멘스, 미쯔비시, GE 등의 글로벌 업체들이 미국 내 공급을 담당하는 상황입니다. 이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에 달합니다.
북미 지역은 변압기 생산 단가가 높은 편인데, 높은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쇼티지가 심한 대형 변압기는 시설 투자만으로 생산 능력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라 사람이 매뉴얼에 따라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인력 확보가 중요합니다. 현재 공급자가 가격 결정력을 쥐고 있어 원재료 상승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초과 수요 상황이 장기간 이어져 판매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전력기기 기업들은 높은 판가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23년부터 지속적으로 누리고 있는 중입니다.
국내 기업의 경우, 가장 높은 마진율을 기록하고 있는 북미 시장에 대한 수주 비중에 따라 실적 성장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국내 4사 전력기기 기업들 모두 공급 중인 고압용 변압기는 주문별, 고객사별로 스펙이 상이하여 판매 가격이 다른 변압기들에 비해 높게 형성됩니다. 전반적인 최근 수출 동향 역시 고무적입니다. 23년 기준 미국 변압기 수입 금액 중 한국의 비중은 약 12% 내외로 수입국 중 두 번째입니다. 국내 기업의 우수한 품질 및 A/S 서비스로 인해 미국 내 고압용 변압기의 침투율은 꽤 높은 편에 속합니다.
현재 산업에서 경쟁 요소는 가격에서 리드타임으로 넘어가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합니다. 아울러 높아진 가격에도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기업별로 생산 CAPA에 따른 빠른 리드타임이 시장에서의 핵심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중형급 변압기인 50MVA급 전력 변압기의 리드타임이 11개월이었으나, 현재는 최소 18개월 이상, 최대 5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리드타임과 구조적인 수요 성장세와 함께 제한적인 공급량을 비추어 보았을 때, 사이클의 장기화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과거 사이클(03-08년) 당시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률은 최대 16%까지 기록했고, 해외 경쟁 기업 역시 영업이익률 13-20%까지 이뤘습니다. 현재는 높은 수주 단가로 인한 효과를 향유하고 있는 구간으로, 과거 호황기 때보다 더 큰 이익률(20% 이상까지 확대)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국의 지원 법안이 전력기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방안으로 아직 남아있기에 사이클의 장기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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