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를 꼽을 수 있는데 바로 유튜버 박막례 씨입니다. 그는 손녀가 만든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전 국민에 이름을 알린 뒤 CF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젊은 사람 못지않은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녀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는 디지털 영역에서 성공적으로 일하는 시니어의 이미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니어들의 직업과 사회활동에 있어 디지털 세상은 가장 각광받는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뉴른베르크(Nurnberg)에 사는 마티아스 파겔(Mattias Fagel) 씨는 독일의 대표 시니어 인터넷 잡지 <매거진66(Magazin66.de)>에 11년째 칼럼을 쓰고 있는 유명 블로거입니다. 이 매거진이 창간된 지 22년이 되었다고 하니 파겔 씨는 매거진 창간 이래 거의 절반이 되는 시간 동안 잡지의 한쪽 지면을 채워온 셈입니다. 이 잡지는 독일 시니어 매거진 중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매체로서 매주 새로운 소식과 칼럼, 각종 건강 정보와 정치·사회 이슈를 통해 독자들에게 큰 만족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겔 씨의 칼럼은 이 매거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는 칼럼을 통해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는데 그의 글에 달린 댓글을 일일이 확인한다고 합니다. 이 잡지에서 그는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시니어 잡지라고 하면 흔히 노인들의 삶과 건강 문제만 다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매거진66>에서 그는 사회·정치·문화 등 다양한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룹니다. 그의 칼럼 '글로벌 올디(Global Oldie)'를 통해 독자들은 정치·사회 이슈, 정신분석과 심리 상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노인들의 건강과 사회·대인 관계에 관한 조언 등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파겔 씨는 자신이 다루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 영역과 사적인 주제를 오가며 매거진 독자들에게 기쁨과 위로,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전문적인 이야기를 알기 쉽고 친숙하게 다루는 것이 그의 글이 지닌 특징입니다.
모두들 안녕하세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칼럼에서 한번 다룬 적이 있는데,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만연한 두려움이긴 하지만,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을 괴롭히는 어려움입니다.
그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누군가 어떤 일을 체험했다고 하는 것을 들여다보는데, 그렇게 되면 이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디지털 세상에 퍼져 나갑니다.
그렇게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미화된 것인지 또 속임수인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팔로어들은 정말로 좌절을 느끼니까요.
그들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소외되고 단절되어 처량하다고 느낍니다. 이것이 실체 없는 두려움, 포모의 진정한 본모습입니다.
- <magazin66>에서 일부 발췌 -
최근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이슈 포모(Fomo)에 대해 알려주는 파겔 씨의 글은 유익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잡지의 필자였다가 현재는 직접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올해 5월 이 잡지에서 우수 블로거로 뽑혀 공로상을 받았습니다. 상을 수여하는 과정에서 그의 특이한 경력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특히 여행과 관련된 글에서 유머러스하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정보가 담긴 내용이 인상 깊었다는 심사평을 내놓았는데, 파겔 씨는 원래 시장경제연구소 '프지마(Psyma)' 의장으로 일하다가 은퇴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은퇴와 함께 그는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했고 그 과정에서 <매거진66>에 기고할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상장과 상금뿐만 아니라 칼럼 출판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은퇴 이후 그는 작가로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인터넷과 미디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시니어들이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튜브 방송과 같은 웹 서비스 기반의 개인 채널이 무수히 생겨났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개인 방송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잼 할머니(마멜라데 오마, Marmeladen Oma)'는 2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독일에서 꽤 명성 높은 시니어 유튜버입니다. 그녀의 채널 구독자 수는 팬데믹 기간에 더 증가했으며, 현재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잼 할머니'는 유튜브에서 동화를 읽어주고, 노인들이 저녁에 보기에 알맞은 영화들을 선별해 소개해 주거나,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영상을 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특히 방송에서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시니어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기는데,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한 모습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꾸준히 올라온 영상에는 거창한 이벤트가 아닌, 집을 벗어나 잠깐 산책하는 모습, 지나가는 행인과 대화하거나 가게에 들르는 모습 등이 담겨있습니다. 그녀는 손자와 함께 이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2년 전 독일에서 활동하는 다른 젊은 유튜버들을 제치고 인기 동영상에 수여하는 웹 비디오 상(Webvideopreis Deutschland)을 타기도 했습니다.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하고, 매사에 밝고 활기찬 잼 할머니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그녀의 채널에는 지식과 정보전달에 치중한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녀가 손자를 비롯해 가족 구성원들과 다정하고 따뜻한 일상을 보내는 잔잔한 영상은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니어들 도박하다(제니오렌 조켄, Senioren Zocken)' 채널 운영진은 유쾌하고 재미있는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이들은 4명의 시니어로, 실제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여러 시니어 참가자를 초청해 다양한 컴퓨터 게임을 시도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겪는 우여곡절을 재미있게 편집해 보여주면서 보는 이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합니다.
이 채널 운영진은 평소 노인들이 게임, 컴퓨터 등 테크놀로지 분야에 대해 무지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리고자 이 채널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놀라운 것은 특정 영상(2020년 5월 26일)은 조회 수 4,000만 뷰가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독일 내에서 각종 미디어 상을 휩쓸 정도로 채널 자체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유튜브 채널에서 운동과 건강은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주제입니다. '가비 파스트너(Gabi Fastner)' 채널을 운영하는 가비 파스트너 씨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요가와 피트니스를 소개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현재 60만 명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이 채널의 인기 비결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구체적이면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데 있습니다. 음악을 틀어 놓고 동작에 맞춰 따라 하도록 하는 일반적인 운동 강의와 다르게 이 채널에서는 시니어들을 위해 천천히 부드럽게 몸의 각 부위를 풀어주는 운동법들을 소개합니다. 또 전체적인 채널 구성이 깔끔하고 편집이 세련된 점도 이 동영상의 인기 비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채널은 인플루언서이자 TV 스타, 또 작가이기도 한 71세의 유튜버 '그레타 질버(Greta Silber)' 채널입니다. 그녀는 채널을 통해 배우이자 작가로서 자신이 걸어온 삶에서 배운 점들을 구독자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삶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젊은 사람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건네기도 하고, 비슷한 시기를 겪는 시니어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노력합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그녀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며 많은 시니어 구독자는 활력과 에너지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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