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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2년 반이 넘었지만 종전(終戰) 기미보다 새로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발발한 지 1년이 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도 이란이 참가하면서 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인도의 부상으로 중국과 국경 분쟁이 재현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4자 혹은 6자 구도도 재편될 움직임이 뚜렷하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과 선진국, 신흥국별로 권역별 성장률은 커다란 의미가 없다. 코로나 사태 이후처럼 취약국이 두터워지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는 시대에서는 개별국의 성장률이 더 많이 포함될수록 '대표 지수 혹은 평균값의 함정'에 걸리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성장률과 권역별 성장률의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경기순환 상 침체‧불황‧회복‧성장 등 4단계와 저점, 정점의 의미가 퇴색되는 노랜딩(no landing)이 정착되고 있는 것도 종전의 이론을 뒤엎는 뉴 노멀 현상이다. 3대 예측기관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와 같은 3.2% 내외로 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이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히려 개별국가 성장률은 'I'자형, 'L'자형, 'W'자형, 'U'자형, 'V'자형, 나이키형, 스네이크형 등 경기순환 상 모든 국면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랜드 러시(land lush‧원시형 경제)'가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금융위기 당시 발행한 달러 표시 부채가 집중적으로 돌아오는 신흥국의 경우 사실상 국가부도 상황인 '테크니컬 디폴트'에 빠지고 있다.
지난 10개월 세계 경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초불확실성(hyper uncertainty)'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워런 비핏 버크세 헤셔웨이 회장도 확실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창립 이후 가장 많은 300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지난 10개월과 마찬가지로 초불확실성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11월 5일에는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카멜라 해리스 vs. 도널드 트럼프,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커다란 변화가 닥칠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나타난 대선 공약과 양당의 전통을 바탕으로 해리스 또는 트럼프 시대에 미국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미리 예상해 본다.
양당 후보가 대선 후보로 최종 결정된 이후 정책 대결에서 드러나고 있는 경제 분야에서 뚜렷한 특징 중의 하나는 '극우 혹은 진보' 성향이 더 강해진 점이다. 미국 국익 회복에 초점을 맞춘 두 후보의 민족주의 정책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 모두 부유세 도입에 찬성하거나 조세회피방지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공약이 대표적이다.
법인세는 기업인 출신답게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다시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는 해리스 후보는 법인세율을 올리고 조세회피목적으로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국적 포기세(expatriation tax)'를 도입할 것이라는 공약을 맞대응하고 있다.
법인세 뿐만 아니라 소득세 분야에서 양 후보의 입장 차가 극명하게 대립되고 있는 것이 종전의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현상이다. 트럼프 후보는 소득세는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공약을 1차 TV 토론 직전에 발표했다. 이에 해리스 후보는 현행 소득세 체제를 유지하되 초부유층에게는 증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슈 | 카멜라 해리스 | 도널드 트럼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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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개인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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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라 해리스
진보성향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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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보수성향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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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자국 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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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라 해리스
진보성향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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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보수성향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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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경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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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라 해리스
진보성향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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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보수성향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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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국방 및 외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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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라 해리스
진보성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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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보수성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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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각 이슈별 정치적 성향은 점수가 높을수록 강한 성향을 나타냄
자료: Inside Goverment
세제 공약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화폐개혁이다. 트럼프 후보는 '금본위제 부활'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미국 중앙은행(Fed)가 달러화 공급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금값이 올랐던 것도 이 요인이 한몫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금 공급량 제한과 금 보유국에게 또 다른 특혜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해리스 후보는 현행 달러화 체제를 유지하되 디지털 환경에 맞춰 '디지털 달러화(CBDC)'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Fed도 디지털 통화 시대가 닥칠 것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대책반을 구성해 준비해 왔다. 디지털 달러화가 도입되면 정착단계에 들어가고 있는 디지털 위안화 간 또 다른 형태의 기축통화 전쟁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해리스 후보는 '포용', 트럼프 후보는 '철퇴' 방침을 내세워 가장 극명하게 대립되는 분야다. 트럼프 후보는 멕시코 국경에 대형 장벽을 설치해 신규 불법 체류자를 원칙적으로 봉쇄하겠다는 방침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모든 무슬림 입국을 금지시키겠다는 입장도 밝혀 벌써부터 국제테러단체(미국 내 자생적 테러단체 포함)의 공적이 되고 있다.
대내 공약에 있어서는 두 후보 간 의견을 같이하는 분야가 보건복지 공약이다. 미국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골격은 같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2012년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의료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오바마 케어(PPACA)'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경쟁 촉진을 통해 약값 하락 등을 유도해 의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해리스 후보는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구분 | S&P 500 지수 | 달러 가치 | 국제 금값 | 국제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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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1995년 | S&P 500 지수 18.7% | 달러 가치 8.4% | 국제 금값 -0.8% | 국제유가 22.1% |
구분 1998년 | S&P 500 지수 20.9% | 달러 가치 3.1% | 국제 금값 4.0% | 국제유가 54.5% |
구분 2001년 | S&P 500 지수 -13.5% | 달러 가치 5.4% | 국제 금값 3.8% | 국제유가 -27.3% |
구분 2007년 | S&P 500 지수 -20.6% | 달러 가치 -1.5% | 국제 금값 17.6% | 국제유가 20.1% |
구분 2019년 | S&P 500 지수 9.8% | 달러 가치 -5.2 % | 국제 금값 39.7% | 국제유가 -31.3% |
주: 첫 금리인하 이후 1년 간 수익률 기준. 자료 : 블룸버그, CNBC
대외통상 분야는 보호주의 색채를 더 강화하자는데 두 후보가 기본적으로 의견을 같이 한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보호주의', 공화당은 '자유무역주의'를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오히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무역협정(TPP),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등 기존의 대외통상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전 세계인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일본, 멕시코, 대만, 한국 등 대규모 대미국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 최대 45%에 해당하는 '고관세(high tariff tax)'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서슴없이 밝히고 있다. 또 이들 국가 통화 가치의 대폭적인 평가절상을 요구하는 등 환율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30년 동안 미국 국민의 실질소득이 정체된 것은 자유통상정책의 피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나온 극단적인 공약이다.
특히 경제패권을 다투는 중국 공약에서도 차이가 난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정부 1기 때 대중 정책인 나바로 패러다임은 실패한 것으로 간주한다. 바이든 정부 출범 직전 중국의 GNI는 미국의 75%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4년 전 골드만 삭스 등은 2027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시진핑 주석의 팍스 시니카 야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패권을 중국에 넘겨준다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대의 굴욕이다. 바이든 정부 집권 4년 내내 중국의 존재를 전제로 대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는 '설리번 패러다임'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다른 입장이다. 자신이 재집권한다면 중국의 존재를 부인하는 나바로 패러다임을 재추진하겠다고 입장이다. 대중국 관세만은 100%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통적인 동맹국에 대한 정책도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해리스 후보는 '미국이 돌아왔다, '함께 강해지자(America is back, strong together)'는 공생적 슬로건이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위대한 미국을 재창출하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히틀러식 국수적인 슬로건을 내걸고 동맹국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 주둔 미군에 대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한국 정부가 100% 방위비 부담을 하지 않을 경우 완전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과 우호적 관계도 은근히 자랑한다. 미국 국익 확보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먼로주의'의 부활이다. 하지만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대선은 크게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공약에서 나타난 각종 정책, 선거 모금액, 대선 당시 집권당의 경제 성과다. 정책 대결은 해리스 후보가 유리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후보는 정책적으로 여전히 '준아웃 사이더'로 취급받고 있지만 해리스 후보는 '흐트러진 미국의 자존심을 살릴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모금액은 뒤늦게 후보로 결정됐지만 해리스 후보가 압도적으로 많다. 트럼프 후보는 부유세 도입, 월가 개혁 등을 주장해 공화당 전통적인 지지층인 금융인, 기업인, 부자 계층의 이익을 대변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지층이 반대당인 해리스 후보에게 모금액을 몰아주는 것도 종전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현상이다.
대선 당시 집권당의 경제 성과도 해리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확률이 높다. 집권당의 경제성과는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로 평가한다. 실업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더해 산출하는 경제고통지수는 트럼프 집권 때보다 떨어졌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선일 직전 달에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rber surprise)', 즉 의외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특히 그렇다.
카멜라 해리스 vs. 도널드 트럼프. 누가 당선되든 세계 경제와 한미 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때는 '안미경중(安美經中)', 윤석열 정부 때는 '안미경미(安美經美)'로 미국과의 관계가 경제패권을 다투는 두 국가를 줄타기 했던 우리로서는 차기 미국 정부에서 가져올 변화에 미리 대책을 세워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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