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원님의 댓글
류재원세계경제의 전망에 대한 내용글 잘 읽고 이해 햤습니다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무서운 것은 태생적 한계인 정책 대응이 더 어렵다는 점이다. 1980년대 초 스태그플레이션은 2차 오일쇼크 파장이란 '단선형 성격'인 데 반해 이번에는 지정학적 위험, 이상 기후, 공급망 훼손, 출구전략, 경제봉쇄조치 등과 같은 '다중 공선형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다중 공선형 스태그플레이션의 특징은 정책목표에 가장 적합한 정책 수단을 가져가는 틴버겐 정리(Tinbergen's theorem)로 경제정책을 추진하더라도 먹히지 않는다. 각국의 출구전략 추진과 함께 빠르게 위축국면에 들어가고 있는 글로벌 머니 게임이 앞으로 정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가 당면한 7가지 덫(stuck)에서 탈출해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최대 현안은 '인플레 덫'이다. 각국의 물가가 30∼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것은 이제는 예사로 보일 정도다. 선진국 국민들은 인플레로 겪는 경제 고통이 하늘을 찌를 태세다. 개도국 국민들은 금융위기 이후 실업 문제로 거세게 불었던 '아랍의 봄'이 이번에는 인플레 문제로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최근 인플레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이론적 배경이 필요하다. 인플레는 원인별로 비용 상승과 수요 견인으로, 상승 속도에 따라 마일드·캘로핑·하이퍼로, 경기와 관련해 스태그플레이션·슬로플레이션, 정책 의지와 결부돼 리플레이션·디스인플레, 그리고 공유 경제와 관련해 데모크라플레이션 등으로 구분된다. 코로나19 발 인플레가 심각한 것은 같은 통화정책 시차(9∼1년) 내에 모든 가능성이 한꺼번에 거론되기 때문이다.
Fed가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제성(preemptive)'이 생명인 통화정책에서 지난해 4월 이후 '쇼크'라 부를 만큼 불거진 인플레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물가 목표선인 2%를 무려 4배를 훨씬 웃도는 9.1% 수준까지 급등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한다.
둘째, 올해 상반기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을 보면 세계 경제는 '저성장의 덫'에 빠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 성장률이 -1.6%에 이어 2분기 성장률도 -2.1%(애틀랜타 연준 GDP now)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6월 Fed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작년 12월 전망치 4.8%에서 잠재성장률 1.75%보다 낮은 1.7%로 크게 내려 잡았다.
중국 경제 상황은 더하다. 지난해 1분기 18.3%에 달했던 성장률이 올해 1분기에는 4.8%로 급락했다. 상하이를 비롯해 경제봉쇄 조치가 집중됐던 지난 2분기에는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모든 예측기관이 올해 성장률은 목표선인 5.5%는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존 자원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그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유로 경제는 올해 2분기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고집으로 아베노믹스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경제도 엔저 효과가 종전만 못 하다.
셋째, 경기가 침체되면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 잡기에 나서더라도 다른 정책목표를 크게 손상시킬 확률이 높아 금리인상 등을 쉽게 추진하지 못하는 '출구전략의 덫'에 빠진다. 특히 인플레 진단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는 Fed는 뒤늦게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또 하나의 목표인 고용을 희생시킬 우려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제이슨 퍼먼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율 1%포인트를 잡기 위해서는 실업률이 6%포인트가 높아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희생률'(sacrifice ratio)을 제시했다. 한 번 높아진 물가는 잡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회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IMF의 권고대로 물가 잡기에만 몰두해 왔던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와 물가, 그리고 금리 간 '트릴레마' 국면에 빠져 제각각 대응하고 있다. 미국과 친미 국가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반면 중국과 친중 국가들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있다. 대발산(great divergence)의 시작이다.
여섯째, '세계 인구는 20세기 이후 120년 동안 지속된 팽창시대가 마무리되고 감소국면에 접어들었다', '돌이킬 수 없는 인구구조 변화가 앞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보고서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구절벽의 덫'에 걸린 세계 경제에 대한 경고다.
세계 인구절벽 논쟁에 중심에 서 있는 국가는 중국과 한국이다. 1년 전 '중국 인구가 감소됐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를 계기로 제기됐던 중국의 인구절벽 논쟁이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인구증가율이 0.03%에 그쳐 사실상 정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한국 인구(내국인 기준)도 내년에는 5,000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인구가 절대적으로 감소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는 대신 인플레이션율이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이 발생한다. 인구절벽의 덫으로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을 장기화하면 세계 인구증가 시기에 누적되어 온 디스토피아 문제가 한꺼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의 전망에 대한 내용글 잘 읽고 이해 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