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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화체제와 에쿠(ECU)
(2023년 02월 기사)

유럽통화체제와 에쿠(E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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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02월 기사)
기고: IT지원팀 권형우 선임매니저
안녕하세요. 검은 토끼, 계묘년 잘 보내고 계시나요? 쌀쌀함을 넘어 강추위에 가까운 한파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조금만 더 지나면 곧 따스한 봄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지난 1월 30일부터는 실내 마스크가 해제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지침이 바뀌는 등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조금이나마 답답함을 풀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 글에서는 유럽통화체제의 등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럽통화체제와 유럽통화체제의 중심이 되는 에쿠(ECU)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통화체제의 핵심, 에쿠

유럽통화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과거 여러 제도와 달리 통화의 중심이 되는 유럽통화단위, ECU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에쿠는 유럽공동체의 공통통화의 성격을 가지며, 현재 유로화의 탄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통화입니다. 유럽공동체 소속 국가들의 경제력을 일정 비율로 반영하는 바스켓 방식을 사용했으며 외환시장 개입, 금융당국 간 거래 등에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독일 마르크화, 프랑스 프랑화, 영국 파운드화, 이탈리아 리라화, 룩셈부르크 프랑화, 네덜란드 길더화, 덴마크 크로네화, 벨기에 프랑화 등이 대상에 들어가고 각 국의 경제력에 따라 바스켓이 연동됩니다. 각 국의 통화가치는 ECU에 연동돼 표현됩니다. 그리고 그 환율의 변동은 2.25% 내에서만 변동될 수 있도록 환율 변동이 고정됩니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현재 1ECU는 벨기에 화폐단위로 2프랑이고 1ECU는 독일 화폐단위로 1마르크라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벨기에 1프랑을 갖기 위해 필요한 마르크의 가치는 0.5 마르크로 계산됩니다.
유로화폐 동전 사진
각 국의 환율 변동은 이렇게 계산된 교차환율을 기준으로 사용되는데, 그 폭은 2.25%로 고정이 돼 있으므로 벨기에와 독일은 서로 환율 상/하가 2.25%를 벗어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즉 벨기에 1프랑을 기준으로 마르크는 0.4875~0.51125 마르크까지 변동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 유럽공동체에 속한 국가는 두 국가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참여국 전체에 대해 2.25%(초기 이탈리아는 6%까지 허용) 내에서 교차환율 변동이 이뤄지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환율 변동이 이루어 나가기는 하지만 일정 수준에서 고정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한 통화가 과도하게 변동되는 경우입니다. 환율 변동이 고정되면 좋지만 특정 이벤트로 인해 한 나라의 환율이 평가절하, 혹은 평가절상 될 수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변동률을 지켜야함으로, 각 국가의 중앙은행과 정부가 개입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사용해 환율 고정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에쿠에 대한 뒷이야기

과거의 통화체제가 마르크나 프랑 등 유럽 내 강대국 통화들을 중심으로 환율 변동을 제약했다면, 이번 유럽통화체제에서는 에쿠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이 체제도 완벽한 것은 아니어서 문제를 발생시켰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지나가는 이야기로 유럽통화체제 에쿠의 경우에는 그 명칭을 두고 설화가 있었습니다. 에쿠는 유럽통화단위(European Currency Unit)의 약자입니다. 사실 이름만 보면 명료한데, 이 명칭은 프랑스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과거 중세 프랑스의 5달러 은화 이름이 에쿠였기 때문에 프랑스가 강력하게 지지를 보냈습니다.
유럽 통화을 표현한 사진
어쨌든 당시만 해도 에쿠는 실제로 존재하는 통화가 아니다 보니,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당시에는 큰 문제를 삼지 않았는데, 유럽이 통화통합을 추진하면서 에쿠가 갑자기 이슈가 되기 시작합니다. 1999년 유럽 국가들은 이제 단일 통화를 사용하는, 유럽경제통화동맹(European and Monetary Union, EMU)를 발족하기로 했는데 이 때 단일 통화 명칭을 두고 논란이 시작된 것입니다.
EMU의 참여국가인 프랑스는 기존에 있던 명칭인 에쿠(ECU)를 그대로 쓰자는 입장이었으나, 갑자기 독일이 이에 반대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독일은 에쿠가 독일 마르크화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고 공식적인 환율 단위로 쓰이고 있기는 하나 마르크보다 가치가 낮아 이 이름을 고수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향후 EMU의 통화 명칭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각 국가 간 갈등을 도래하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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